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차량기지 이전 공청회, 국토교통부 갈 길을 잃어 버리다.
구로차량기지 이전 공청회, 국토교통부 갈 길을 잃어 버리다.
  • 신성은
  • 승인 2019.06.03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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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차량기지 이전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초안) 공청회가 5월 31일 광명시민회관에서 열렸다.

국토교통부가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에 갈 길을 잃어 버렸다. 광명시민들의 차량기지 이전에 대한 질문에 제대로 된 논리와 명분을 제시하지 못했다.

5월 31일 국토교통부는 구로차량기지 이전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초안) 공청회를 광명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개최했다. 이상문 협성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주민 측 패널로 이양주 경기연구원 박사, 이승봉 광명시민단체협의회 상임대표,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 김현수 씨가 나왔으며, 사업시행자 측 패널로 환경분야 담당 최정섭 미래환경기술 상무이사, 차량기지 분야 담당 권민근 삼안 상무이사, 학술분야 담당 고승영 서울대학교 교수, 노관분야 담당 김구한 KRTC 부사장이 나왔다.

공청회는 전략환경영향평가책임 기술자인 한창희 포스코 건설 과장이 사업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주민 측 패널의 의견개진 및 질문에 따라 사업시행자 측 패널이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이번 공청회는 국토교통부가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에 대해 얼마나 무원칙적인 행정을 하고 있는지 볼 수 있었다. 주민 패널들은 이번 사업이 오로지 구로 주민들의 민원 발생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며, 광명으로 이전할 어떤 명분도 가지지 못했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주민 측 패널, 왼쪽부터 이승봉 김준환 김현수 이양주
주민 측 패널, 왼쪽부터 이승봉 김준환 김현수 이양주

□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에 대한 목적인 무엇인가?

국토교통부는 구로차량기지 이전 사업의 이유에 대해 주민 민원해결, 구로차량기지 이전을 위한 대체기지 건설, 철도교통 서비스 제공으로 주민 편의 증진 등을 들었다.

또한 시행사 측 패널 권민근 상무이사는 “구로차량기지가 과거 기준 설계되어 노후화를 개선해야 하는데, 구로차량기지는 근접까지 건물이 개발 되어 리모델링 할 수 없는 상황에 있다”고 말했다. 또한 구로차량기지 이전 사업은 “수도권발전 종합대책 국무회의 심의 발표(2005년)로 이전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 측 패널들은 국토부가 추진하는 차량기지 이전이 구로구민의 소음 진동 등에 대한 민원해결 목적이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

하안동 주민 평효순 씨는 타당성 보고서에 구로기지창을 운영하는데 문제가 있어서 철도운영주체의 요구로 광명으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으며, 차량기지 이전은 소음과 구로주민의 민원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차량기지를 옮겨도 구로구에는 소음관련 민원을 줄이는데 한계가 있다는 보고서 내용을 읽어 주었다. 결국 차량기지 이전 목적이 구로구민의 소음과 진동 민원을 해결하기 위함인데, 차량기지를 옮겨도 구로구민 민원이 해결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승봉 상임대표는 차량기지 광명 이전이 처음 기획될 때는 광명시흥보금자리 철도망을 연결하기 위함이었는데, 지금은 광명시흥보금자리가 취소되었기 때문에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차량기지 이전 사업이 상위법에 어떤 근거가 있는지 물었지만, 사업시행자 측 패널에서는 누구도 관련 법률에 대해 답하지 못했다.

시행사 측
시행사 측, 왼쪽부터 최정섭 권민근 고승영 김구한

□ 친환경적인가?

국토교통부는 차량기지를 친환경적으로 건설하겠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친환경적이 무엇인지 밝히지 않았으며, 나무를 많이 심어 밖에서는 차량기지 안이 보이지 않는다는 설명을 할 뿐이었다.

김준환 교수는 “차량기지에 나무만 심었지, 도덕산 올라가면 차량기지가 다 보이며, 도덕산 뷰를 가진 분들은 집에서 차량기지가 다 보이게 될 것”라고 말했다. 또 김 교수는 조감도처럼 하려면 “차라리 구로구 차량기지에 나무를 심으라”고 말했다.

이승봉 상임대표는 “광명시 생태계 보고의 가운데를 자르는 사업인데 생태계에 영향이 없다고 말할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양주 박사는 “구로차량기지가 이전하는 이유 중 하나가 소음 때문인데, 구로에서 광명으로 이전하면 소음이 줄어드는지 묻고, 차량기지를 광명시로 이전하게 되면 공사 소음을 더하여 소음 총량이 늘어난다”고 비판했다.

□ 광명의 가치가 올라가나?

이언주 의원을 비롯한 정치인들은 하안동에 지하철을 유치하겠다는 말로 표를 얻었고, 하안동 주민들은 지하철로 집 값이 오를 것을 기대하였다. 광명의 가치가 올라갈 것을 기대한 것이다. 하지만 공청회에서는 광명의 가치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은 잘못되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이승봉 상임대표는 차량기지 이전 기대로 구로구는 집값이 올랐는데, 광명도 오르겠냐며 반문하였다. 또한, 구로구를 위해 국민 혈세를 쏟아 붓는데, 광명시에는 쏟아 붓지 않는지 알 수 없다며 비판하며, 노온사동 일대는 광명시의 마지막 남은 개발지로 차량기지가 들어와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 김준환 교수는 광명은 각종 개발 사업이 줄지어져 지금의 모습이 아닐 것이라면서, 광명의 중앙 위치에 차량기지가 들어오면 광명의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주민은 소음 진동이 문제 없다면, 구로구 차량기지 위에 좋은 기술로 50층 빌딩을 건설하라고 비판했다.

박승원 시장은 앞으로 광명시는 더 이상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사업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광명시는 차량기지 광명이전 추진하지 않는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공청회 마무리에 “시작 자체부터 잘못된 사업”이라면서, “기본계획실시설계를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박 시장은 “광명시민에게 사죄드린다”면서, “지난 선거 때 차량기지 지하화하고 지하철역 만들겠다는 공약했고, 그렇게 되는지 알았지만, 취임하고 알아보니 그렇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광명시와 광명시민과 협의 없이 진행되는 사업이기 때문에, 앞으로 광명시는 더 이상 이 사업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차량기지 이전 찬성 발언을 한 김현수 씨는 환경 악영향이 심하지 않으며, 인구증가로 인한 지하철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이 씨는 광명시가 추천하여 패널로 초대된 것이 아니라 국토부에서 패널로 초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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