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제안 으로 시작된 무지개빛 ‘행운의 타일 계단’
청소년 제안 으로 시작된 무지개빛 ‘행운의 타일 계단’
  • 최미자 넝쿨도서관 관장
  • 승인 2019.11.17 22: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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넝쿨도서관 최미자 관장에게 듣는 철산4동 마을이야기... 

마을 공동체 사업의 일환으로 철산 4동 마을 주민들이 9월 20일부터 시작하여 11월 11일까지 흥덕사 행운의 계단 124개를 일일이 타일을 쪼개서 붙여 멋진 계단으로 탈바꿈하였습니다.

전에는 어두침침하고 부식이 심해 위험했던 계단이었습니다. 그랬던 것을 이 동네 살고 있는 광덕 고등학교 2학년인 문미란 학생 제안으로 행운의 계단 모양을 유지하면서 무지개빛 6가지 색을 띈 계단으로 철산동의 명소가 되었습니다.

넝쿨 도서관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미술선생님(이현영)의 타일 색상에 대한 조언과 작업으로 철산 4동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도 하였으며 철산 복지회관의 유문경 선생님의 실무적인 힘으로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계단 하나에 타일 조각 붙히는 데 1시간 30분이 걸리는데 좁은 난간에서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붙이는 것은 버거운 작업이었습니다. 거기다 타일에 달라붙은 드라이픽스를 제거하는 일은 붙이는 시간과 비슷하여 그야말로 한 계단에 정성을 들인 시간은 2~3시간이 걸린 셈이었습니다. 그래도 나날이 계단이 바뀌는 모습에 지나가는 주민들은 찬사와 고마움으로 옥수수, 비빔국수, 박카스, 커피, 껌, 묵과 떡 등으로 일하는 분들에게 기운을 복돋아 주기도 하였습니다.

철산 4동 거주하고 있는 넝쿨 도서관 아이들과 동네 학교 지역 아동 쎈타, 광명 YMCA 회원들 함께 하였으며 특히 나이드신 어르신들도 거들고 나서주시는 바람에 철산 4동 마을 주민들의 마음과 함께하는 계단이 되었습니다.

이 계단으로 출, 퇴근 하시는 공공근로 어르신은 “출근하러 오르기 전에 한번 보고 퇴근하면서 내려와서 한번 더 보고 집에 간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게 하는 계단이다.” 하시기도 하고 온수역에 일하러 가는 주민은 “전에는 이 주변이 컴컴하고 무서웠는데 계단이 바뀐 뒤 부터는 낮이고 밤이고 환하여 계단으로만 다닌다.” 말씀하기도 하였습니다.

탈바꿈한 계단 주변 벽을 드림플라이 청소년 자조 모임 회원들과 학부모님들이 페인트칠을 하여 더욱 산뜻해졌고, 철산 4동 주민자치위원회에서는 계단 난간에 아이비 식물 화분을 매달아 놓기도 하였습니다.

광명시의 재개발 승인으로 점점 빈집이 늘어나는 철산 11-2구역에 생활에 환기를 불어 주고 있는 흥덕사 타일 계단 사업은 “재개발로 인해 언젠가 모든 사람이 떠나 버린 자리에 살 곳을 얻지 못해 남은 한 사람에게 힘을 주고자 타일 한조각 한조각을 붙였다.” 는 타일 계단 작업에 참여한 철산 주민의 말은 재개발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떠나가야 하는 사람들의 처지와 주거의 불안정으로 피해를 받을 수밖에 없는 주민들의 실상을 단적으로 드러낸 말이라고 봅니다.

안양천에 가서 네 잎 클로버를 따 책갈피에 간수하신 김영악 어르신은 계단 작업에 애쓴 주민들에게 선물로 나누어 주셨습니다. 이름 그대로 행운 계단이 ‘행운의 타일 계단’으로 거듭나 주민들에게 행운을 담뿍 선사하는 계단이기를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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