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행사나 정책, 이젠 수어(手語)로도 안내 받는다
경기도 행사나 정책, 이젠 수어(手語)로도 안내 받는다
  • 광명시민신문
  • 승인 2019.04.0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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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가 수어 문화 확산을 위한 의미 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 화제다.

31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올해 ‘수어통역사 배치’와 ‘찾아가는 수어교육’등 2가지 사업에 착수했다.

앞서 도는 2017년 11월 수원 장안구에 수어 보급과 전문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한국 수어 전문교육기관인 ‘경기도 수어교육원’을 국내 처음으로 설치했다. 지난해 이 교육원에서 수어를 배운 사람들은 모두 949명이다. 이 가운데 일자리 창출을 위한 22개 통역.자격증.강사 양성반에 참여한 사람은 242명이었다.

1년여 간의 수어교육원 운영을 시도한 경기도는 교육만으로는 수어 확산이 쉽지 않다고 보고 올해 1월부터 전국 최초로 공개회의나 중요 정책 발표 등 도민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행사에 수어통역사를 배치하고 있다. 통역사의 수어통역은 중계방송을 통해 시청자에게 전달된다.

이 아이디어는 신동진 한국농아인협회 경기지회장의 제안을 도가 정책으로 채택한 것이다. 신 회장은 지난해 수어발전 정책 간담회에서 “농인들도 경기도의 주요 정책을 알 수 있도록 각 행사에 수어통역사를 배치했으면 좋겠다”고 건의했었다.

현재까지는 지난 12일 인터넷 생방송으로 중계된 ‘LP가스 안전지킴이 업무협약식’등 3개 행사에 수어통역사가 함께 했다. 도는 수어통역사 배치를 원하는 공공기관 행사가 늘고 있는 만큼 시간이 지나면 더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는 공공기관 행사에만 통역사를 지원할 예정이지만 앞으로는 민간행사에도 통역사를 연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찾아가는 수어교육은 전문가가 직접 도청 내 각 부서를 찾아가 교육하는 프로그램이다. 해당 부서 실국장이 교육대상이지만 실제로는 부서 전체 직원이 함께 교육을 받는다. 3월 현재까지 7개 실‧국 47명의 직원이 교육에 참여했다.

교육을 받은 경기도청 직원 A씨는 “수어를 배운 후 TV에 나오는 수어통역사도 유심히 보게 되고 사무실에서도 동료들과 수어로 대화하기도 한다”면서 “가장 큰 변화는 수어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진 것으로 지금은 실제 농인을 만나도 친숙하게 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종호 경기도농아인체육연맹 전무이사 역시 “지난 2월 전국동계장애인체육대회 선수단 격려 행사에 한 공무원이 수어를 배우고 있다며 먼저 다가와 수어로 인사를 한 적이 있다”면서 “너무 반가워서 경기도 공무원에 대한 친근한 마음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도는 올해 모든 실국장이 수어교육을 이수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이성호 경기도 문화정책과장은 “누구나 쉽게 수어를 배우고 친근하게 느껴 자연스럽게 널리 퍼지도록 하는 것이 경기도 수어 정책의 핵심”이라며 “내년에는 민원인을 직접 만나는 민원담당 직원들까지 교육을 확대해 농인들도 경기도청을 방문해 편하게 행정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손으로 하는 언어’라는 뜻을 가진 수어(手語)는 단순한 제스처나 손짓이라는 의미가 강한 기존 수화(手話)보다는 언어적 역할에 방점을 둔 개념이다. 한국 수어는 고유한 문법체계와 표현 양식을 가지고 있어 별도 언어로서의 가치가 있다는 것이 도의 설명이다.

경기도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내 농인수는 6만621명으로 전체 등록 장애인의 11.3%, 유형별 장애인수로는 두 번째로 많다.

국립국어원 조사에 따르면 농인 간 의사소통 수단으로는 수어가 69.3%로 가장 많다. 하지만 이들이 관공서 업무를 볼 때는 필담이 42.3%, 몸짓 39.8%로 수어가 차지하는 부분은 17.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도의 수어 문화 확산 노력이 농인들의 대한 인식개선은 물론 농인들의 차별 없는 일상생활을 지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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