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운동장을 공동체적으로 회복하는 것이 기독교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공동체적으로 회복하는 것이 기독교이다.
  • 신성은
  • 승인 2019.03.13 15: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울림교회 창립32주년기념 이정배교수 초청강좌 열려
이정배(현 현장아카데미 원장, 전 감리교신학대학교 교수)
이정배(현 현장아카데미 원장, 전 감리교신학대학교 교수)

기독교는 기울어진 운동장 속에 복음의 정치학으로 궁극적이고, 관계적인 세계를 공동체적으로 회복하는 종교이다. 지난 8일 평생학습원에서 열린 “현대사회, 종교의 역할과 작은교회운동” 강연을 한마디로 요약해본 말이다.

이날 강연은 한울림교회와 광명시민단체협의회 공동주최로 이정배 전(前) 감리교신학대학 종교철학과 교수를 초청하여 지역 주민, 시민단체 활동가, 종교인 50여 명이 참여하여 강연에 귀를 기울였다.

강의에 나선 이정배 교수는 현대 사회를 자본주의에 의해 기울어진 세상이라고 규정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한 역할이 기독교에 있다고 말했다.

이정배 교수는 먼저 “종교”를 관(觀)으로 설명하였다. 관(觀)은 깜깜한 밤, 아무도 세상을 보지 못하지만, 부엉이가 보는 것처럼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것이라 설명하고, 관(觀)의 세계에 종교의 자리와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힌두교, 불교, 기독교 3개 종교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觀)에 대해 설명하면서, 힌두교는 세상을 궁극적(窮極, 즉 결말)으로 바라보아 사람들은 자신의 처지를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하였다. 불교는 세상을 관계로 바라보는데, 지금 세계는 가짜이고, 인간이 집착을 내려놓으면 진짜 세계가 보인다고 말한다. 기독교는 세상을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바라보는데, 하나님의 아들 예수조차 기울어진 운동장 속에서 죽어버리게 되는 세상을 이야기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가 기독교의 출발점이며 힌두교, 불교가 말하는 궁극적이고, 관계적인 세상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이정배 교수는 기독교가 희망을 가지려면, “한국적 작은 교회”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적”이라는 말은 정(情/구원)으로 한(恨/죄)을 치유하며, 흥(興/원복)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자신의 희생이 필요하더라도 더불어 함께 가는 공동체적인 구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작은”은 가난의 문제로 낮은 곳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가난한 자의 편에 서는 것을 뜻하며, 자본주의 사회 속에 최소한의 물질로 사는 것을 말한다고 했다. 또한 물질의 나눔은 물질을 정신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회”는 로마의 국교회가 되기 이전의 다양한 초대교회를 뜻하는 것이라 강조했다. 초대교회에서는 로마의 질서를 거부하고 다양한 모습의 공동체로 살았으며, 현대적으로는 물질과 소비의 자본주의 질서를 벗어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공동체적 삶을 사는 것이라 말했다. 다양성을 하나로 묶는 것은 “복음의 정치학”으로 세상의 가치관과 다른 가치관으로 살며, 세상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 다양성을 묶어내는 길이라 말했다.

한편, 창립 32주년을 맞은 한울림교회는 현 도덕파크타운 자리에서 시작하여 민주화 운동, 노동운동에 앞장섰고, 탁아소, 공부방 등 지역 사회의 필요를 채워왔다. 현재는 철산4동 윗자락에서 정의로운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