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판도라', 백문이불여일견!!
영화 '판도라', 백문이불여일견!!
  • 강찬호
  • 승인 2016.12.28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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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 그 안에는 무엇이 도사리고 있는 것일까.

영화 '판도라'를 봤다. 가족영화라니, 가족과 함께 보는 것도 센스. 탈핵을 다룬 내용이니, 딸 아이와 함께 탈핵교육에 참여한다고 생각하고 영화를 봤다. 재난영화라 식상하다는 이들의 시큰둥 반응도 있을 터이지만, 재난에 포커스를 두기 보다는 ‘탈핵’이라는 접근하기 어려운 소재를 다룬 것에 선택의 비중을 두었다. 거기에 재난영화로서 보는 재미도 더한다면 금상첨화.

이 영화는 재난영화로서 가족과 이웃을 기본 이야기 구조로 설정했다. 절절한 가족애를 그려가니 혹자는 신파극이란다. 그러나 이 영화의 본질이 그런 것일까. 또한 가족애라고 하는 우리네 정서를 무시하고서 인간에 대한 감정적 정서를 넘어 설 수 있을까. 가족은 안정이라고 하는 인간의 기본적 욕구를 지켜가는 기본선이다. 가족공동체를 구성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최저의 안전을 지키고자 하는 것 아닌가. 물론 우리사회는 이러한 최소한의 가족 공동체를 구성하는 것 마저 어려워지는 사회로 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안전의 최소단위가 가족이 아닌 개인인 사회. 안전이 더욱 위태해 지는 것은 아닐까.

여하튼 이 영화는 가족을 기본 구조로 설정했다. 그것도 엄마와 아들 관계를 중심에 두었다. 가족 안에서도 엄마와 아들의 관계가 가장 끈끈한 유대와 안전을 형성하는 것이 우리사회 가족관계일 것이다. 이는 영화제작의 의도로 읽힌다. 가장 친밀한 유대관계, 안전망을 철저하게 건드리는 것. 엄마와 아들의 관계가 훼손되고 파괴될 때 관객은 흔들리고 감정이 반응하기 때문이다. 감정에 대한 호소이고 자극이다. 그래서 그 결과로서 무엇을 얻고 싶은 것인가가 이 영화의 주제의식이다. 이 영화가 가족애로 시작해 가족애로 끝난다면, 그것은 말 그대로 신파극일 수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런 영화가 아니다. 이 영화의 소재가 묵직하고 무겁기 때문이다. 우리사회가 더 이상 외면하고 피해갈 수 없기 때문이다. 세월호를 겪고, 안방의 세월호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겪은 이 나라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도외시할 때 다가오는 파국은 도대체 무엇일지를 암시하는 묵시록이고 경고음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판도라이고, 과감하게 판도라 상자를 열어 제킨 것이다. 세계 최대 원자력발전소(원전) 밀집국이 한국이다. 일본의 후쿠시마 참사를 지켜봤고, 지금도 그 여파에 숨죽이는 것이 사실이다. 러시아 체르노빌 사건도 있었다. 이웃 중국도 만만치 않게 원전을 가동하고 있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원전의 안전문제가 여전히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원전의 위험을 충분하게 인지하고 대비하고 있는 것일까. 이 영화는 우리사회에서 원전 사고가 발생할 경우 벌어질 수 있는 극단적인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결과는 속수무책. 원전 사고 앞에 대한민국이 멈춰 섰다. 일상의 편리 속에 우리가 모르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을 이 영화는 경고하고 있다. 늦었지만 원전에 대한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문한다. 재난의 참사를 극단적으로 보여 줌으로서 원전의 위험을 경고한다. 가장 끈끈한 안전, 가족의 유대를 무참히 짓밟을 수 있는 게 원전이라고 경고한다.

그리고 세월호를 연상하듯 대한민국의 안전을 위해 무고하게 희생되고 죽어간 그들의 죽음을 ‘잊지 말고 기억해 달라.’고 호소한다.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또렷하게 ‘그 친구’가 아닌, 그들의 ‘이름 석자’를 기억해야 할 이유가 있음을 이 영화는 강조하다.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정국에서, 원전 마피아들은 원전 확대의 마수를 뻗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님을 우리는 직시해야 한다.

연말 그리고 새해, 가족과 함께 탈핵영화로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 보는 것은 어떨까. 원전 마피아 내부자들의 내부를 보다 철저하게 파헤치는 후속작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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