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위협하는 화학물질 차단, ‘안전지도(알권리)’가 답이다.
생명 위협하는 화학물질 차단, ‘안전지도(알권리)’가 답이다.
  • 강찬호
  • 승인 2015.11.30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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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광명21실천협의회 사회환경분과, 유해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지역사회 만들기 모색

가족의 건강,아는 만큼 지킬 수 있다. 생활 속의 유해화학물질로부터 우리를 지키는 방법은 무엇일까. 푸른광명21 사회환경분과에서는 '우리 동네 안전지도'를 만들자고 제안하고 있다.

생활 속에 암(癌)이 늘어나고 있다. 출산을 원해도 임신이 안 되는 불임도 증가하고 있다. 자궁 질환도 늘어나고 있고, 알 수 없는 이유로 심각한 생리통을 겪는 일도 있다. 증상이 있고, 병이 있는데, 원인을 모르는 경우는 황당하다. 이 경우 불안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인과관계를 놓고 많은 추론이 가능할 수 있다. 알 수 없는 이유들이 이 세상 도처에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유력한 접근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쫓고 쫓기는 세상사이지만, 끊임없이 찾고 추적해가야 한다. 그렇게 해서 찾아낸 유력한 용의선상의 물질이 ‘유해화학물질’이다.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은 유해화학물질이 놓여 있고, 사람들이 그러한 물질에 노출되어 있는지 우리는 다 알 수가 없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화학물질의 양이 엄청나고 그 중에 일부가 유해화학물질로 분류돼 관리되고 있지만, 우리는 안심할 수 없다. 이러한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규제 수준도 나라마다 다르고, 규제의 역사도 다르다. 다만 우리가 포착할 수 있는 것은 유해화학물질 관리와 규제 강화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일상에서 너무도 많이 유해화학물질에 노출돼 있지만, 우리는 그 심각성을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금도 기업은 계속해서 새로운 물질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환경호르몬으로 분류되는 가소성 소재인 프탈레이트를 함유하고 있는 PVC(폴리염화비닐) 제품의 경우, 우리 생활의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환경호르몬 물질을 함유한 제품들은 다양한 노출경로를 통해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심각한 것은 이러한 위험을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위험을 인지하더라도 회피하기 어려운 여건이다. 어찌해야 하나. 화학물질의 유해성이 심각하다면, 우리는 어떻게 유해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는 것일까.

2015년11월27일(금) 오전10시 광명시 평생학습원 강의실. 지방의제인 푸른광명21실천협의회 사회환경분과 주최로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SBS스페셜 ‘독성가족’(2014)을 다뤘고, 지난 2006년도에는 ‘환경호르몬의 역습’을 주제로 다뤄 폭발적 반응을 일으켰던 고혜미 작가가 강사로 나섰다.

고혜미 작가는 이날 강좌에서 유해화학물질의 심각성과 관리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캐나다 토론토시의 사례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토론토시의 경우 1985년11월 유해화학물질의 경로를 추적할 수 있는 ‘알권리 조례’가 처음 제안됐으나, 그 조례가 제정이 되기까지 무려 23년의 시간이 걸렸다며, 지역사회의 지속적인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화학물질의 이동 경로, 노출 경로를 표시하는 것은 기업활동과 대치되는 첨예한 문제이기에, 주민의 안전을 우선하는 시민사회와 지역사회의 지속적인 활동을 통해 제도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요구했다. 화학물질이 어느 곳에, 얼마만큼 존재하는지를 표시하는 ‘맵핑(지도)작업’을 통해 정보를 공개하고, 주민의 알권리를 충족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화학물질 감시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토로토시 조례의 교훈이라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현 주소는 어디쯤에 와 있을까. 알권리법이나 조례를 만들자고 요구하는 것이 최근의 흐름이다. 시민단체들이 연대활동을 통해 ‘우리동네 위험지도’ 앱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지만, 이 앱이 포괄하는 화학물질 정보량의 정도는 아직 많이 미흡하다. 그럼에도 정부, 지자체, 엔지오 단위에서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협력하고 연대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고혜미 작가는 말했다.

고혜미 작가는 이날 강의에서 ‘환경호르몬의 역습’과 ‘독성가족’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경험한 여러 사례를 언급하면서 화학물질 노출 문제의 심각성을 풀어주었다. 쌓인 독성의 배출도 중요하지만, 유해화학물질의 차단과 축소를 통해 회피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며, 지역 차원의 노력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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