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을 ‘업그레이드’한다.
‘혼밥’을 ‘업그레이드’한다.
  • 강찬호 기자
  • 승인 2017.04.12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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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안3동누리복지협의체, 생협 조합원들과 혼밥족을 위한 열린식탁 운영...스스로 마련하는 혼밥 강화 프로젝트

단독가구가 늘어나면서 한끼를 부실하게 해결하는 혼밥족도 늘고 있다. 이들에게 주목한 이웃들이 있다.

‘혼밥’이 풍속도의 하나로 등장한 시대이다. 단독가구 증가와 함께 ‘나 홀로’ 문화를 즐기는 ‘혼밥문화’라면 그래도 괜찮다. 빛과 어둠이 쌍을 이루듯이, 혼밥 역시 그러하다. 어쩔 수 없는 단독가구가 생겨나고 있고, 어쩔 수 없는 ‘혼밥족’이 생겨나고 있다. 지역사회 돌봄이 혼밥 단독가구를 지원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이다.

하안3동 누리복지협의체는 이 점에 주목했다. ‘행복하3누리복지협의체’는 4월12일 광명시평생학습원 지하 시민의부엌에서 이색적인 ‘열린식탁’을 진행했다. 열린식탁 준비와 진행은 광명나래아이쿱생협 활동가들이 맡았다.

프로젝트 이름은 ‘혼밥 100배 즐기기’. 혼자서 식사를 해결하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나 홀로 세대, 즉 단독가구에 살고 있는 남성들을 초대해 함께 식사를 준비하고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홀로 사는 청·장년층은 공공서비스나 민간후원에서 제외되어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는 경우들이 있다. 낮은 자아존중감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잦은 알콜 섭취, 불규칙한 식사, 불결한 생활환경 등으로 사회적 관계 형성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대충 살면 되지 뭐’, ‘아무거나 먹고 끼니를 때우자’ 하는 심리상태에 놓이면서 생활을 방치한다.

이렇듯 혼자 식사를 해결하는데 미숙하거나, 소홀히 하기 쉬운 사각지대 남성들을 대상으로 한 끼 식사를 대접함으로서 식사의 즐거움을 느끼도록 하자는 것이 이날의 ‘열린식탁’이다.

앞으로 함께 식사를 만들어 먹기도 하면서 유대를 형성하고, 스스로 식사를 준비하는 힘과 노하우를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취지이다. 공동식탁을 준비하고 인문학 강의를 들으며 삶의 의미를 더하는 프로그램도 진행 예정이다.

첫날 ‘열린식탁’은 초대이고 관계 형성의 시간이었다. 밥상으로 초대는 사람의 마음을 열게 하는 친근한 방법이다. 다음 시간에 함께 식사를 준비하게 되면 관계의 벽은 더욱 낮아 질 것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남성은 ‘신세계에 온 느낌이다.’라며, 소회를 밝혔다.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첫 만남이지만 자신의 얘기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정성스럽게 준비한 식탁과 사람들의 온기가 갖는 힘이다.

열린식탁 준비에 참여한 광명나래아이쿱 강주례 이사장은 "이날 행사를 위해 전날 조합 활동가들이 두 시간 이상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광명나래생협은 지난해 철산4동에서 마을만들기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험의 연장에서, 올해는 하안3동과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강 이사장은 "다음 행사에서 함께 식사를 만들어 먹게 되면 첫날 만남보다도 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행복하3누리복지협의체 최인선 위원장은 " ‘혼밥100배 즐기기’ 시간이 참여한 분들에게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조금이라도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 되고, 스스로를 위해 따뜻한 음식을 만들어 드실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혼밥100배 즐기기’는 건강한 먹거리를 고르는 법, 간단한 식재료로 밑반찬 만드는 법, 요리를 통해 나를 사랑하는 법으로 진행된다. 마지막 회차에서는 그간 배운 실력으로 요리를 만들어 이웃과 함께 나누어 먹는 ‘함밥(함께 밥먹는 시간)’으로 진행된다.

혼밥 100배 즐기기는 지역사회 여러 기관들이 함께 힘을 모으고 응원하는 행사로 진행되고 있다. 광명시사회복지협의회, 하안3동주민센터, 광명신용협동조합, 좋은이웃들이 협력하고 있다. 행복하3누리복지협의체가 주최하고, 광명나래생협 활동가들이 프로그램 운영에 협력하고 있다.

이석현 동장은 “주민이 주인 되어 따뜻하고 정이 넘치는 건강한 하안3동 만들기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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