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 마스터 김은정씨, 나 시집가고 싶은데....?
티 마스터 김은정씨, 나 시집가고 싶은데....?
  • 강찬호 기자
  • 승인 2013.01.25 02: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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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사람들]현대식 전통찻집 라즈리즈 ‘티 마스터’ 김은정씨 인터뷰

 

티 마스터 김은정씨. 그는 광명에서 현대식 전통차 카페인 '라즈리즈'를 열었다. 티 마스터로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캐리어 우먼이다. 불교철학으로 삶과 사람을 관조한다.

와인은 ‘소물리에’, 커피는 ‘바리스타’..그렇다면 전통차는? ‘티 마스터’가 있다. 대중적으로는 생소하다. 티 마스터? 다도 선생님, 다예사(다례사), 다도 정사...등 전통차를 안내하고 다례를 가르치는 이들에 대한 칭호들이다.

티 마스터는 홍차에 대한 전문가이다. 홍차를 즐겨 마시는 유럽 등에서 티 마스터가 알려져 있지만, 국내에는 여전히 생소하고, 정돈돼 있지 않은 영역이다. 티 마스터 김은정씨는 그런 면에서 희소성이 있다. 젊은 나이에 전통차에 입문해, 티 마스터라는 직업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어디를 가던 이 분야에서 그녀는 막내이다. 싫지 만은 않은 표정이다. 그녀는 자신의 활동 근거지를 광명에 마련했다. 지난 2009년 10월10일 라즈리즈를 오픈하고, 현재까지 운영해오고 있다.

24일 오후 5시경 김은정 티 마스터와 한담 토크를 나눴다. 대화에 앞서 그는 하안복지관에서 운영하는 학교밖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에서 전통차에 대한 교육을 마친 터였다. 오전에는 익산에서 열린 티 세팅 관련 경연대회에 초청돼 갔다 왔다. 바쁜 그의 일과를 엿볼 수 있었다.

티 마스터에 대해 그녀는 ‘차를 가지고 노는 직업이다’라고 소개했다. 차의 성질을 파악하고, 그에 맞춰 다양한 차 상품을 개발하는 일을 한다. 지난해 개최된 ‘카페쇼’에 참석해 티 세미나 공개강의를 진행했는데, 국내 모 업체의 스카우트 제안을 받아 올해 독일로 왕래를 할 예정이다. 유럽을 오가며 유럽의 차 시스템을 배우고, 국내 전통차의 유럽 진출을 모색하는 방안을 찾는 일을 하게 된다. 올해 유럽과 국내 그리고 광명의 라즈리즈를 오가며 전통차의 세계를 넓혀가는 일이 그의 주요한 임무가 될 듯싶다.

그녀는 우연한 계기로 광명에 들어왔고, 광명주민이 되어 살고 있다. 현대식 전통찻집이 쉽게 정착하기 어려울 것임에도, 4년을 버텼다. 3년을 지나면서 상황은 나아지고 있다. 상황이 나빠지지 않은 것은 긍정신호이다. “처음 라지리즈가 들어섰을 때는 정체불명의 아가씨가 나타나, 정체불명의 물건을 파는 모습에 얼마나 버틸까 하는 주변 상가들의 이야기도 들렸지만, 이제는 제 발로 찾아오는 손님들을 맞이하는 정도까지 됐다”며, 한숨을 돌린다.

그녀는 불교철학을 좋아한다. 순천 선암사와 가족의 인연이 있다. 선암사는 차로 꽤나 알려진 사찰이다. 순천에서 자라면서 어려서부터 차와 친숙하게 지낸 배경이 있었다. 대학 때 컴퓨터 공학을 전공할 정도로 외도를 했지만, 결국 자기 갈 길을 찾아 나섰다. 

 

전공은 뒤로하고 중국으로 차를 배우러 떠났다. 차를 배워와 2년 정도 차 관련 분야에서 차 ‘비지니스’를 했지만, 산전수전을 겪었다. 경험은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제공한다. 새로운 도전의 계기는 광명에서 열렸다. 지인의 소개로 광명에 연이 닿았고, 그것이 라즈리즈였다.

‘부증불감(不增不減)’. 가훈이자, 자신의 인생모토이다. 더하려고 애쓰지도 말고, 애써 감하지도 말자는 것이다. 어떤 순리이다. 그녀의 어머니는 ‘좋아하는 것만 해도 충분하다’며, 그녀의 편에서 지지자 역할을 해주었다.

이날 대화는 보이차를 마시며 진행됐다. 편안하고 자유로운 가운데서 차를 마시는 분위기가 컨셉이라면, 컨셉이었다. ‘호불호’가 분명한 그녀는 시집가고 싶은데 남자가 없다며, 거침없이 너스레도 떤다. 시집가고 싶은데 남자 만나서 데이트 할 짬이 없을 정도로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다는 다른 표현이다. 맞나?

지역에서 전통차를 가지고 무엇을 하는 것을 늘 바래왔는데, 서서히 그런 조짐이 보인다며, 낙관했다. 지역에서 무엇하기는 재밌는 테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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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인 2013-03-02 20:15:32
보이차...
떡차를 몇년전에 우연한 기회로
후배소개로 영등포 저녁모임에 갔다가
알게되어 선물을 받았답니다.
와~ !
신기하면서도 맛이 제법...
아마 그 차맛이 보이차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