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목항의 별빛은 유난히 예뻤다. 그리고 슬펐다.
팽목항의 별빛은 유난히 예뻤다. 그리고 슬펐다.
  • 김은수 (볍씨학교 7학년)
  • 승인 2017.05.09 1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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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볍씨학교 여행기] 세월호를 보고 와서 / 볍씨학교 7학년 김은수
팽톡항에서 추모제를 진행했다.

광명YMCA 볍씨학교 청소년 과정은 ‘세월호’ 라는 주제로 2017년 4월12일에서 13일까지 팽목항, 목포 신항으로 여행을 갔습니다. 아래 글은 여행에서 느낀 제 생각을 정리한 글입니다.

진도에 도착해서 팽목항을 보았을 때 죄송하고, 마음이 아팠다. 블로그로 보았을 때와는 다르게 난간이 많이 녹슬어 있었기 때문이다. 너무 많은 시간이 흐른 후에야 찾아오게 되어서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팽목항을 둘러본 후 우리는 미리 준비한 작지만 큰 추모식을 올렸다. 첫 번째 순서로 세월호의 아픈 기억을 담아 묵념을 했다. ‘단원고 언니, 오빠들, 그리고 세월호 승객 분들이 천국으로 갈 수 있기를, 천국에서 따듯한 보살핌을 받을 수 있기를, 그리고 9분의 미수습자 분들이 차가운 바다가 아닌 따듯한 하늘로 올라갈 수 있기를...’ 나는 기도 했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안 생기도록, 마지막까지 기억하겠다고. 사랑한다’ 고 기도했다. 추모식 마지막에 우리는 준비한 한지로 흰 꽃을 접고, 천에다가 자기가 쓰고 싶은 말을 적어 난간에 매달았다.

팽목항에는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마치 언니·오빠들이 우릴 반기는 것 같기도 했고, ‘억울하다고, 진실을 밝혀 달라’ 고 외치는 것 같기도 했다.

밤 산책으로 바닷길을 따라 걸었다. 밤이라 그런지 풍경이 아름다웠다. 노을도 예쁘고, 하늘도 예쁘고, 달도 예쁘고, 바다도 예쁘고, 무엇보다 별이 예뻤다. 예쁜 풍경을 보면서 ‘유가족 분들은 하늘이나 바다가 너무 예뻐서 더 슬펐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렀다.

다음날 아침 목포 신항으로 갔다. 버스를 타고 긴 다리를 건너는데 멀리서 세월호가 보였다. 많이 아파보였다. 3년이란 시간동안 바다에 있으면서 너무 많이 녹슬어 있었다. 그러면서 ‘그동안 바닷 속에 잇었던 9분의 미수습자 분들은 얼마나 춥고, 얼마나 아플까?’ 하는 마음과, 아직 찾지 못한 9분의 미수습자 분들은 세월호 안에 계셔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포 신항에 안내판이 있었는데, 어떤 사람이 “세월호 참사 사망자가 교통사고 사망자 수에 비해 더 적다”라고 말했다고 적혀 있었다. 그걸 보고 너무 화가 났다. 교통사고는 사고지만, 세월호 참사는 정부에 의한 살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살인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그 많은 언니, 오빠들을 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안 구했기 때문이다.

유족분들과 대화를 통해 세월호 인양 과정에 대해 들었다.

목포 신항에서 유가족 분들과 얘기를 나누었다. 우리는 궁금했던 것을 질문했다. 삼촌(김광배)이 여러 이야기를 해주셨다, 우선 그 동안 인양이 안 된 이유는 “적절한 방법을 사용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처음의 인양방법은 세월호에 구멍을 뚫고, 공기를 집어넣어 들어 올리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이 방법은 많은 전문가들이 안 될 것 같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정부는 무시하고, 인양 작업을 이어 나갔다. 그러다가 갑자기 ‘이 방법은 안 될 것 같다’ 하며 인양 방법을 바꾸었고, 바꾼 방법으로 세호월호가 인양 되었다” 고 말씀하셨다.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인양은 ‘성공’한 것이 아니라 ‘완료’된 것이다. 이유는 온전하게 세월호가 인양되어야 하는데 140여개 구멍을 뚫고 나서 인양했기 때문이다.” 고 하셨다. 나도 삼촌말씀을 듣고 나니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삼촌은 앞으로 언니, 오빠들이 죽어야 했던 이유를 몇 년이 되었든 간에 꼭 밝힐 것이라고 말씀했다. 마지막으로 삼촌은 “내가 제일 뿌듯할 때가 지금과 같이 어린친구들이 관심을 갖고, 같이 마음 아파해 줄 때다”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진실을 밝히는데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생각이 더더욱 강해졌다.

간담회를 마치고 ‘리본만들기’를 했다. 이런 사소한 것이라도 도와드릴 수 있어서 뿌듯했고, 한편으론 이런 것 밖에 못 도와 드려서 죄송하기도 했다. 우리는 정말 열심히 몇 시간동안 열심히 리본을 만들었다.

유가족 분들은 너무 반갑게 반겨주시고, 고마워하셨다. 나는 세월호란 지나간 사고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앞으로 미수습자 분들도 수습하고, 원인도 밝히고, 책임자도 처벌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도 잘 마련해야 한다. 나는 그런 과정을 잘 지켜보고, 이야기 할 것이다.

역시 직접 만나고, 보고 느끼는 여행은 좋은 공부이다.


-기억하라0416 김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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