5년째 이어지는 생명평화탁발순례단, 광명에서 3일간 머물러.
5년째 이어지는 생명평화탁발순례단, 광명에서 3일간 머물러.
  • 강찬호
  • 승인 2008.07.07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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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발순례단, 광명 곳곳 방문하고 생명평화 운동 동참 호소...평화로운 삶의 방식 주문.


▲ 생명평화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자고 합니다. 순례단이 5일 오전 10시 시민회관 앞 분수대에서 100배 절명상을 하고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양보다 가치를 따져야 할 일들이 종종 있습니다. 양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 가치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7월5일. 광우병 위험 쇠고기를 반대하는 전국민적인 목소리가 시청 앞을 향할 때 광명에는 낮은 저음이지만, 큰 울림을 안고 찾아온 손님들이 있었습니다.

생명평화탁발순례단입니다. 지리산 실상사 주지스님을 지낸 도법 스님이 순례단을 이끌고 있습니다. 순례단이 길을 나선 것은 2004년 3월 1일 지리산. 5년 전입니다. 이들은 5년 동안 전국 각 지를 도보로 걸으며 탁발순례를 하고 있습니다. 먹을 것을 얻어먹고, 잠자리를 청합니다. 탁발입니다. 그동안 2만7천리 걸음을 했고, 올해 서울까지 마치면 3만리 걸음이 된다고 합니다.


▲ 생명평화탁발순례단 단장인 도법스님이 평생학습원에서 강연을 합니다. 구체적 사실과 진실의 눈으로 자신과 마주할 것을 주문합니다. 보이는 그림은 생명평화그림으로 가운데는 사람. 우측은 네발짐승. 좌측은 물고기와 새, 위측은 나무와 숲. 그리고 해와 달입니다. 사람만상이 서로 관계를 맺고 생명을 지켜주는 것입니다. 홀로 떨어져 존재할 수 없는 내 생명입니다.  

그리고 그 대가로 생명과 평화를 화두로 제안합니다. 세상을 생명과 평화의 눈으로 바라보자고 합니다. 동참을 호소합니다. 함께 생명과 평화의 길에 나서는 도반이 될 것을 권유합니다. 생명평화 운동은 종교운동이 아닙니다. 도법 스님이 제안하는 모양이지만, 특정 종교를 떠나 있습니다. 그리고 특정종교를 떠나 보편성을 지향합니다. 이것은 생명평화 운동의 한 정신입니다. 


▲ 도덕산 7부 능선. 공터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도법스님.

생명평화순례단이 광명을 찾은 것은 올해 5월부터 시작된 경기지역, 인천지역 그리고 서울지역을 순례하는 일정 중 광명을 찾은 것입니다. 5일 10시 순례단은 시민회관 앞 분수대 광장에 도착해, 이곳에서 100배 광명생명평화기원제를 가졌습니다. 순례단은 생명과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과 메시지를 담아 100배 절을 하는 것입니다. 이런 절 명상은 순례 일정 중 매일 오전과 저녁에 두 번씩 진행됩니다.


▲ 순례단은 광명시청 앞을 걸었습니다.

이어 11시 인근 평생학습원으로 이동해 도법스님의 강연이 진행됐습니다. 강연의 내용은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에 대해 진지하고 묻고 제대로 다룰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무엇일까요. 생명입니다. 그것도 타인의 것이 아닌 ‘내 생명’입니다. 그럼 그 생명은 홀로 존재하는 것인가요. 절대로 그럴 수 없습니다. 나 아닌 다른 이들, 자연과 우주 그 어는 것도 내 생명과 분리해 존재할 수 없습니다.

내 생명이 소중한 만큼 나 아닌 다른 것들이 똑같이 소중합니다. 생명그물입니다. 그물과 그물코로 얽혀 있습니다. 도법 스님은 구체적 사실과 진실의 눈으로 사물과 세상의 이치를 바라보라고 합니다. 남의 시선, 다른 기준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 시청을 지나 철산4동 넝쿨도서관으로 향합니다. 뉴타운 현수막이 새삼 눈길을 끕니다. 개발과 생명.

구체적 사실과 진실의 눈으로 보면 내 생명이 가장 소중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 생명의 존재를 위해 가장 소중한 것이 수많은 그물코로 연결돼있어 너와 내가 따로가 아님을 안 이상, 이웃과 자연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것이 내 생명을 지키는 일이라고 합니다.

강연 후 점심을 먹고 일행은 다시 길을 나섭니다. 비가 내립니다. 우비를 입고 축축하고 더운 날씨지만 길을 나섭니다. 먼저 철산4동 넝쿨도서관을 찾았습니다. 도덕산 7부 능선에 자리 잡고 있는 철산4동 넝쿨도서관. 광명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어려운 이들이 살고 있는 지역이고 이곳에서 넝쿨도서관은 지역 어린이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도법 스님은 도서관 자원봉사자들과 간담회를 통해 생명평화 운동을 왜 시작했는지 설명합니다. 최미자 넝쿨도서관 관장은 도서관을 소개합니다. 대화의 자리입니다. 


▲ 넝쿨도서관 대화의 자리. 가운데 최미자 관장. 우측이 도법스님.

환대를 받은 탁발순례단은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비와 안개로 도덕산 정상에서 광명시내를 바라다보는 시야는 흐렸습니다. 일행은 도덕산 정상과 능선을 따라 안터저수지로 향합니다. 도심 속에 보존되고 있는 습지를 방문해 지역에서 생태를 지키고자 하는 나름의 노력을 엿보기 위함입니다. 허기용 푸른광명21실천협의회 사무국장이 안터습지를 소개합니다.

다시 일행은 고속철도 광명역 인근 호봉골 마을로 향합니다. 광명지역 대안학교인 구름산학교로 가기 위함입니다. 순례단 일행은 이곳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구름산학교 학부모들과 간담회를 가진 후 하루 일과를 정리합니다. 구름산학교 학부모들은 맛있는 저녁을 준비했습니다. 일행은 100배 절 명상을 합니다. 소하동 금강정사 원명 주지스님도 방문했습니다. 도법 스님을 문안하기 위함입니다. 


▲ 안터저수지.

식사 후 함께 간담회 대화자리가 진행됐습니다. 도법스님은 오전 평생학습원에서 진행한 강연의 내용을 다시 들려줍니다. 우리가 행복한지, 우리가 가고 있는 사회가 올바른 방향인지. 그리고 질문합니다.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구체적 사실과 진실의 눈으로 바라보라고. 내 생명이고, 내 생명은 다른 뭇생명들과 함께 해야 존재할 수 있음을. 생명그물의 그물과 그물코의 관계를 알고 평화적인 방식으로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길만이 유일하다고. 다른 길은 있을 수 없다고. 


▲ 구름산학교를 찾은 순례단. 대화의 자리를 갖고 있다.

생명평화탁발순례단은 5일에 이어 6일에도 광명에 머물러 광명의 이곳저곳을 순례합니다. 이어 경기도 시흥으로 향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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