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노동조합 800여명 성탄 앞두고 파업에 돌입
이케아노동조합 800여명 성탄 앞두고 파업에 돌입
  • 광명시민신문
  • 승인 2020.12.24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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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산업노동조합 이케아코리아지회 제공

마트산업노동조합 이케아(IKEA)코리아지회는 오늘 24일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사측과 7개월 간 합의한 내용을 사측이 일방적으로 수정하였고, 사측이 노동자에게 식비 500원을 추가 지급하겠다는 입장을 내면서 파업에 이르게 되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케아 노동자들의 핵심 요구는 최소한의 것이 었다면서, 이마저 수용하지 못하는 이케아 경영진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이 사측에 요구하는 사항은 상식적인 것들이다. 하루 6시간 이상 근무 보장, 출근 사이 14시간 휴식보장, 수당 및 상여금 신설, 무상급식 ,유급휴게시간 보장 등이다.

이케아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처우는 생각보다 열악하다.

이케아는 주당 40시간 노동자 외에도 16시간, 20시간, 25시간 등 다양한 시간제 노동자를 뽑는다. 16시간 노동자는 일주일에 하루 4시간 4일 동안 일하게 되는데, 스케줄을 사측에서 고객이 붐비는 시간을 고려하여 2개월 단위로 짜기 때문에 다른 일을 병행하기 어렵다. 이에 노조는 6시간 이상 근무를 보장하라고 요구하고, 출근 사이에 14시간의 휴식시간을 보장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노조는 노동자들이 밥은 편하게 먹어야 하지 않냐고 묻는다. 노동자들은 근무 스케줄에 따라 점심식사와 저녁식사를 회사에서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8시간 근무에 1시간 휴게 시간이 법으로 정해져 있지만, 두 번의 식사를 1시간에 해결하기에는 부족한 시간이다. 결국 식사 한번에 30분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동 시간을 제외하면 10여 분 안에 급히 밥을 먹어야 한다. 노조 측 관계자는 급한 식사에 위장 장애를 겪는 노동자들이 많다고 말한다. 식대도 노동자와 회사가 절반씩 부담한다. 다른 대부분의 대형마트들은 노동자들의 식대를 회사에서 제공하고 있다.

이케아는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도 동일 업계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이케아는 노동자들에게 9,200원의 시급을 주고 있다. 최저시급 8,590원 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각종 수당이 지급되지 않아 다른 대형마트 노동자들의 평균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이케아 노동자들의 숙련도가 높아지면, 사측은 그만큼 노동자를 줄여 노동강도가 높아진다고 말한다. 심지어 교대할 사람이 없어 화장실도 가지 못하고 방광염에 걸린 노동자도 있다. 노동자들이 일을 잘하게 되어도, 임금은 그대로면서, 노동강도는 높아지는 모순적인 상황을 겪고 있다. 노조는 시급과 주휴수당 외에 직무수당, 근속수당, 상여금 신설을 요구하고 있다.

임금인상은 최저시급 인상 외에 관리자의 인사고과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노동자들은 특별한 기준이 없는 것 같다고 말한다. 관리자 말을 잘 들으면 임금인상이 이루어지지만, 그렇지 않으면 최저시급 외에는 받는 것이 없다. 인원이 부족하여 노동강도가 높아져도, 제대로 항의하거나 요구할 수 없는 구조이다. 또한, 회사에서 요구하는 각종 자격증을 갖추고 있어도 이에 따른 수당은 전혀 없다.

@마트산업노동조합 이케아코리아지회 제공

노조는 쟁의 기간 중 태업을 실시했다. 즉, 노동력을 회사에 제공하지만 작업능률을 낮춰 회사에 경제적인 피해를 주는 행위이다. 노조의 태업지침을 보면, 그동안 사측이 노동자들을 얼마나 착취해 왔는지 알 수 있다. 노조는 노동자 한 명이 다섯 명의 역할을 했다면서, 안전규정을 지켜 작업 속도 빠르게 하지 않기, 사다리 작업 혼자 하지 않기, 중량물 혼자 들지 않기, 출퇴근 및 휴게시간 정확히 지키기 등을 태업 지침으로 세우고, 비정상을 정상화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노동자들이 혼자 사다리 작업을 하다가, 고객의 카트와 부딪혀 사다리에서 떨어지는 사고가 많다고 말한다. 낙상사고로 갈비뼈 골절을 겪는 노동자도 있다. 고용노동부 지침에 따라 사다리 작업은 2인 1조로 작업해야 하지만, 인력이 부족한 이케아 작업장에서는 지켜지지 않았다.

노조는 오늘부터 시작되는 파업을 ‘연말휴가파업’이라고 부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집회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동안 고생한 노동자 스스로에게 쉼을 주겠다는 것이다. 노조 측은 이케아가 착한기업, 좋은 기업이미지를 광고하여 성장했지만, 노동자를 사람 취급하지 않고, 함부로 대했다면서 허울 좋은 이미지 뒤에 가려진 이케아의 실체가 드러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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