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경기지부, 경기교육청은 광명A중학교 회계부정 및 교육환경 정상화 하라
전교조 경기지부, 경기교육청은 광명A중학교 회계부정 및 교육환경 정상화 하라
  • 신성은 기자
  • 승인 2021.05.18 14: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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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지부장 정진강)는 성명을 내고, 광명A중학교의 회계부정 의심 사건과 학생들의 교육환경을 정상화 하라고 요구했다.

지난 5월 13일 오마이뉴스는 광명A중학교 특별실에 칠판과 TV가 없고, 운동장에 운동기구가 없으며, 회계처리가 행정실장의 개인통장으로 이루어졌다고 단독보도 했다. 오마이뉴스는 이같은 사실을 A중학교 관계자가 국민신문고에 접수했으며, 교육청이 두 차례에 걸쳐 공식 답변했다고 밝혔다.

전교조 경기지부는 광명A중학교 교사들과 간담회를 갖고 상식을 뛰어 넘는 내용을 확인했다. 학생들은 운동장에 골대가 없어 벽을 골대 삼아 축구를 하고, 운동장 배수가 되지 않아 비가 오지 않는 때도 질퍽였다. 또한 정수기가 부족하여 물을 마시기 위해 다른 층을 오르내려야 했으며, 특별실에서 실습이 필요한 때도 칠판과 TV가 없어 수업을 하기 어려웠다.

또한, 교육예산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에듀파인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공적예산을 행정실장의 개인 돈과 혼재되어 사용되었다는 것에 전교조 경기지부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더욱이 예산 부족을 이유로 행정실장의 개인 돈이 업체에 선지급되고, 이후 학교 회계에서 행정실장에서 환급하는 것에 대해 광명교육지원청이 이상없다는 답변을 했다는 문서에 대해 광명교육지원청도 감사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전교조 경기지부는 경기도 교육청을 향해 ▲A중학교의 교육환경 조사 및 정상적 교육활동이 이루어지도록 조치 ▲학교회계 감사와 결과에 따른 엄중 조치 ▲학교 구성원이 상처받지 않고 정상적 교육공동체를 만들도록 지원을 요구했다.


[성명서]

경기도교육청은 광명A중학교 회계부정 의심 사건 사실관계를 직접 파악하고,

학생들의 교육환경을 조속히 정상화하라

 

  “운동장에 골대가 없어서 아이들이 벽을 골대로 삼아 축구를 합니다.”

  “2학년 정수기 쪽에 1학년 애들이 모여 시끄럽기에 왜 선배들 층에 와서 떠드냐고 했더니 자기네 층에는 정수기가 없어 물을 먹을 수 없다고 하더군요. 점점 더워지는데 물 마시러 번번이 학생들이 층을 오르락 내리락 해야 하는 것이지요.”

  “칠판과 TV가 없어 실습이 필요할 경우에도 특별실에서 수업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학교 운동장에 배수가 잘 안되는지 비가 안와도 질퍽거릴 때가 있습니다.”

 

외신에 나오는 열악한 국가들 이야기가 아니다. 2021년 5월 13일 오마이 뉴스에 난 경기도 광명 A중학교 교사들과의 간담회자리에서 나온 발언 중 일부이다.

코로나 이후 한국교육의 가장 큰 화두는 ‘교육격차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이다. 그런데 간담회에서 나온 얘기들은 교육 격차 문제의 상식을 뛰어넘는 수준의 것들이었다. 게다가 언론 기사에 따르면 학교의 공적 예산이 행정실장의 개인 돈과 혼재되어 사용되었다고 하는 것에 이르면 참으로 경악을 금할 수가 없을 지경이다. 교육예산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에듀파인 시스템 도입한 지가 언제인데,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황당할 뿐이다.

대한민국 진보교육과 혁신학교운동의 시원지가 경기도이다. 혁신학교 운동의 정신은 단순한 것이었다. ‘학생이 학교에서 안전하고 즐겁게 생활하고 배울 수 있도록 하자’, ‘교사가 학생교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자’ 이 단순하고 자명한 원칙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학생, 교사, 학부모, 그리고 제 시민교육단체들이 노력해왔다. 그런데 이제는 사라졌으리라 생각하는 회계부정 의심 사건이 발생하고, 학생들의 열악한 교육 환경을 보며 우리는 허탈감을 금할 수가 없다. 이에 우리는 경기도 교육청에 다음과 같은 조치를 즉각 취할 것을 엄중히 요구하는 바이다.

