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심당의 삶과 건강(3)_황제 다이어트와 간헐적 단식
한심당의 삶과 건강(3)_황제 다이어트와 간헐적 단식
  • 이승봉 칼럼
  • 승인 2019.02.07 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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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당의 삶과 건강(3)

한심당의 삶과 건강(3)

황제 다이어트와 간헐적 단식

사람은 자기가 먹는 것의 4분의 1만으로 살아간다. 나머지 4분의 3으로 의사가 살아간다.
- 이집트 피라미드에 새겨진 비문(기원전 3800년)

영국 일간지 가디언(2017. 9. 15일자)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전 세계 사망자 5명 가운데 1명은 나쁜 식생활 때문에 숨졌다고 합니다. 영국의 의학전문지 '랜싯'(Lancet)에 공개된 '국제 질병부담' 연구에 따른 것입니다. 2006년 이래 지난 10년 동안 나쁜 식생활로는 1,000만 명(11% 증가), 흡연으로는 710만 명(4% 증가), 과체중으로는 450만 명(29%)이 죽었습니다.

식사 관련 죽음의 거의 절반은 과일과 채소 섭취 부족 때문으로 추정되었습니다. 통 곡물과 과일, 견과류와 씨앗류, 생선기름(fish oil)이 부족하다고 나타났습니다. 또 소금이 많이 함유된 식사는 비만과 고혈압, 고혈당, 고 콜레스테롤을 유발하는 주요 위험 요소로 지목되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반만년 역사 동안 농경사회의 생활양식을 유지 해왔습니다. 하지만 1960년 중반 수출주도형 경제체제로 전환되면서 농경사회는 급격히 붕괴되어 버립니다.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생활 습관과 의식도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되지요. 식생활 면에서는 더욱 그러했습니다.

먼저 곡류와 채식 위주의 전통적인 식사에서 육류섭취가 많은 서구화된 식생활로 바뀌었습니다. 맞벌이 부부 및 단독세대의 증가함에 따라 식생활의 패턴도 달라졌습니다. 인스턴트식품과 패스트푸드 섭취가 늘어나고 끼니를 거르는 빈도도 높아졌습니다.

식품의 재료도 화학 비료와 농약 사용의 증가, 유전자변형농산물 수입, 항생제와 식품 첨가물 증가 등 유해 요인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식생활 변화와 더불어 스트레스의 증가도 우리의 건강을 위협합니다. 취업난과 경제 침체는 젊은이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줍니다. 요즘 젊은이들을 가리켜 7포 시대를 산다고 합니다. 7가지를 포기하고 산다는 말입니다. 이 7가지는 연애,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인간관계, 꿈, 희망입니다. 꿈과 희망마저 포기해야 한다니 참 절망적인 시대입니다.

그 대신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는 소확행(小確幸)이란 말이 삶을 지배하는 단어가 되고 있습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쫓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맛집마다 줄을 서고 돈을 모아 여행을 합니다. 게임에 빠지거나 혼밥을 즐깁니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극복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질병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폭식에 빠지고, 인스턴트 배달음식에 중독됩니다. 불균형한 식습관과 불규칙한 생활 습관은 비만과 성인병을 불러 오기 십상입니다. 그 반대로 용모 지상주의에 빠져 습관적으로 다이어트를 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잘못된 다이어트와 그로인한 요요 현상에 건강을 해치는 이들도 다수입니다.

여기서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단식과 다이어트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언론 매체나 상품 광고에서 흔히 이런 우를 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 미디어에서 많이 떠드는 황제 다이어트나, 간헐적 단식 등도 이런 혼란을 부추기는 것들입니다.

단식을 시작하고 10년 쯤 지나면서 단식에 대한 문의가 많아 졌습니다. 단식을 함께 하자는 사람들도 늘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내가 경험한 단식을 정리하여 단식 강의를 시작했고 참여자들과 함께 단식을 매년 해왔습니다.

단식 강의를 하면서 사람들 사이의 오해 중 하나가 단식을 다이어트 수단으로 여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다이어트 수단으로 단식을 택하는 것은 올바른 선택이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단식은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살기 위한 수행법입니다. 잘못된 식습관이나 생활 습관, 마음 자세 등을 고쳐 보다 바람직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것입니다. 물론 단식을 잘하면 다이어트 효과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이어트를 위해서 단식을 택하는 것은 좀 어리석은 것입니다. 다이어트를 위해서라면 숀 리 같은 다이어트 전문 헬스 트레이너를 찾아가거나 병원을 찾는 것이 더욱 효과적입니다. 요요현상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다이어트는 균형 잡힌 식사와 더불어 운동 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단식에 대한 잘못된 정보들도 문제입니다. 단식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다이어트의 한 방법으로 보는 관점이 문제의 발단입니다.

예전에 황제 다이어트 열풍이 분 적이 있습니다. 공복을 참지 못하는 현대인들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다이어트 방법이었을 겁니다. 육류 중심의 서구식 식습관에 길들여져 있는 세대에게는 크게 환영받을 만한 것이었죠. 맛있는 고기를 얼마든지 먹어도 다이어트가 된다는 주장은 정말 사람들을 매혹시키기 충분했습니다. 잉여 단백질은 몸 밖으로 배출되니 지방 없는 단백질 부분의 고기는 마음껏 먹어도 다이어트가 된다는 주장입니다.

우리 몸에는 필수 영양소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입니다. 이 물질 들은 우리의 생명을 유지시키는데 필수 불가결한 것들입니다. 탄수화물과 단백질은 1g당 4kcal의 열량을 가자고 있습니다. 지방은 9kcal, 알코올은 7kcal의 열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몸은 에너지를 내기 위해서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때로는 알코올을 사용합니다. 보통은 알코올, 탄수화물이 가장 먼저 소비되고, 지방과 단백질은 소비할 탄수화물이 없을 때 사용됩니다. 지방은 지방세포에 저장되고 잉여 탄수화물도 지방으로 전환되어 저장됩니다. 이때 작용하는 것이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죠.

