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휘고 사태, 끝나지 않았다...시민사회단체들, 교장 ‘전보’ 조치 요구...‘새국면’
광휘고 사태, 끝나지 않았다...시민사회단체들, 교장 ‘전보’ 조치 요구...‘새국면’
  • 강찬호
  • 승인 2015.12.15 01:47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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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교육희망네트워크 등 12일 성명서 발표, 학교 파행의 원인으로 ‘교장의 리더십’ 지목...교장이 고소한 4명 중, 3명 ‘무혐의’...경기도교육청에 ‘징계’ 요구

▲ 2015 광휘고는 시끄러웠다. 이른바 '광휘고 사태'였다. 교장이 지역인사를 고소했고, 교사 30명은 교장의 행보에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학교 파행의 전형을 보여줬던 광휘고 사태는 마무리 된 것일까. 무엇을 봐야 할까. (사진출처 학교 홈페이지)

광명지역에서 학부모를 지원하는 교육시민단체인 ‘광명교육희망네트워크’에서 지난 12일 이례적으로 성명서를 발표했다.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 23개 관련 기업이 참여하는 지역사회 네트워크인 ‘광명사회적경제네트워크’와 장애인 학부모 운동을 하고 있는 ‘새누리장애인연대 광명지부’도 참여했다.

사회적경제네트워크 소속 기업들은 다음과 같다. 열린사회, 광명심포니오케스트라, (주)부모사랑노인복지센터, (주)엑스컴정보통신, 제일디자인, (주)행원, 구름산협동조합, (주)늘푸른가게, (주)행복한카페, (주)광명은빛마을금빛가게, 광명전통시장협동조합, 꿈꾸는자작나무, 광명전통시장협동조합, 두꺼비산들학교협동조합, 협동조합다살림, 성현종합예술교육원, 구름산협동조합, 온나라협동조합, 황후애협동조합, 광명지역생협네트워크, 광명나래생협, 아름다운생협, 한살림서울철산매장, 광명YMCA등대생협.

광명지역 학부모 단체들이 지역 현안에 대해 성명서를 발표하는 경우는 드문 경우여서, 눈길을 끈다. 이들 단체들이 지목한 지역 현안은 ‘광휘고 사태’였다. 학교 운영을 파행적으로 하고 있다며, ‘교장의 리더십’을 문제삼았다. 교장의 무리한 행보가 ‘학교 민주주의와 학생자치’를 훼손하고 있다며, 교장을 전보 조치하라고 경기도 교육청에 강하게 요구했다.

광휘고 사태 문제의 본질은 무엇이었던 것일까. 이번 성명서를 계기로 다시 한 번 되짚어 본다. 광휘고 사태는 올해 상반기 뜨거운 이슈로 한동안 회자됐다가 하반기 들어서 소강 상태로 접어 들었다. 그러나 끝난 것이 아니었고, 잠시 멀어져 있었던 것임을 이번 성명서가 다시 확인해 주고 있다.

올해 광휘고 사태가 지역사회에서 본격적으로 대두된 것은 교장이 지역인사 4명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면서부터였다. 해당 인사들이 자신들의 SNS계정을 통해 교장에 대해 허위사실을 유포했고, 그로 인해 명예훼손을 당했다는 것이 교장의 고소 이유이다. 학교장이 자신을 비판한 지역사회 인사들에 대해 형사고소라는 고강도 조치를 취하는 것을 보고 많은 이들이 당혹해했다.

이 사건의 발단은 상반기에 학교협동조합 설명회가 이 학교에서 이뤄지면서 불거졌다. 광휘고 일부 교사들은 학교협동조합 설립에 적극 나섰고, 이 과정에서 지역사회 관련 단체들과 협력이 이뤄졌다. 그 결과로 학교협동조합 설명회가 이 학교 강당에서 진행됐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학교장과 학교협동조합을 추진하는 교사 사이에, 갈등이 발생됐다. 이 갈등은 설명회 당일 광휘고 담당 교사의 복장 문제로 표면화 됐다. 교장은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온 해당 교사의 복장 문제를 지적했다. 해당 교사는 이에 반발했다. 복장 문제는 표면적인 것이고, 교장이 특정 교사들의 학교 내 활동 흐름에 반대하고 있고 이를 다잡기 위한 포석이라고 본 것이다. 특정 교사의 흐름은 광휘고 내 전교조 교사들을 일컫는 것이다.

광휘고에 새로 부임한 교장은 전교조 교사 등의 활동에 대해 이미 사전 정보를 통해 알고 있음은 충분히 예상되는 바이다. 이 교장이 부임하기 이전에 광휘고는 교사 주도로 활발하게 다양한 학교 내 활동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학교 내 도시텃밭, 학교협동조합 추진 등의 프로젝트들이 추진됐다. 혁신학교에서 추진될 듯한 학교 내 프로젝트들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교사들의 주도성이 확대되면서, 이러한 흐름들은 이전 교장과 갈등으로 비쳐지기도 했다.

