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봉제공장에서 연년생 아이들을 옆에 누이고, 일하면서 쌓은 재산이에요!"
면담을 하던 뉴타운 반대 주민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회의장 밖으로 나왔다. 뉴타운 반대 주민은 억울하고 답답한 마음을 쏟아내다 마음이 격해졌다. 건강이 좋지 않은 그는 회의장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물을 한잔 마시고선 연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평생을 봉제공장에서 연년생 아이들을 옆에 누이고 일하면서 쌓은 재산이에요!" 그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은 평생의 수고가 담겨 있었다.
평생 봉제공장에서 일하며,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어 공장에 누이고, 남편과 싸우면서 얻은 소중한 재산이다. 그는 이제 겨우 다가구 주택에서 나오는 월세 받아가며 생계를 유지 하고 있었는데, 뉴타운이 되면서 생계가 막막해 졌다고 말한다. 열심히 일한 댓가가 질병과 뉴타운으로 집을 빼앗기는 것이냐며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뉴타운 사업으로 아파트를 분양 받는다고 해도, 다른 수입이 없어 살 수가 없다고 말한다. 최근 남편은 경비일을 나가기 시작했다. 현금 청산을 받고 나간다 하더라도, 이 금액으로 다른 곳에서 집을 얻는 것이 힘들다. 그나마 자신은 나은 편이라며, 옆에 있는 사람들을 걱정해 준다.
7일 오후 5시부터 광명시청 2층 영상회의실에서는 두 시간 동안 양기대 광명시장과 뉴타운 반대주민들의 면담이 있었다. 뉴타운 각 구역마다 반대주민 1~2명씩, 14명은 양기대 시장에게 뉴타운의 부당함과 사업타당성분석 요청 등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뉴타운 반대주민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전달했고, 양 시장은 경청했다. 뉴타운 반대 주민들은 다음 면담 날짜를 일주일 안으로 잡자고 요구했으나, 양 시장은 "잘 듣고, 잘 적었다. 할 수 있는 일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뉴타운 반대 주민들은 시청 로비에서 벌였던 농성을 철회하며, "자신들의 목소리를 잘 전달 했고, 양 시장도 잘 검토하겠다 했으니 기다려 보겠다"고 말했다.
뉴타운 반대 주민과 양기대 시장의 면담이 있기까지 28시간 동안 급박한 일들이 있었다. 뉴타운 반대 주민들이 시청 로비를 점거하고 농성을 시작한 것은 지난 6일 공무원들이 시청 앞 농성장을 방문하면서 시작되었다. 현수막 등 민원발생을 이유로 농성장 철거를 협의하기 위해 찾았다. 하지만 뉴타운 반대 주민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막는다며, 농성장 철거를 거부하고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던 것이다.
뉴타운 반대 주민들은 시장 면담을 요구하며, 시장 관용차를 가로 막기도 하였고,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뉴타운 반대 주민 한 명이 넘어지기도 하였다. 주민들은 시청직원이 일부러 상해를 입혔다고 하지만, 시청측에서는 농성 물품을 빼는 과정에서 걸려 넘어진 것이라 주장한다. 넘어진 주민은 밤샘 농성 후 허리와 머리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에 입원하였다. 뉴타운 반대 주민들이 시청 로비에서 밤샘 농성을 이어가자 시청 측에서는 대회의실을 개방하여 추위를 피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 7일 오전에는 입구에서 몸싸움도 벌어졌고, 오후 3시 30분 경에는 유서를 써 놓고 분신을 하겠다는 한 주민을 말에 소방관과 경찰이 출동하기도 하였다.
격렬하게 시청 로비에서 농성을 이어가던 뉴타운 반대 주민들이 농성을 풀게 된 것은 결국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시가 주민들과 얼마나 소통하며,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 주는 가에 갈등 해소의 열쇠가 있다. 9일에는 뉴타운 반대 주민과 시 의회 의원, 시민사회단체 간담회가 예정되어 있다.
그 누구도 뉴타운을 원하지 않습니다. 원하는 자들은 부동산 투기꾼들과 건설사 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