근육생성과 신진대사에 필요한 단백질은 아무리 많이 먹어도 꼭 필요한 만큼만 사용합니다.쓰고 남은 단백질은 우리 몸에서 지방으로 바뀐 뒤 극히 일부만 남기고, 간에서 분해돼 콩팥을 거쳐 체외로 배출됩니다.

황제 다이어트가 간과한 것은 섭취한 단백질의 잉여 부분이 그냥 배출되는 것이 아니라 대사 과정을 모두 거친다는 것입니다. 또 이 대사과정에서 체내에 질소 노폐물이 많이 형성될 뿐 아니라 칼슘을 빼내는 작용도 하게 됩니다. 그러니 잉여 단백질은 간과 신장을 혹사하는데 기여하여 우리 몸을 망가뜨리는데 일조하게 되는 것이죠. 우리 몸의 소화 과정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시 이야기 하겠습니다.

 


다음은 요즘 매우 유행하고 있는 간헐적 단식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간헐적 단식이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12년 BBC 다큐 "적게 먹고 오래 산다(eat fast and live longer)"를 통해서입니다. 간헐적 단식은 2013년 3월 SBS 스페셜 ‘끼니 반란’통해 우리나라에 소개되었습니다. 이 식이요법은 1주일에 2일 24시간 단식을 하고, 일주일에 3~5번씩 아침을 걸러서 공복효과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것입니다. 이 요법은 당시 다이어트 방법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습니다. ‘끼니 반란‘에 소개된 간헐적 단식에 대해 잠깐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그동안 아침, 점심, 저녁을 규칙적으로 챙겨 먹는 것은 건강의 황금 법칙이었다. 그러나 최근 서구에서는 IF(Intermittent Fasting)라는 새로운 식생활 패턴이 등장하고 있다. 간헐적 단식, 즉 일주일에 한두 번 이상 ‘16~24시간 정도의 배고픈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IF는 단순히 살을 빼는 다이어트 법이 아니다. 조금의 식습관 변화로 당뇨병, 치매, 암을 예방하고, 수명을 늘릴 수 있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그 이유를 ‘공복력(空腹力)’에서 찾고 있다. 배가 고플 때, 우리 몸속에서는 장수 유전자라고 불리는 시르투인(Sirtuin)이 활성화 되고, IGF-1 호르몬이 감소하여 손상된 세포를 치유하는 시스템이 가동된다. 우리 몸을 일정시간 굶주린 상태로 만듦으로써 노화의 속도를 늦추고, 각종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엔 인류 진화의 비밀이 숨어 있다. 먹을 것이 늘 부족했던 원시시대, 인류의 몸은 굶주린 상태에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버틸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진화생물학의 과학적 지혜를 현대인에게 적용한 방법이 바로 ‘간헐적 단식’이다.

인류가 세 끼를 먹기 시작한 것은 불과 백 년 남짓이다. 산업혁명 이전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루 한두 끼만으로도 족하게 살아왔다. 당연하게 여겨지는 하루 세끼의 정해진 식사는 일부 인류에게 최근에야 주어진 특권이다. 그리고 이제 그 특권이 현대병이라는 이름으로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간헐적 단식에 대한 오해는 공복 시간만 지키면 먹고 싶은 것을 다 먹어도 괜찮다는 인식입니다. 하지만 간헐적 단식은 소식의 한 방편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간헐적 단식의 원리는 인슐린 분비를 줄이고 성장 호르몬을 분비시키는 것입니다. 우리 몸은 혈액 안에 일정량의 당분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혈액 속에 당분(칼로리)이 들어오면 우선 근육이나 간에서 쉽게 꺼내 쓸 수 있는 글리코겐으로 저장합니다. 하지만 당분이 계속 들어오게 되면 지방으로 변환시켜 장기간 저장하게 됩니다. 이 일에 관여 하는 것이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입니다. 반대로 혈당이 적으면 에너지원을 얻기 위해 쌓여있던 지방을 분해하려 성장호르몬을 분비합니다. 이 성장호르몬은 체지방을 줄일 뿐 아니라 단백질 합성에도 관여 하여 근육을 생성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16시간 이상의 공복 상태를 유지하라는 것은 혈당을 줄여 인슐린 분비를 억제하고 성장호르몬을 촉진하려는 것입니다. 공복시간 동안 인슐린은 떨어지지만 아드레날린 같은 교감신경이 높아져 지방을 태우는 에너지 대사율이 좋아집니다.

그러니 공복시간만 지키고 과식을 하는 것은 혈당량을 줄이지 못해 원하는 효과를 보기 어려운 것입니다. 간헐적 단식이 소식의 한 방법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대목입니다.

성공적인 간헐적 단식을 위해서는 음식물 섭취 기간에도 정제된 탄수화물 및 트랜스지방을 피하고 복합탄수화물, 단백질, 식이섬유 등을 적절히 섭취하면서 적당한 운동으로 체지방 분해를 촉진시켜 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 하나 제 경험으로는 메스컴이 소개하는 간헐적 단식은 몸의 숙변이 제거되고 소화기관, 순환기와 호흡기가 정상적인 경우 효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몸이 망가지거나 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는 다이어트 효과도 보기 어렵습니다. 오래된 단식 방법 중 사이클 단식이라는 것이 있는데 간헐적 단식의 원리를 극대화 시키는 단식 방법입니다. 저는 사이클 단식을 두 번 해 보았는데 그 자세한 내용은 다음으로 넘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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