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심당 시론] 코로나 팬데믹 위기 이후(1)
[한심당 시론] 코로나 팬데믹 위기 이후(1)
  • 이승봉 칼럼
  • 승인 2020.04.21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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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족하는 삶으로 회귀해야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 공포가 좀처럼 사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자본주의의 총아이며 세계 최 강대국인 미국이 코로나 팬데믹에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미국은 50주 전역에 걸쳐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최후의 수단을 동원하였습니다.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는 지난 3월 3일 금리를 1%로 내리더니 15일에는 금리를 0%로 내리고, 7천 억 달러의 양적완화를 발표하였습니다. 바이러스 확산세와 경기 급감에 너무 놀란 것이죠. 하지만 시장이 연쇄 폭락으로 치닫자 급기야 23일 무제한 양적완화를 선언하였습니다. 3월 25일에는 미공화당과 민주당이 2조2천억달러(약2천6백조원)에 이르는 역대 최대의 경기부양책에 합의하였습니다. 핵심은 돈을 풀어 국채와 주택저당채권, 회사채, 기업어음(CP)과 대출을 포함한 모든 유동화증권(ABS)까지 금융관련 거의 대부분 상품을 매입한다는 것입니다.

이 대책이 의미하는 바는 자본주의 시장원리를 부정하고 민간기업을 국유화하겠다는 것입니다.

107년 미 연방준비제도 역사상 최대이자 최후의 구제금융은 소위 세계화체제(Globalization System)를 구축한 신자유주의자들이 느끼는 금융 붕괴의 공포감이 거의 종말적 단계에 와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1970년대 이후 자본의 자유를 지켜온 이들이 마지막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해 목숨을 연장해 보려는 발악입니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즈(FT)는 연준이 ‘올인(All in)’을 선언한 것‘이라고 하였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은 가진 모든 화살을 다 썼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월 고점 대비 32%나 추락했던 증시가 이전처럼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등락을 반복하고 있으며,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더욱 얼어붙은 실물경제 회복에는 별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양적완화에 나선 유럽, 일본도 예외가 아닙니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신자유주의 거품 경제 위기가 마구 뿌려지는 헬리콥터 머니에 의해 소생할 것인지 아니면 그간 ‘부채의 바벨탑’을 쌓아올렸던 신자유주의 세계화체제를 무너뜨리는 계기가 될른지는 곧 판명될 것입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촉발된 위기는 총체적인 사회 경제적 위기입니다. 보건과 의료뿐 아니라 금융, 생산과 서비스, 무역 등 경제 영역, 문화와 생활 전반에 걸친 위기입니다. 때문에 이 위기는 지정학적 세계질서의 전환, 세계경제질서의 변화, 각국 사회체제의 변화 등 근본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즈(NYT)는 지난달 17일 “우리의 새로운 역사적 구분: B.C.와 A.C.-세계역사는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Our New Historical Divide: B.C. and A.C. — the World Before Corona and the World After)라는 기사를 내놓았습니다. 슬기롭게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는 동시에 새로운 세계질서를 만들어 내지 않으면 인류는 더 큰 재앙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입니다.

이번 코로나 위기로 임계점에 도달한 거품경제는 무너지고, 미국 중심 세계화체제도 종말을 고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국제통화기금 IMF는 지난주 14일(현지 시각) '2020년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우리나라는 OECD) 36개국 중 가장 높은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코로나 위기로 세계 경제성장률은 평균 -3.0%로 1929년 대공황 이후 최악의 상황이 되리라 전망했습니다. 한국의 성장 전망은 –1.2%이며, 2위인 헝가리는 –3.1%입니다. 일본은 –5.2%, 미국은-5.9%로 예상되었고 코로나19 사망자가 2만 명을 넘어선 이탈리아는 –9.1%로 예상 되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IMF는 한국이 코로나19에 대해 신속하고 과감한 조치로 성공을 거두었으며 경기 대응도 잘하여 그 충격이 해외 주요국보다 상대적으로 덜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지금의 위기는 갑자기 뚝 떨어진 것이 아닙니다. 과거의 총체적 결함의 결과입니다. 그러니 과거의 위기를 해결하지 않고서 미래는 없습니다. 코로나 위기 이후의 해결책도 과거의 반성으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코로나 펜데믹이라는 사회적 위기는 곧 1929년 세계경제공황에 버금가는 경제공포로 이어지게 될 것입니다. 벌써 세계는 기업들의 도산과 구조조정의 실업사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4월 16일 현재시간 미국은 2,200만 명이 실업수당을 신청하였다고 합니다. 아직은 아니지만 우리도 구조조정의 압박이 언제 대규모 실업사태를 야기할지 모릅니다.

저는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먼저 우리가 꿈꾸는 세상이 어떤 세상인가를 성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사회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내야 한다고 감히 주장합니다. 코로나 위기가 아니더라도 인류는 스스로 자초한 기후 위기로 대멸종을 경고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위기를 초래한 미국 등 강대국들의 비협조로 과감한 행동에 돌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인류는 2030년 이후 더 이상의 해결책도 능력도 완전히 사라지게 될지도 모릅니다. 인류에게 남은시간은 이제 10년 뿐 이라는 의미로 받아드려도 좋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 팬데믹은 그동안 아무리 외쳐도 듣지 않았던 기후위기에 대한 해결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공장이 멈추고 자동차가 사라지자 하늘이 파래지고 공기가 맑아졌습니다. 먹고, 마시고 흥청대는 과소비가 사라졌습니다. 집에 갇혀 자신들의 삶을 성찰하는 기회도 갖게 되었습니다.

