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소하노인종합복지관 이용 노인이다. 또 동년배상담사로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우울한 어르신들을 찾아가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공감하고 위로하여 한사람이라도 더 광명지역의 어르신들이 마음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하였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삶을 되돌아보고 정리 후 자서전 발간하여 따끈따끈한 책을 들고 오셔서 궁금한 마음에 빠르게 읽어 내려갔다.
읽은 후 소감을 짤막하게 적어본다.
기고: 김다미(소하노인종합복지관 상담실장)
책을 읽고 세 가지 측면에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첫째, 코로나19 상황에서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고 자서전으로 정리했다는 점
둘째, 가난과 고생에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삶이었다는 점
셋째, 감사하는 삶으로 노년 통합을 이루었다는 점이다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출하기도 어렵고, 친구들도 만날 수 없어 많은 사람들이 답답함과 우울함을 호소하였다. 노인복지관을 이용했던 노인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코로나가 심해질수록 상담활동은 더욱 바쁘게 진행되어야 했으니까 말이다.
이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로 마음이 힘들다고 호소할 때 주인공은 자신의 삶을 정리하고 230쪽이 넘는 책을 발간하였다.
남판석 어르신은 거제에서 태어나 소형 선박의 기관사로 일하는 아버지의 불안정한 직업으로 인해 가정형편은 어려울 수밖에 없었고 그로 인해 중학교마저 등록금이 밀려 교무실에 불려 다니며 간신히 졸업할 수 있었다.
졸업 후 아버지 뒤를 이어 작은 배를 타며 조개나 생선을 잡으며 뱃일을 시작하여 열심히 했지만 가정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 선장실의 돈을 훔쳐갔다는 누명을 쓰고 쇠파이프로 두들겨 맞기도 하였다. 또 큰 배와 부딪쳐 바다에 빠져 죽을 뻔한 위기를 경험하기도 하였다.
한동네 살고 있던 우체국 집배원의 권유로 우체국에서 임시직으로 일하면서 한 달 월급이 쌀 한가마 정도의 박봉이었으나 최선을 다해 일했고, 정규직으로의 도전을 꿈꾸었다.
시험을 통해 정규직이 되고, 늦깍이 고등학생으로 방송통신고등학교 과정을 공부한다. 일하는 틈틈이 영어단어를 외우고 수학공식을 익히면서 배우고자 하는 열의를 불태웠다.
거제도 시골에서 집배원 생활을 하던 주인공은 서울체신청 발령을 요청하여 남서울우체국에서 집배원 생활을 하게 된다. 100여명 정도가 근무하는 곳에서 업무의 중압감을 이겨내며 적응 하는가 했더니 서울특별시 지방공무원으로 또 한 번 도전하고 꿈을 이루어낸다.
시골에서 올라온 세 명의 자녀와 아내, 다섯 식구의 단칸방에서 시작된 첫 서울생활은 지하방을 전전하며 연탄가스에 중독되기도 하고 어려움이 많았으나 함께여서 이겨낼 수 있었다. 주인공의 도전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대학생이 되기 위한 도전,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행정학과에 도전하여 ‘주경야독’을 실천한다.
공무원으로서도 부서 이동이 있을 때마다 맡겨진 업무에 시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여 성과를 이루어내어 우수공무원으로 서울특별시장부터 대통령의 옥조근정훈장까지 수많은 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에릭슨에 의하면 인간은 태어나서부터 죽는 순간까지 8단계로 구분하여 단계별로 그 시기에 극복해야 할 과업이 있고 그 과업을 충실히 수행했는지에 따라 성격이 형성되고 삶의 모습이 달라진다고 하였다.
주인공은 각 단계별로 최선을 다해 과업을 이루어내기 위해 노력하였고, 부족한 모습 또한 겸허한 자세로 받아들였다. 노년기가 되면 자신의 지나온 삶에 대해 아쉬움과 후회의 마음이 크고 절망하기 쉬우나 주인공은 삶의 단계마다 감사함으로 정리하였다.
남판석 어르신은 자신이 믿는 종교의 이름으로 감사를 표현하였다. 삶의 지혜가 생기고 긍정적으로 해석하여 자아통합을 이루어냈다. 코로나19 시기에 자서전 쓰기를 통해 자아통합을 이루어 낸 것이다. 현재까지 자신의 삶에 대해 통합을 이루어냈기에 이후 주인공의 행복한 삶이 기대된다.
남판석 어르신의 자서전 집필과 활동은 소하노인종합복지관의 여러 어르신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 또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