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결사 반대” - 광명시민운동장서 1,000여 명 대규모 반대 집회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결사 반대” - 광명시민운동장서 1,000여 명 대규모 반대 집회
  • 광명시민신문
  • 승인 2020.06.3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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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구 민원 해소를 위해 왜 광명시민이 희생해야 합니까. 구로 차량기지 이전을 결사적으로 반대합니다.”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반대 공동대책위원회(공동위원장 이승호, 이승봉, 고복현) 주관으로 열린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반대 결의대회>는 30일 광명시민운동장에서 광명시민, 국회의원, 시도의원, 시민사회단체장 등 1,000여 명이 모여 "차량기지 이전 결사반대"를 외쳤다. 

이승봉 공대위 공동위원장은 이날 “광명시 한복판에 차량기지가 들어오면 우리 자녀들에게 물려줘야 할 환경과 성장 잠재력이 처참히 밟힌다”며 "국토부와 구로구, 기재부와 인천이 잇고 있는 검은 야욕을 결단코 분쇄하겠다. 오늘은 이자리지만 다음은 국토부로 가서 항의할 것을 주장한다"고 밝혔다.

박승원 광명시장도 “차량기지를 광명시가 받아야 하는 정당성과 당위성이 떨어진다. 31만 광명시민의 일관된 요구를 무시한 채 국토부가 일방적으로 이전을 강행할 수는 없다”고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에 반대했다.

조미수 광명시의장은 "제2경인선을 부천 옥길까지 연결하려고 하면서, 광명시의 구로차량기지 이전 반대를 님비 현상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반대 집회참석자들을 향해 "이전 반대하는 여러분을 동지라고 부르고 싶다. 동지여러분 간절히 간곡히 구로차량기지 이전을 반대한다면 방법을 바꾸자"면서 "울어야 한다. 조직적으로 체계적으로 울어야 한다. 뜻을 함께 한다면 분명히 관철 시킬 수 있다"고 외쳤다.

임오경 광명 갑 국회의원은 "님비현상과 불합리함은 다르다"면서, "민원을 막고자 민원을 만드는 불합리함에는 분명하고,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고, 이것이 문재인 정부가 외쳐온 지방분권과 자치의 실현"이라고 말했다.

박철희 공대위 집행위원장은 “국토부는 광명의 산림축을 훼손하고 200만 명의 식수원 오염을 위협하는 차량기지 이전 계획을 당장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마스크를 쓰고 2m 간격을 유지하는 등 코로나19 방역대책을 준수하며 1시간여 동안 집회를 진행했다.

◇ 차량기지 논란 시발은 ‘구로구 민원’

구로차량기지는 1974년 8월 지하철 1호선이 개통하고 한 달 뒤 구로구 구로동 일대 25만3224㎡에 조성됐다. 경인선과 경부선 전동차의 62%(908량)가 이곳에 머물면서 수리·점검을 받는다.

차량기지 조성 당시 구로구는 서울시의 외곽이었다. 점차 도심화하면서 소음·진동, 도시 단절 등의 주민 민원이 꾸준히 제기됐다.

민원이 잇따르자 정부는 2005년 6월 국무회의에서 구로차량기지를 외곽으로 이전하는 내용을 수도권 발전 종합대책에 포함, 이전 논의를 가시화 했다.

이후 관계 기관이 공동 TF를 꾸려 여러 가지 이전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이전지로 지목된 지방자치단체의 반발이 거듭되면서 논의는 수년 동안 공전했다.

그러다 2009년 12월 광명시 노온사동으로의 이전하는 방안이 급부상했다.

애초 TF가 2008년 12월 타당성조사를 했을 당시 광명시 노온사동은 구로구 항동과 부천시 범박동에 이어 3순위 후보지였다.

후순위 후보지가 지목된 데는 구로구·부천시의 반대뿐만이 아니라 광명시 노온사동과 시흥시 과림동 530만 평(1740만㎡)의 보금자리지구 지정이라는 당근책이 배경에 있었다.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과 구로구청장, 광명시장 등은 이 방안을 놓고 2010년 9월부터 2012년 6월까지 14차례나 협의했다.

광명시 관계자는 “협의 과정에서 보금자리지구 지정과 함께 차량기지 지하화, 보금자리와 연계한 지하철역 2개 신설 등을 수차례 요구했다. 이 조건 충족 없이는 차량기지를 받을 수 없다는 의견을 분명히 밝혔었다”고 말했다.

◇ 차량기지 이전 핵심 조건 ‘물거품’

국토부는 2010년 3월 3차 보금자리주택지구로 광명·시흥지구를 선정했다. 또 차량기지 지하화와 지하철역 신설안 등을 담은 타당성조사와 차량기지 이전지 활용 용역에 착수했다.

광명시의 핵심 요구안이 대체로 반영되면서 구로차량기지의 광명 이전이 현실화하는 듯 했다.