경제가 침체하니 정치인들이 경쟁적으로 나서 재난기본소득을 이야기합니다. 국경폐쇄로 하늘길, 바닷길이 막히니 강대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초 연결 사회를 지향하던 세계가 자국의 내면을 돌아보게 됩니다.

저는 코로나 이후를 전망해 보는 시리즈를 통해 우리들이 가져야할 가치와 태도를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그 첫 번째로 <자족하는 삶>을 들고 싶습니다.

우리나라가 코로나19 팬데믹을 훌륭하게 막아내고 있어 세계의 모범이 되고 있다는 것은 이제 누구나가 인정하는 바입니다. 진단키트와 의료장비, 방역 물품에 대한 지원 요청과 우리의 방역체계를 배워가려는 나라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생활방역으로 전환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만 교회 등 종교시설, 유흥시설 등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지금이야 말로 동섭천(冬涉川)하듯 조심해야 할 때입니다. 방역 당국의 거듭된 당부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몇몇 교회에서는 저항적으로 주일 집회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모양새는 이타적 삶을 가르치는 종교의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앞에서 이야기 했듯이 코로나 이후의 세계는 더 이상 신자유주의가 지배하는 세상은 아닐 것이라고 봅니다. 아니 아무리 애를 쓴다 해도 신자유주의는 더 이상 생명을 부지할 수 없을 겁니다. 총체적 사회 경제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의식 변화가 필요합니다. 그 중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이 욕심의 포기입니다. 부자가 되고 권력을 손에 쥐어 모든 사람이 우러러보는 자리를 탐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모든 권력과 재물은 나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어야 합니다.

성서에서도 부자가 되려고 애를 쓰고 돈을 쫓는 사람들에 대해 이렇게 경고합니다. “부자가 되려고 애쓰는 사람은 유혹에 빠지고 올가미에 걸리고 어리석고도 해로운 온갖 욕심에 사로잡혀서 파멸의 구렁텅이에 떨어지게 됩니다. 돈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악의 뿌리입니다. 돈을 따라다니다가 길을 잃고 신앙을 떠나서 결국 격심한 고통을 겪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디모데전서 6:9-10)

바울 선생은 종교란 “자기가 갖고 있는 것으로 만족할 줄 아는 사람에게 유익”하다고 강조하면서, 사람은 “아무것도 세상에 가지고 온 것이 없고 아무것도 가지고 갈 수 없으므로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으면 그것으로 만족하라”고 권면합니다.

또 야고보는 육신의 욕망을 제어하지 못할 때 어떤 결과가 빚어지는지를 우리에게 이렇게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사람이 시험을 당하는 것은 각각 자기의 욕심에 이끌려서, 꾐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욕심이 잉태하면 죄를 낳고, 죄가 자라면 죽음을 낳습니다."(약1:14-15)

"여러분은 욕심을 부려도 얻지 못하면 살인을 하고, 탐내어도 가지지 못하면 다투고 싸웁니다."(약4:2)

2천 여 년이 흘렀지만 이런 일들은 오늘 우리의 일상에서 목격되는 일들이기도 합니다. 자본주의가 신을 대신 하는 사회는 이러한 탐욕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습니다.

415 총선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민주당의 압승으로 마감했습니다. 300명 국회의원 정수의 5분의 3을 차지하는 180석을 챙겼습니다. 통합당에 비해 77석이나 많지만 총 득표수의 차이는 고작 8.9%입니다.

이번 선거 결과로 민주당은 중앙정부·지방자치단체에 이어 의회 권력까지 모두 차지하는 건국 이래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을 맞았습니다. 개헌(200석 이상 필요)만 빼면 법안·예산안 등 국회 안건을 단독 처리할 수 있는 의석수를 가지게 된 거죠. 다수당의 독주를 견제하는 ‘국회 선진화법’에도 저촉되지 않습니다. 야당의 견제 수단인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중단시킬 수 있습니다. 어쩌면 무소불위의 권력을 거머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착각해서는 안 됩니다. 교만에 빠져 엉뚱한 욕심을 부려서도 안 되죠. 민주당내에서 열린우리당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 다행인지도 모릅니다.

이제 개혁의 힘을 확보한 민주진영은 촛불 정신을 차근차근 구현해야 합니다. 더 이상 지탱가능하지 않은 물신주의, 신자유주의 체제를 극복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코로나 19의 극복을 이끌고 있는 우리는 이제 인류의 협력과 양보로 만들어지는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드는데 앞장서야 합니다. 우리 사회 내부의 적폐를 청산하고 민족의 미래를 개척하는 일이 그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돈이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에 빠진 오늘날, 우리 모두는 신자유주의 체제에 대한 코로나 팬데믹의 경고를 뼈아프게 받아드려야 합니다. 돈을 사랑하지 말고 진리와 자유, 정의와 평화를 사랑해야 합니다. 부자가 되려 하지 말고 나눔의 기적을 통해 자족의 행복을 찾아야 합니다. 우리의 욕심이 나를 파멸시키고 가정을 파괴합니다.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자연을 망가뜨려 결국은 우리 모두의 공멸을 불러드립니다.

419혁명 60주기가 되었습니다. 절기상으로는 곡우입니다. 볍씨를 담그고 한해 농사의 풍년을 빌어보는 날입니다. 볍씨를 담그기 위해서는 좋은 씨앗을 가려내어야 합니다. 419혁명이 우리사회의 정의와 자유의 깃발이 되었다면 그것을 지키고 가꾸기 위한 단호한 노력을 통해 평등과 평화 세상을 만들어 나가야 하겠습니다.

이승봉
이승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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