1. 경기도 교육청은 광명 A중학교의 교육환경 및 여건을 도교육청 차원에서 즉각 조사하고, 학생들의 교육활동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반 여건을 조속히 갖추도록 조치하라.

기사에 난 칠판이 없는 교실 사진을 보면서도 우리는 차마 믿을 수 없었다. 물을 뜨러 아이들이 이층 저층 헤맨다는 사실도 우리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이것이 현실이지 않은가? 나아가 각 교과별 예산이 부족해 교육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학교 선생님들의 말에 2021년 대한민국 학교가 맞는가? 라며 우리는 우리 귀를 의심했다. 코로나19로 학교에 며칠 나오지도 못하는 학생들이 학교에 나와서도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한다면 이것보다 더 심각한 교육격차는 없다. 교육청은 이 사태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즉각 교육여건을 완비하고 학생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2. 광명교육지원청이 아니라 경기도교육청이 직접 나서 학교회계를 철저히 감사하고, 결과에 따라 관련자를 엄중 조치하라.

학교가 신설되면 통상 도교육청은 충분한 예산을 지급하여 학교교육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지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해당 학교 선생님들이 개교 이래 가장 많이 들은 말 중에 하나가 ‘예산이 없다’라는 말이라고 한다. 교육활동에 필수적인 시설을 설치하려고 해도, 수업 활동을 위한 준비물을 사려고 해도 ‘예산이 없다’라는 말이 돌아왔다고 한다. 그 와중에 예산 부족으로 행정실장의 개인 돈이 시설관리업체에 선지급되고 이후 학교회계로 행정실장에게 환급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한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교육행정체계가 이렇게 낙후되어있다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심지어 학교관계자의 제보에 따르면 그러한 행정처리가 이상없다는 교육청 답변을 받았다는 내부결재 문서도 있다고 한다. 현재 a중학교의 예산편성지침 위배 문제가 제기되어 5월 10일부터 4일간 광명교육지원청이 감사를 실시하고 있다. 그런데 만일 교육청의 답변을 받았다는 내부결재 문서가 사실이라면 이는 현재 감사를 진행하고 있는 광명교육지원청 또한 감사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사안은 교육지원청이 아니라 경기도교육청이 직접 나서서 사실관계의 진위를 명백히 밝혀야 할 것이다. 나아가 학교측의 말대로 애초에 학교예산이 부족하게 지급되어 지금의 사건이 발생했다면 이후 경기도 각 지역에 설치된 신설학교를 위해서라도 근본적인 대책을 도교육청 차원에서 마련해야 할 것이다.

3. 도교육청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학교구성원들이 상처받지 않고 정상적 교육공동체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라.

광명교육지원청이 감사를 나와 교사들에게 보낸 감사질의서에 대한 답변이 이루어지고 하루도 지나지 않아 학교 관리자들이 질의서를 제출한 교사들에게 답변을 되묻는 일이 발생했다고 한다. 감사관들이 누구에게 질의를 했는지가 관리자에게 즉각 알려지는 이런 식의 감사로는 이 사건이 끝나고 나서도 학교공동체가 온전히 유지되기 어렵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많은 경험으로 알고 있다. 학교구성원들간의 불신과 반목이 한번 생기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에게 돌아가게 되고, 이후 회복의 과정도 대단히 지난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경기도 교육청은 학생을 가장 우선에 두고 학교의 제반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며, 학생 교육의 가장 기본요소인 학교구성원들간의 화합과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를 즉각 취하여야 할 것이다.

점심시간에 ‘선생님 저희들 운동장에서 풀 뽑았어요’라며 해맑은 모습으로 다가오는 학생들을 보며 ‘잘했다’라고 말했지만 참으로 마음이 아팠다는 선생님의 말씀이 아직도 귀가에 맴돈다. 나아가 학교의 운영시스템을 보면 당장 다른 학교로 떠나고 싶지만 다른 어느 곳의 아이들보다 착하고 맑은 이 아이들 때문에 학교를 옮길 수 없으며 학교가 조속히 안정을 찾았으면 한다는 선생님들의 절절한 소망을 우리는 외면할 수 없다. 이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와 교육희망네트워크 광명지부는 경기도교육청이 직접 나서 학교 운영체계(회계시스템, 의사결정구조)를 정상화시킬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학생들이 안전하고 정상적 교육환경에서 학습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그리고 교사의 교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즉각적이면서도 실효성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을 엄숙히 요구하는 바이다.

 

2021년 5월 17일

경기교육희망네트워크 광명지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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