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농인 공화국의 공식언어 '수어 手語'"
"대한민국 농인 공화국의 공식언어 '수어 手語'"
  • 신성은
  • 승인 2019.12.16 17: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수어로 인사말을 전해 호응을 받았다.

광명시(시장 박승원)가 전국 최초로 *수어통역 인권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인권정책토론회를 열었다. 광명시민인권센터(센터장 이성덕)는 12일 광명시청 대회의실에서 토론회를 열고, **농인들의 삶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수어 手語: 농인들이 사용하는 보이는 언어
**농인 聾人: 듣지 못하는 장애인으로 수어를 일상어로 사용하는 사람

특히 수어통역 인권영향평가는 전국 최초로 시도된 것으로 광명시민 뿐만 아니라 경기도인권 담당관실, 인천시 미추홀구, 금천구청, 서울 은평구, 서울교육청, 고양시, 김포시 등 타 지자체에서 담당자가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각 지자체가 농아인들의 인권상황 개선에 큰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광명시가 장애인 관련한 복지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현장에서 여러분들의 목소리를 많이 듣고, 체계적인 계획과 정책을 세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박 시장은 수어로 인사를 전해 농아인들에게 호응을 받았다.

발언자 옆에 수어통역사가 배치 되었지만, 회중석에서 보이지 않는다는 농인들의 지적에 따라 수어통역사가 단상 위로 위치를 변경하여 통역을 진행하였다.

인권정책토론회는 ‘2019 광명시 수어통역 인권영향평가 성과 및 정책과제’ 발제와 농아 당사자와 전문가의 토론이 이어졌다.

먼저 이선미 광명시상임인권옹호관은 발제를 통해 ‘광명시의 100인 이상 참석 행사’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 점검결과 광명시의 100인 이상 행사에 배치되는 수어통역에서 행사 중에 수어통역사가 무대와 객석의 단차가 없어 수어통역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고, 수어통역사가 행사진행요원처럼 인식되어 잔심부름을 시키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선미 옹호관은 수어가 음성언어가 아닌, 보는 언어임을 강조했다. 농아인들에게 수어통역사가 보이지 않으면, 소통의 통로가 차단되는 것으로 행사 기획과 진행에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수어통역사의 전문성 인정, 행사 홍보물에 수어 통역제공 여부 알림, 119, 재난방송 수어통역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날 토론회는 문자통역과 세명의 수어 통역사가 배치되어 행사 진행을 도왔다. 권미경 토론자를 위해 수어통역사 한명은 맞은 편에서 통역을 진행하였다.

이미혜 전)한국농아인협회 사무총장은 토론을 통해서 “농인들은 ‘대한민국의 농인 공화국’에 산다라는 말을 한다”면서, “농인들이 글을 읽고 쓰면 되는데, 왜 수어로 해줘야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수어 통역의 필요성에 대해 “영어를 오래 배워도, 영어는 외국어일 뿐인 것처럼, 농인들의 정보접근은 문자가 아닌 수어가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전)사무총장은 “광명시에 1,751명의 농인이 있는데, 광명수어통역센터는 4명의 수어통역사가 있어, 한 명이 447명의 농인을 통역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농인들이 긴급하게 병원을 가는 상황이 발생하면, 통역이 없어 농인들이 위급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며 심각성을 이야기 했다.

인권정책토론회에서도 장애인 당사자의 시각으로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것의 필요성이 그대로 드러났다. 광명시민인권센터는 전국최초로 농인들의 행사참여를 위해 세 명의 수어 통역사를 배치하고, 행사에서 나오는 모든 발언을 속기사를 통해 문자로 스크린에 표시해 보여주었다. 한 시간 단위로 두 명의 수어통역사가 통역을 하고, 토론자로 나선 권미경 농인을 위한 통역사 한명을 배치한 것이다.

행사를 시작하자 농인들의 손짓이 바빠졌고, 수어 통역사의 위치가 조정되었다. 행사진행자와 수어 통역사의 위치가 참석한 농인들이 눈 높이에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어 통역사가 단상 위로 올라가서야 회중석은 조용해 졌다. 수어가 보이는 언어임을 확인시켜주는 순간이었다.

광명시민인권센터는 수어통역 인권영향평가를 시작으로 수어통역 매뉴얼 작성, 전 부서 배포 등 농아인의 보편적 권리 향상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