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이보다 먼저 죽어도 되는 사회가 되기를...영화 '학교 가는 길' 상영
내가 아이보다 먼저 죽어도 되는 사회가 되기를...영화 '학교 가는 길' 상영
  • 신성은 기자
  • 승인 2021.05.27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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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애인부모연대 광명시지부는 27일 영화 '학교 가는 길'을 광명시민 100여 명과 함께 관람했다.

영화 ‘학교 가는 길’은 국가의 역할이 무엇인지 물었다!

광명에서 영화 ‘학교 가는 길’이 경기장애인부모연대 광명시지부(회장 박미정) 초대로 27일 오전 10시 롯데시네마 광명아웃렛점에서 무료 상영되었다. 이날 상영회에는 비가 오는 가운데서도 광명시민 100여 명과 박성민 광명시의회 의장, 남윤용 광명시장애인가족지원센터장, 신혜정 광명종합사회복지관장 등이 참석하여 영화를 관람하였다.

박미정 회장은 “장애를 가진 자녀를 키워서 대단하다 존경스럽다는 이야기를 듣는데, 이 자리에 함께한 여러분이 더 존경스럽고 훌륭하다”면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또한, “장애는 불편한 것이 맞지만, 장애인은 지역사회를 편리하고, 모두가 함께 살 수 있는 곳으로 바꾸는 사람이라는 마음으로 영화를 관람해 달라”며 시민들을 영화 속으로 초대했다.

영화 ‘학교 가는 길’은 폐교한 공진 초등학교(서울 강서구)를 공립특수학교로 세우기 위한 발달장애인 부모들의 가슴 절절한 여정을 담고 있다.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청소년이 등·하교를 위해 4시간을 버스에서 보내야 하는 상황을 바꾸기 위해 특수학교를 반대하는 주민들 앞에 무릎을 꿇어 호소한다. 또한, 특수학교 하나 세우기 위한 싸움이 아니라 발달장애인도 사회의 한 구성원이며, 당당한 국민임을 알리려 노력한다. 발달장애 청소년도 고등학교까지 의무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하며, 특수학교와 통합교육을 위한 특수학급이 각 지역마다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영화는 장애인 부모의 관점에서만 이야기를 풀어가지 않는다. 공진 초등학교는 대단지 아파트가 주변에 있지만, 신입생이 없어 폐교하게 되었다. 대단지 아파트 주변에 위치한 초등학교가 신입생이 없어 폐교하게 되는 모순적 상황 뒤에는 정부정책의 실패가 자리하고 있다. 강서구에는 1990년대 초, 강서구에는 대단위 장기공공임대주택이 들어섰고, 공진초등학교가 개교하였다. 공진초등학교는 영구임대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라는 낙인이 찍혔고, 다른 주민들은 자녀를 인근 초등학교로 전학시켰다. 교육부는 주민 민원을 받아들여 공동통학구역으로 지정하여 주민들이 초등학교를 선택하여 갈 수 있도록 하였다. 결국 공진 초등학교는 신입생이 줄어들고 학생이 적어 폐교를 맞이했다. 영화는 계급 아닌 계급을 나누어 무책임하고, 일방적인 정책을 펴는 정부를 향해 질타의 메시지도 놓치지 않았다.

영화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발달장애인은 어디서 돌봄을 받아야 하는지 묻는다. 영화에 등장하는 부모들은 한결같이 “내 아이보다 하루만 더 살고 싶다”고 말한다. 발달장애인은 신체는 성인으로 성장하지만, 정신연령은 늘 4~5세 정도 이기 때문이다. 발달장애인이 학교를 졸업하면 돌봄의 역할은 오로지 장애 가족에게만 주어진다. 영화의 부모들은 내가 아이보다 먼저 죽어도 되는 사회가 되기를 희망하며, 국가의 역할이 무엇인지 묻는다.

박성민 광명시의회 의장은 “비장애인은 장애를 직접 경험 하지 못했기에 장애인 가족의 어려움을 모른다”면서 “영화를 통해 간접적이라도 장애 가족의 삶을 느껴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광명의회에서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지만, 부족한 것이 많다”면서 “광명시 의회에서 이동권 보장, 돌봄 의무를 지킬 수 있도록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박성민 광명시의회 의장
영화 '학교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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