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 후, 첫 직장이 ‘인권센터’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이 ‘인권센터’
  • 강찬호 기자
  • 승인 2015.07.14 0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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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시인권센터 상근활동가, 서유리씨...인권감수성 높은 도시 꿈꾼다.

 광명시민인권센터에서 일하는 활동가 서유리씨. 광명시가 인권도시가 될 수 있도록 밑거름을 놓고 있다.

‘서유리’는 ‘서유리’다.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000 질문’을 던져 보았다. 서슴없이 자신은 자신이라고 말한다. 오는 7월17일이 광명지역에서 일을 시작한지 3년이 되는 날이다. 3년전 7월17일 지역활동가 서유리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첫 직장을 광명시민인권센터에서 시작했다. 유리씨는 인권센터가 첫 직장이 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일자리를 얻는 것이 쉽지 않은 현실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이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젊음의 일상적인 선택이 되어버린 대한민국이다. 유리씨는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자신의 진로도 비교적 일찍 정한 편이다. 대학에 다니면서 안양시자원봉사센터를 내 집 드나들 듯이 드나들었다. 자원봉사센터에서 다양한 활동을 경험했다. 무엇보다도 사람들과 사람들이 연계돼 자원을 끌어내는 과정들이 재밌었다. 졸업 후 자연스럽게 직장으로 삼을 계획이었다. 그리고 거의 그렇게 되어 가는 줄 알았다. 그런데 어느 지역이나 그렇듯 정치적 상황 등으로 유동적 상황이 발생하고, 그런 상황은 개인의 바람을 꺾도록 했다. 그 후 연이 닿은 곳이 광명희망나기본부였다. 응시를 했는데, 경력이 없는 자신은 경력자들에게 밀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광명시민인권센터 공모를 알게 됐고, 반신반의 하면서 응시했는데, 합격했다.

광명시민인권센터는 시의원 발의 조례로 광명시가 전국 최초로 설립했다. 인권위원회가 구성되고 산하에 인권센터를 설치했다. 인권학당 등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인권에 대한 시민의식과 감수성을 키워가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인권기본계획을 수립해 행정과 민관의 거버넌스를 구축해갈 필요성과 계획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인권관련 민원을 처리하고 있다. 인권센터가 자리 잡고 자기 역할을 다해가면서 인권도시의 면모를 갖춰가기 위해서는 많은 공감대와 관심 그리고 지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어떤 일이든 도입기에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기 마련이다. 공감대를 두고도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기도 하고, 행정과 민간의 역학을 놓고 갈등하기도 한다. 인권위원회의 역할과 위상, 인권센터의 역할 등을 두고 크고 작은 논란들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광명시민인권센터도 중간에 센터장이 교체되는 등 내부 갈등의 시간을 보냈다. 유리씨도 이 과정에서 몇 개월 쉬고, 재고용되는 과정을 경험하기도 했다.

유리씨는 여전히 인권센터에서 자신의 역할을 어떻게 삼고 가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외부 인권교육에 참여하면서 실무자로서 역량을 키워가고 있는데 쟁쟁한 현장의 인권활동가들을 만나면서 주눅 들기 일쑤다. 활동가로서는 아직 명함도 못 내민다는 것이 솔직한 입장이란다. 스스로 활동가라고 규정하기가 아직은 민망하다는 것이다. 유리씨의 겸손이자 자기노력으로 읽힌다. 인권센터는 시 자치행정과의 티에프팀으로 조직이 운영되고 있다. 인권센터는 광명시인권기본계획에 의거 광명시가 선진적인 인권도시가 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 센터 자체는 상근자가 2명인 작은 조직이지만, 부여받은 과제는 크다. 더욱이 유리씨는 지역의 젊은 활동가이다. 광명지역에서 3년 정도 활동해가면서 주요회의를 가면 그 사람이 그 사람들인 경우도 많지만, 만나는 사람들이 정겨운 것도 사실이다. 또래 활동가들이 많아서 함께 교류를 해가면 더 좋겠지만, 앞으로 더 많이 찾아 볼 계획이다.

유리씨는 “인권학당을 열면 얼마나 사람들이 올까 고민하기도 하지만 막상 프로그램에는 사람들이 찾아오고 이들의 요구를 접하면서 인권에 대한 지역요구가 높다는 것도 알게 됐다”고 말한다. “지역 곳곳이 열려져서 인권에 대한 감수성이 높아지는 도시가 되기를 희망한다”며, 유리씨는 오는 17일 지역활동 3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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