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갈 곳 잃은 군고구마통! 어쩔 수 없는 빈익빈 부익부?
기자의 눈>갈 곳 잃은 군고구마통! 어쩔 수 없는 빈익빈 부익부?
  • 강찬호기자
  • 승인 2003.12.11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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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의 눈>

갈 곳 잃은 군고구마통!
어쩔 수 없는 빈익빈 부익부?

 

 

 

 

 ▲단속이 나오자 군고구마 통을 골목에 감추기 바쁘다.

 

 ▲파보레 앞 대로에 늘어선 포장마차들. 위탁 관리 대상이라 단속 받지 않는다.

 

본지 광명사람들에 인터뷰를 한바 있는 어르신을 시청 본관 앞에서 우연히 마주쳤다. 10일 4시경이다. 사회복지과를 찾는다고 한다. 이 시간이면 열심히 군고구마를 파셔야 할 시간인데, 시에서 단속을 나와 군고구마통을 치우고, 시청을 찾는 것이라고 한다. 어떻게라도 해야하기에. 어딘지 몰라 찾다가 우연히 기자를 만난 것이다. 어르신을 사회여성복지과로 안내했다. 그리고 문을 열어 드리고 나왔다. 그러나 답이 암담하다. 가면 무엇이 해결 될까?

사는 게 어려우면 거리로 나서야 한다. 이런 저런 이유로 그나마 열악한 사회안전망의 보호를 받을 수 없거나, 받더라도 그것으로 생활을 영위할 수 없는 이유가 발생할 때 부딪치는 ‘현실’이다. 나이가 들어도 일을 할 능력이나 의지가 있을 경우, 선택을 할 수 있는 일이다. 그 중에 하나가 군고구마 장사일 것이다.

이마저 힘들면, 사회복지기관이나 종교기관 등에서 운영하는 한 끼의 식사라도 찾아 나서야 한다. 더 어려운 상황에 대해서는 굳이 언급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현실이다.

일할 의욕과 의지가 있음에도, 그리고 거리로 나섰지만, 그 마저 이 사회에서 ‘이유를 들어’ 허용을 하지 않는다면...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시청을 나서 철산역 앞을 지나는데, 그곳 포장마차 대열은 지나는 시민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빈익빈 부익부’는 어느 곳, 어느 때나 존재할 수 밖에 없는 또 다른 ‘현실’인가? 상업지구 노점상은 위탁을 주어 관리가 되고 있다. 그리고 이 안에는 보이지 않는 기득권이 존재할 것이다. 이 곳에 진입을 할 수 없는 이들이 갈 곳이란 보이지 않는다.

같은 길거리 노점이라도 상황이 보다 나은 경우는 그래도 낫다. 트럭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단속을 나오면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하면 그 뿐이다. 차량을 소유할 수 있고, 운전을 할 수 있는 여건만 있으면 된다. 그러나 이게 어디 쉬운가?

군고마통을 끄는 어르신들이 종종 눈에 띤다. 점차 어르신들이 이 시대의 약자로 자리를 잡아 가는 것일까. 이들은 이 통을 끄는 것도 어려운 현실이지만, 버티는 것이다. 그러나 행정의 단속은 야속하기만 하다. 정녕 대안은 없는 것일까?

 

 

  

<2003. 12. 11  강찬호기자 tellmec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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