광휘고 교사 주도성에 대한 평가는 동료 교사들 사이에서도 보는 입장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교장도 이를 달리 해석할 수 있다. 긍정적으로 보면 교사의 자율성과 주도성이지만,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의 입장에서는 교사들의 과도한 주도성 내지 특정 교사집단 즉 전교조 교사들의 과도한 활동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새로운 교장이 오면서, 후자의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높고, 교사들의 주도성에 어떤 제약을 가하고자 교장의 권한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입장을 취할 수 있다. 그러나 교장의 이러한 ‘적극성’은 특정교사들에게 ‘과도한’ 교장의 ‘권한’ 행사로 받아들여져, 교장과 갈등과 반목이 생길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새로운 리더십, 즉 교장이 부임하면 상호 간에 ‘허니문’ 기간을 거치면서, 상호 신뢰와 적응의 과정을 거치기 마련인데, 그러한 과정이 생략된 채 주도권(헤게모니) 쟁탈전처럼 양상이 전개될 경우, 구성원들 간에 갈등은 격화되기 마련이다.

광휘고 사태의 시작은 이러한 구성원들 간 갈등에서 시작됐을 가능성이 높다. 학교협동조합 담당교사도 전교조 조합원으로 적극적으로 활동해왔다. 그리고 학교장이 이 교사의 행실을 주목하면서, 그것이 단순하게 행실을 지목한 것으로 여겨지는 것이 아닌, 교사들의 주도적 활동을 제약하려는 교장의 ‘과도한’ 개입으로 여겨지고, 해석됐을 가능성이 높다.

당시 학교협동조합 설립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지역사회 관련 단체 관계자들은 광휘고가 지역사회와 함께 하려는 의지가 강하고, 학생자치와 교사 주도성이 활발하게 구현되는 학교라 여겼으며, 광휘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이러한 기대의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설명회였던 만큼, 이 학교 교장이 설명회에 참석한 특정교사의 복장 문제를 거론하며 문제 삼은 것은 매우 어처구니없는 일로 여겨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교장이 특정교사들의 활동을 제약하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지역사회 인사들이 교장의 행태를 비판하는 글을 자신의 SNS계정에 올렸던 것이다.

이후 교장의 대응은 보다 극단적인 갈등을 유발하는 계기로 됐다. 교장이 자신을 비판한 SNS계정 글에 대해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했기 때문이다. 교장의 극단적(?) 선택은 일체의 비판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었을까. 아니면 비판은 허용해도 사실관계를 달리하고 그 결과가 명예훼손으로 이어지는 것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리더십의 표시였을까. 학교 안에서 특정 교사들의 흐름에 밀려서도 안 되겠지만, 이들 교사들과 연계(?)돼 있는 것으로 의혹이 가는 지역사회 인사들에 대해서도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시하고 싶었던 것일까.

‘단호함’을 선택한 교장의 방식에 대해 지역사회 분위기는 당혹스러워했고, 우려하는 분위기들이 많았다. 교장의 고소 내용에 대해 설령 혐의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교육자로서 ‘교육적 방식’(?)을 선택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이 문제는 지역사회에 불거지면서, ‘공분’을 사기도 했고, 일각에서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번 성명서에서도 참여단체들은 교장의 행태에 대해 비판했다. 교장의 고소에 대해 “사회통념상 과도한 행위로 학교와 지역사회의 협력을 저해하는 것이며, 고소 내용도 법리적으로 죄를 다툴 사안이 아니라는 지역사회의 상식적 공감대가 있었다. 그럼에도 원만한 해결과 중재를 위해 지역사회 각계각층이 나서서 지역사회 인사의 학교장에 대한 사과 및 학교장의 고소 취하를 여러 차례 권고하였고, 실제로 지역사회 인사들은 권고를 받아들이고 지역의 기관장인 학교장의 입장을 배려하여 사과하기 위하여 광휘고에 직접 찾아갔음에도 불구하고 학교장은 이를 거부하고 고소를 진행하였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고소 결과는 어땠을까. 2015년 11월 검찰은 교장이 고소한 지역사회 인사 4인 중 3인에 대해 ‘무혐의’ 처분하였다. 광명교육희망네트워크 등은 “무혐의 처분 후 (광휘고 교장이) 당사자와 지역사회에 어떠한 사과나 해명도 없이 침묵하고 있는 것은 공인으로서 대단히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게재한 글을 내리지 않았고, 사과를 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약식기소된 나머지 1인도 정식재판을 통해 교장의 행태에 대한 본인의 비판이 정당했음을 반드시 입증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교장의 고소건 이후, 이 학교는 계속해서 교장과 특정 교사 사이에서 갈등이 발생됐다. 교장은 특정교사들이 자신의 지휘를 따르지 않는 것으로 간주했고, 교사들은 교장이 교사들과 소통하지 않으며 자신과 입맛에 맞는 몇몇 교사들과 입을 맞춰 학교 운영을 비민주적이고 파행적으로 이끌고 있다고 비판했다.

