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농아인협회 광명시지회 지회장 선거를 앞두고, 농아인들의 집단적 반대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농아인 10여명은 28일 오전 광명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회원의 인권을 유린한 지회장 후보 A씨를 향해 지회장 후보에서 사퇴 할 것을 요구했다.

농아인들이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것은 지회장이 광명시로부터 인건비 운영비 시설비 등을 지원 받는 수어통역센터 센터장을 겸직하기 때문이다.

후보 사퇴를 요구 받고 있는 A씨는 2019년 1월까지 20여 년 간 지회장과 센터장을 겸직하면서 여성 회원에게 성희롱을 행하였고, 성폭력 의혹과 근무태만 의혹을 받고 있다.

A씨는 2019년 폭행과 성희롱 혐의로 조사를 받았고, 광명시농아인협회 자체 감사를 받던 중 지회장을 사임하였다. 이후 A씨는 법원으로부터 벌금 200만원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의 약식명령 받았다.

농아인들은 여성회원을 상대로 성범죄 이력이 있는 사람이 지회장이 되어서는 안된다면서, 피해자 외에도 성범죄 피해를 당한 말 못하는 회원이 다수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A씨가 근무 중 술판을 빈번하게 벌이며 근무태만을 해 왔다며, 지회장은 농아인의 권익을 위해 활동하는 사람이 지회장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명시 관계자는 경기도농아인협회 광명시지회가 중앙회로부터 관리 감독을 받고 있으며, 시에는 감독권한이 없다면서, 광명시에서 수어통역센터를 지원하고 있는 만큼 중앙회 등과 협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A씨는 2019년 성희롱으로 약식처벌을 받았다고 인정하면서도, 윤리적으로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중앙회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등록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아, 절차상 하자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기도농아인협회 정관에 따르면 지회장 선거에서 단독 후보일 경우 투표절차 없이 당선을 확정시키는 것으로 되어 있어 광명시 농아인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A씨 후임인 현 지회장의 경우 3개월 전 바뀐 정관으로 인해 후보등록을 하지 못한 상황이다. 정관은 임원으로 2년 이상 활동한 자를 후보의 자격으로 규정하고 있다.

광명시 농아인들은 중앙회와 A씨의 관계가 돈독하다면서 3개월 전 바뀐 정관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 하고 있다. 경기도농아인협회 광명시지회 총회는 코로나19로 인해 29일까지 서면 총회로 진행되고 있으며, 30일에 당선자가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광명시지회 61명 회원 중 과반수가 넘는 회원이 A씨의 임원선출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어, 향후 어떤 결과가 나올지 논란이 예상된다.

신성은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