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골이야기 정원 아저씨 나이 들면 시골에 작은 집 한 채 지어 노년을 살고 싶었던 분 잘 나가던 시절에 탑골에 터를 잡고 예쁘다는 나무와 꽃들은 다 사다 심었다 그러기를 몇 해 사모님이 중풍으로 쓰러지고 그분의 꿈은 꿈으로 그쳤다 정원 아저씨는 30년을 주말마다 내려와 나무들만 어루만지다 올라가신다. 싹 뚝 싹 뚝 미완의 현재를 전지가위로 다듬으신다. 나무들이 큰 숲으로 우거지고 자라는 동안 정원 아저씨는 늙고 바랜 희망으로 화석이 되었다. 그 숲에 늦가을 단풍이 홀로 깊어지고 있다. (2015.11.10.화) 저작권자 © 광명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녁햇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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