하지만 주택경기 침체와 공급 과잉 우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자금난 등으로 차량기지 이전 핵심 조건이었던 광명·시흥지구 개발이 표류했다. 그러다 결국 2014년 9월 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 해제됐다.

또 차량기지의 지하화나 복개 방안이 사업비 증가로 인해 사업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광명시의 애초 요구안이 상당부분 물거품이 됐다.

국토부는 구로차량기지 이전의 핵심 조건이 반영되지 않았는데도 한국개발연구원(KDI)을 통해 이전 타당성 재조사 용역을 그대로 진행했다.

국토부는 차량기지 입출고선을 광명시내로 경유하도록 다시 기획해 광명시와의 협의를 이어갔다.

광명시는 보금자리 사업 좌초에도 불구하고 국토부의 계속되는 이전 추진에 최소 조건으로 차량기지 지하화와 지하철 5개역 신설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사업비 증가 등을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철희 공대위 집행위원장은 “국토부는 차량기지 이전사업을 중단하지 않으면서도 사업비 절감을 위해 신설역은 단 한 개만 반영해 2016년 12월 타당성 재조사를 마치고 기본계획 수립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 광명 민선7기 “지역‘두 동강이’결사반대”

광명시 민선7기가 2018년 7월 출범했지만, 차량기지 이전을 둘러싼 국토부와 광명시의 이견은 계속됐다.

국토부는 차량기지 이전 사업의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협조 요청을 수차례 광명시에 보냈다.

광명시도 이때마다 친환경(지하화) 차량기지 조성과 5개역 설치, 운행간격 조정(10~20분→5분), 광명시민 협의 참여, 제2경인선 연계 등 5개 요구안을 제시하며 맞섰다.

이 가운데서도 “구로구 민원을 광명시로 연장할 수 없다”며 차량기지 지하화를 중심에 두고 요구하고 있다.

광명시는 그러면서 국토부의 이전 계획안을 토대로 환경 훼손의 심각성을 시민에 알리며 공동 대응에 나섰다.

광명시가 지난해 3월11일 공고한 국토부의 구로차량기지 이전사업 기본계획 환경영향평가서에 나온 광명 이전지를 위성사진에 대입한 결과는 심각했다.

차량기지가 광명지역 중심을 횡단해 두 동강이 날 상황이고, 현재 주민이 사는 노온사동 밤일마을 상당부분도 뒤덮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가 계획한 구로차량기지 이전지의 면적은 모두 28만1931㎡에 달한다. 이는 구로기지 23만7380㎡보다 4만4551㎡(18.7%) 늘어난 규모이며, 국토부가 2016년 12월 타당성 재조사 때 계획했던 19만5680㎡보다도 무려 8만6251㎡(44.1%)나 커졌다. 면적이 늘어난 만큼 사업비도 재조사 때 9368억 원에서 1조718억 원으로 14.4%나 늘었다.

전체 49개 유치선과 경수선 공장을 잇는 기지는 타당성 재조사 때 최장 폭 315m, 전체 1.1㎞ 구간에 입구가 좁아지는 음료병을 눕힌 모양이었다가 환경영향평가를 거치면서 면적이 대폭 늘었다.

최장 폭이 315m, 전체 구간이 1.2㎞로 늘었고, 모양도 마치 뭉뚝한 텀블러를 눕힌 모양으로 되면서 평균 폭이 200m나 됐다.

더욱 심각해진 것은 기지의 가장 오른쪽 경수선 공장 부분이 새로 생기면서 논·밭과 주택은 물론 밤일마을에서 구름산까지 이어지는 유일한 둘레길과 노온배수지 진입로를 덮는다는 것이다.

또 기지 내 단차 발생으로 기지 왼쪽의 유치선 구간은 7m 높이로 쌓고, 경수선 공장 부분은 11m 깎아야 해 인근 주택가, 음식문화거리와의 높낮이 차가 컸다.

이런 식이면 밤일마을 주택가는 물론 구름산까지 이어지는 유일한 둘레길과 노온배수지 진입도로도 모두 없애거나 옮겨야할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단차 피해의 비슷한 사례가 병점 차량기지다. 마을을 절개해 기지를 지었는데, 기존 주택이 절벽 위에 있는 모양"이라며 "차량기지가 밤일마을을 뒤덮고, 둘레길과 도로 등을 끊는 형태로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 이전 반대 공대위 주축 대응, ‘시민 분열’ 우려

광명시의 ‘조건 불이행에 따른 차량기지 이전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토부는 기본계획 수립 관련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지난해 3월11일~4월19일 공람·공고한 뒤 주민의견을 받았다.

또 국토부 주관 주민설명회를 연 뒤 올해 6월10일까지 차량기지 이전 사업 기본계획안에 대한 관계기관 의견을 받았다.

광명시는 국토부에 낸 의견서에서 “차량기지 이전 전제였던 보금자리지구 지정이 해제됐으므로 이전 사업도 소멸돼야 한다”며 “광명시의 허파인 도덕산과 구름산의 산림축 훼손, 노온정수장 오염이 우려된다”고 반대했다.

