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가 궁금하다고?,..일단 ‘와보숑’
네트워크가 궁금하다고?,..일단 ‘와보숑’
  • 강찬호 기자
  • 승인 2014.11.03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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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사회적경제모임, 함께살이성북 사회적협동조합 이소영 이사장 초청.

사회적경제 분야에 관심을 두고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공부를 하는 모임이 있다. ‘광명사회적경제모임’이 그것이다. 자발적이고 자유롭게 만들어진 모임이다. 관련 분야 책을 읽고 함께 토론한다. 책의 저자를 초청하거나 관련 분야 활동가를 초청해 이야기를 듣는다.

10월 모임은 10월30일 진행됐다. 초대손님은 성북구에서 적극적으로 지역네트워크 활동을 이끌고 있는 ‘함께살이성북 사회적협동조합’(이하 함께살이) 이소영 이사장이다. 함께살이는 올해 6월30일 창립했고, 10월16일 안전행정부로부터 사회적협동조합 인가증을 받았다.

이소영 이사장은 함께살이가 만들어지기까지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성북구는 서울시에서 마을만들기 사례로 주목 받는 곳 중에 하나다. 박원순 특별시장이나 김영배 성북구청장이 마을만들기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터여서, 시민사회에서도 마을만들기 논의나 진행이 활발한 곳이다.

이 이사장은 성북구 지역 두레생협 이사장 출신이다. 이 이사장은 성북구에서 마을만들기 등 지역 시민사회 네트워크가 길지 않은 시간에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었던 것은 지역에 시민사회단체가 부재했기에 가능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오래된 터주대감 같은 시민단체가 없었기에, 새로운 제안이나 네트워크 구성이 저항 없이 자유롭게 진행된 측면이 있다는 해석이다. 시민사회 인프라의 부재가 단점이지만, 역으로 장점으로 발휘된 경우라고 겸손해했다.

성북구의 경우 마을만들기지원센터와 사회적경제지원단의 통합 논의도 활발하게 진행돼, 통합으로 가닥이 잡혔다. 광명시의 경우 마을만들기센터가 없고, 사회적경제지원센터도 시청 소속으로 돼 있다. 마을만들기분야와 사회적경제 분야 통합에 대해서는 관점에 따라 논란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성북구가 비교적 빠르게 통합되는데 합의가 이뤄질 수 있는 것은, 민관파트너십과 함께 지역네트워크가 활발하게 가동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소영 이사장과 같은 마을의 중심리더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 이소영 함께살이성북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우측 세번째)은 지역에서 네트워킹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민주적이고 개방적인 네트워크가 힘이라고 말한다.


성북구에는 다양한 네트워크 조직이 만들어져 가동되고 있다. 2011년 녹색희망네트워크, 성북아동청소년네트워크, 2012년 성북구사회적기업협의회, 함께하는 성북마당, 2013년 성북구협동조합협의회가 만들어졌다. 그 외에도 작은도서관네트워크, 지역아동센터협의회, 성북구 마을기업(준비모임), 모여라 성북마을도 만들어졌다. 2013년 성북마을방송 와보숑이 만들어졌다. 마을로는 장수마을, 복정마을, 삼태기마을, 소리마을, 정든마을이 있다. 중간지원 조직으로 2011년 설립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2012년 설립된 사회적경제지원단이 존재한다. 네트워크가 존재하는 것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 네트워크의 내용이 중요하다. 행정이 성과주의를 우선해 형식적으로 만든 네트워크도 많기 때문이다. 성북구의 경우는 이러한 성과주의나 행정편의주의와는 다르다. 지역 차원의 네트워크가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네트워크 기반을 통해 함께살이도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설립될 수 있었다. 함께살이는 2012년 9월 준비모임이 결성돼 사회적경제 주체들의 통합을 제안하고 논의를 시작했다. 수차례 통합논의를 한 결과 가칭 ‘성북민간융합추진위’를 결성하고 구체적인 통합논의를 진행했다. 그 결과 추진위를 법인화하기로 하고, 최종적으로 ‘함께살이성북 사회적협동조합이’ 만들어졌고, 사회적경제지원센터 민간위탁에도 참여하기로 의결했다.

이소영 이사장은 지역네트워크를 해나가면서 몇 가지 경험적 사례를 소개했다. 성북지역의 네트워크는 정당 활동가들에게도 개방돼있다. 특히 진보정당 활동가들도 참여한다. 자신의 주장이 강한 진보정당 활동가들도 1년여 네트워크 활동을 통해 변해가는 모습을 관찰하게 된다. 네트워크 속에서는 합의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네트워크 안에서는 큰 조직은 작은 조직에 양보하는 미덕도 존재한다. 이렇게 개방적이고 민주적이며, 배려하는 네트워크의 문화는 신뢰로 이어지고 있다. 이소영 이사장은 행정과 파트너십, 거버넌스에 대해서도 긴 안목을 주문한다. 행정과 협력관계는 늘 과제이지만, 서둘러서 될 일이 아니라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행정과 정책파트너로 가려고 노력하고, 행정 ‘시스템’과 관계를 맺는 관점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한다.

이소영 이사장은 그동안 마을네트워크의 경험을 살려, 함께살이 운영도 네트워크를 통해 해결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사회적경제지원센터를 위탁받게 되면 지역에서 활동하는 10여개단체도 입주하도록 할 계획이다. 마을 활동가로 경험한 젊은이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도록 직업으로서 비전을 마련하는 일도 과제도 삼고 있다. 마을사무국장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마을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활동 기반과 활동가 기반을 조성하기 위함이다.

이소영 이사장은 모이면 답은 나오게 돼있다며 모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네트워크 주창자이다. 그는 성북구마을방송 ‘와보숑’의 대표이기도 하다. 일단 ‘와보라’는 것이다. ‘모여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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