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전용 지역아동센터, ‘디딤돌’...쉼터와 공부방 병행.
고등학생 전용 지역아동센터, ‘디딤돌’...쉼터와 공부방 병행.
  • 강찬호 기자
  • 승인 2015.03.16 2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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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개소..방과 후 고등학생들의 공간으로 자리매김.

▲ 디딤돌지역아동센터 입구에 부착된 현판. 이곳은 방과 후 지역 고등학생들의 작은 보금자리가 되고 있다.

오후 다섯시 반이 지나자 고등학생들이 둘, 셋씩 짝을 지어 들어온다. 먼저 온 학생들이나 나중에 온 학생들이나 서로 자연스럽다. 가방을 내려 놓고, 뷔페식으로 차려진 식단에서 자신이 먹을 만큼 밥과 반찬을 덜어 먹기 편한 곳으로 이동해 저마다 자연스럽게 식사를 한다. 식사 후에는 설겆이 통에 가서 자신이 먹은 식기를 씻어 놓는다. 마치 집안에 가족처럼 자연스런 일상의 표정이었다.

광명지역 지역아동센터 중에서 고등학생 전용 지역아동센터가 있다. 소하2동에 위치한 ‘디딤돌지역아동센터’이다. 3월12일 늦은 오후의 풍경이다.

광명지역에 상당 수 지역아동센터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지역아동센터이다. 지역아동센터는 맞벌이 등 가정 형편으로 인해 지역에서 돌봄이 필요한 아동들이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기관이다.

디딤돌 관계자는 ‘디딤돌이 전국에서 유일한 고등학생 전용 지역아동센터가 아닐까’라며, 조심스럽게 가늠해봤다. 정확한 데이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통상적으로 고등학생 전용은 흔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디딤돌 역시 생긴지 얼마되지 않았다. 지난해 6월 개소해 아직 1년이 채 안된 지역아동센터이다.

디딤돌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자발성 내지 내적 이유 때문이다. 디딤돌 운영기관은 ‘푸른세상 청보리’이다. 디딤돌을 포함해 세 곳의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8년 푸른세상 청보리는 중학생 전용 '두드림지역아동센터'로 시작됐다. 이어, 중학교를 졸업한 아이들이 계속 남기를 원해 중학생과 고등학생이 함께 하는 청보리지역아동센터를 2011년에 추가로 운영하게 되었다. 지역아동센터를 시작하기 전에는,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철산3동 청소년공부방을 운영한 경험이 선행됐다.

이후 청보리와 두드림이 광명동 지역 청소년 대상으로 운영되는 반면, 청보리를 졸업한 중학생들 중 소하동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할 필요성이 생겼다. 그래서 문을 연 것이 '디딤돌지역아동센터'이다.

디딤돌은 소하동 지역에 거주하는 고등학생들을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15명 정도가 머물고 있다. 디딤돌은 지역아동센터이지만 정부지원 대상이 아니다. 정부 지원을 받으려면 2년이 경과해야 한다. 그때까지는 후원을 통해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빠듯한 살림이다.

대학생 도우미, 학습도우미, 자원봉사자 등의 도움으로 학생들의 학습이나 기타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연극수업도 야간공모사업으로 시작된다. 매주 수요일 저녁에는 일과가 늦게 끝나 학생들의 귀가를 돕는 귀가차량 도우미도 운영되고 있다. 디딤돌을 이용하는 학생들은 학교에서 일과를 마치면 이곳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학생들은 내 집처럼 편안하게 디딤돌 생활에 적응하고 있다.

현재 디딤돌 상근자는 두 명이다. 임선희 센터장은 푸른세상 청보리 대표로 전체를 총괄하면서, 디딤돌에서 상근하고 있다. 김동현 사회복지사가 프로그램 운영 기획 등 실무를 전담하고 있다.

김씨는 지역 토박이 출신으로 광명이 좋아서 지역 활동을 선택했다. 디딤돌은 아이들에게 강요하는 곳이 아닌, 스스로 원해 선택하는 공간이기에 아이들은 언제든 원하면 떠날 수 있는 곳이다. 과도기에 머물러 있는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적성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어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있다. 김씨의 마음이다.

임선희 센터장은 올해 광명시지역아동센터연합회장을 맡고 있다. 지역아동센터의 각 종 현안을 챙기고, 또 각 지역아동센터가 협력하고 연대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임 센터장은 “요즘 아이들이 무기력하고 스마트폰에 의존한다. 자기 꿈이 없다. 아이들이 꿈을 찾도록 도와야 하는데 애매하고 어려운 경우가 많다. 아이들의 마음을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다. 공부도 가르쳐야 하는데, 떠먹이는 것은 우리 몫이지만 삼키고 소화시키는 것은 아이들의 몫이다.”라고 말한다.

푸른세상 청보리는 넉넉한 품으로 지역에서 청소년들의 곁을 지키고 있는 청소년 관련 민간 자생단체이다. 필요가 있는 곳에서 청소년들을 위한 돌봄을 자임하고 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후원이 큰 힘이 되고 있다.

문의 02) 897-9040, 오리로 3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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