결국 이러한 문제로 상반기에 광휘고 보직교사들이 집단적으로 사퇴하였고, 이 학교 정교사 60퍼센트에 해당하는 교사 30명이 학교운영의 정상화를 위해 학교장을 징계해 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내용은 오마이뉴스 등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이번에 성명서를 발표한 단체들은 “의견이 다르면 서로 소통하고 토론하며 구성원들의 집단 지성을 활용하여 현명한 결론을 만들어낼 책임이 학교장에게 있다. 그러나 광휘고 교장은 독선적인 태도로 민주적인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경기도교육청은 광휘고 교장이 학교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광명의 지역사회가 혼란을 겪고 있는 것을 민원 등을 통하여 충분히 인지하고 있음에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경기도교육청이 광휘고 문제를 방관하지 말고 적극 개입해 “교장을 징계하고, 전보조치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광휘고 사태의 전말이고, 이 문제를 바라보는 광명지역 교육시민단체의 입장이다. 교장의 시각을 통해서 보면 당사자는 당사자대로 할 말이 있을 수 있다. 특정교사단체의 주도권을 제압하지 못하면 본인의 뜻대로 학교 운영을 하지 못하고 끌려 다닐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이런 맥락에서 교사들이 과도한 권한을 요구하고 있다고 항변할 수도 있다. 신생학교로서 진학에 대한 부담이 따르고, 그에 따른 상위학교 진학을 본인의 능력으로 자평할 경우, 교장은 특정 교사들이 상위학교 진학과 동떨어진 ‘나이브한’ 교육적 철학과 입장으로 학교 현장을 좌지우지 하고 있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학교를 바라보는 하나의 입장에 불과하다. 어느 관점을 통해 바라보느냐에 따라, 특정교사단체 소속 교사들의 활동을 바라보는 시각은 달라질 수 있다. 문제는 교장의 리더십이다. 교사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지지하며, 교장의 철학과 리더십으로 소통하고자 했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쌍방의 노력도 필요한 부분이지만, 아무래도 교육 현장은 교사 주도성이 우선되는 것이 맞지 싶다. 교장은 경영자로서 교사의 자율성과 주도성을 지원하는 것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교장이 교사의 주도성을 권한 침해로 여기고, 대립적 관계로 파악하는 한 학교의 민주적 공동체는 요원한 일일지 모른다.

먼저 권한을 내려놓고 교사와 신뢰적 관계를 회복할 때, 진정한 교장의 권위가 마련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는 책임방기나 직무유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광휘고 사태의 본질과 교훈이 무엇인지, 적극적인 공론화를 통해 ‘배움’을 찾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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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2015-12-18 10:18:19
ㅋㅋㅋㅋ님
어버이연합이라면 그분들 말하시는건지.
맞나요.

ㅋㅋㅋㅋ 2015-12-16 22:15:03
정말 자식교육이 너무너무너무 걱정스러운 우리 광휘고 어버이연합 화이팅입니다.

학부모 2015-12-15 10:56:13
교장의 권위를 무시하면서 교사들은 무엇을 하려 하는지요?
교장이 학생들의 진학에 힘쓰기위해 노력하는데 일부 교사들은 왜 교장에 따르지 않는지요?
텃밭얘기를 거창하게 쓰셨는데.. 고등학교입니다. 무슨 초등학교에서나 진행되어야하는 텃밭을 가지고 왜 난리인지요.. 현재 정말로 학생들의 진학을 위해 힘쓰는 교사는 일부 교사에 의해 외면시되는데.. 이점이 정말 문제 아닌가요??
열심히 하는 학교장은 놔두시기 바랍니다.

학부모 2015-12-15 10:16:34
광휘고 문제 지겹습니다.
교장 전보 조치를 요구하였는데..
문제시한 선생 모두 전보조치 요구합니다.
선생들이 학생들 가르치고 지도에는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개인적인 업적만 생각하는 교사들은 자격이 없습니다. 공무원이라해도 너무합니다.
지역 평준화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배정되었는데 무슨 학생이 봉입니까..
학생을 위하는 입장에서 글을 써주시고 교사는 학생들 진학에 신경써주길 바랍니다.

광휘고학부모 2015-12-15 10:06:27
광명시에 거주하며 광휘고에 학생을 둔 학부모의 입장에서 이글을 읽었습니다.
너무나 한쪽을 지지하는 글이더군요
무엇보다 객관적으로 학생의 미래를 생각하는 내용은 전혀 없습니다.
단지 광휘고의 문제를 교장과 교사의 문제로 보고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된 견해입니다. 왜 내부의 정말로 문제시하는 교사의 행태는 밝히지 않으면서 교장의 무리한 행보라 했는데..
어처구니 없는 일입니다. 학부모의 입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