앞서는 지난해 12월 시와 시의회, 국회의원, 도의원, 시민사회단체, 시민 등 269명이 참여하는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반대 공동대책위원회’를 꾸려 공대위를 중심으로 대응해 왔다.

공대위는 정치권과 접촉하고 구로차량기지 기술자문을 통한 논리적 대응에도 나섰다.

또 타당성 조사 결과 경제성(B/C)가 부족한데도 국토부가 사업을 강행한다며 기획재정부에 예산낭비 신고를 하고, 국민감사청구도 했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이러는 사이 광명시민 조차 의견이 엇갈리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는 등 ‘시민 분열’조짐마저 생기고 있다.

광명시가 최근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차량기지 광명 이전에 따른 찬반 의견을 물은 결과 반대가 61.7%, 찬성이 21.9%가 나왔다.

광명시 관계자는 “찬반 의견이 다양할 수는 있지만, 신설한다는 지하철역 인근 주민의 찬성률이 유독 눈에 띈다”며 “차량기지 이전을 둘러싸고 국토부가 핵심 조건은 쏙 빼놓고 제시한 ‘지하철역 신설’이라는 당근책에 시민 분열 조짐마저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승원 광명시장도 “국토부를 제외한 관계기관 누구도 차량기지 이전을 원하지 않는다”며 “구로구민 민원 해소를 위해서는 현 위치에서 지하화 하는 게 마땅하다. 구로구 민원을 왜 광명시까지 연장하려 하느냐”고 했다.

한편 관계기관 협의를 마친 국토부는 조만간 기획재정부와 총사업비 협의를 거쳐 기본계획 고시와 실시설계에 들어가 2027년까지 이전 사업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광명시민운동장에는 시민 1,000여 명이 모여 구로차량기지 이전 반대를 외쳤다.
광명여성의전화 정애숙 회장이 집회를 진행했다. 
이승봉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박승원 광명시장이 정당성과 당위성이 떨어진다며 구로차량기지 이전 반대를 외치고 있다.
조미수 광명시의회 의장이 시민들을 향해 동지로 부르며, 구로차량기지 이전을 막기 위해 함께 울자고 외쳤다.
임오경 광명갑 국회의원이 불합리함에 단호히 대처하자고 말했다.
정대운 경기도의회 의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
박철희 공대위 집행위원장이 경과를 보고하고 있다.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중단 및 철회 촉구 결의문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반대 공동대책위원회는 공공성과 경제성이 미흡하고, 환경 피해의 총량을 늘리는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사업에 반대한다. 또한,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을 전제로 추진되고 있는 2경인선 광역철도 사업에도 절대 동의할 수 없다.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사업은 특정지역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국토교통부가 직접 개입하고 이를 마치 국가에 필요한 정책인 양 포장하여 문재인 정부의 국토균형발전을 저해하는 사업이므로 당장 중단하고 철회되어야 한다.

 

구로차량기지 이전 사업은 구로구민의 소음 및 진동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2005수도권발전종합대책에 포함하여 외곽으로 이전을 검토한 사안이다. 그런데 15년의 세월이 흐른 뒤 이사업은 광명시민들이 결사반대 함에도 불구하고 몇몇 정치인들의 욕심과 야합에 의해 억지로 타당성을 맞추어 또 다시 추진되고 있다.

 

최근에는 한발 더 나가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을 전제로 2경인선 광역철도 예비타당성 조사가 광명시를 배제한 채 기획재정부에 의해 초법적으로 자행되고 있어 광명시민들을 더욱 분노케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목도하며 광명시민들은 광명의 천혜환경을 지키고 미래 발전을 가로 막는 구로차량기지 이전 사업을 중단시키기 위해 지금 이 자리에 다같이 모였으며, 이전을 반대하는 우리의 강력한 요구를 담아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첫째,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는 법적 근거 없이 광명시에 차량기지 이전을 획책하는 모든 사업에서 손을 떼라.

 

둘째, 구로구민의 민원 해결을 위해 광명시민을 희생양으로 삼으려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광명시와 광명시민은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을 절대 반대하니 현재의 구로차량기지를 지하화하고 그 위에 스마트시티를 건설하라.

 

셋째, 아직 확정도 되지 않은 구로차량기지 이전 사업을 전제로 추진하는 제2경인선 광역철도 사업을 철회하라, 만일 이 사업을 진행하려면 구로차량기지는 가장 큰 혜택을 얻는 지자체로 가져 가라.

 

넷째, 광명시와 광명시민은 현재 진행 중인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기본계획절차와 제2경인선 예비타당성조사를 즉시 중단하고, 다른 대책을 마련하여 추진할 것을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

 

2020630

 

구로차량기지 광명 이전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위원 일동

광명경실련 김정숙, 최미영 부장이 결의문을 낭독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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