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을 넘어 희망을 그리는 희망플랜광명센터!
빈곤을 넘어 희망을 그리는 희망플랜광명센터!
  • 신성은 기자
  • 승인 2021.12.27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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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 불만이 가득한 김불만(가상의 인물)씨는 다른 사람과 만나는 것을 꺼린다. 어린 시절 겪은 폭력에 대한 트라우마로 사회불안장애를 가지고 있으며, 가족 간의 불화로 인해 의지할 곳도, 마음 둘 곳도 없는 청년이다. 김불만 씨는 주로 방 안에서 컴퓨터와 함께 지내고,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방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그의 부모는 문 밖에서 대화를 시도해 보지만, 돌아오는 것은 막막함 뿐이다. 김불만 씨는 NEET족으로 불린다. 교육도, 직업훈련도, 취업 시도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뜻이다.(NEET: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광명시립하안종합사회복지관(관장 김재란)에 위치한 희망플랜광명센터! 이곳은 광명의 NEET족을 찾아 나선다. 14세 청소년부터 24세 청년에 이르기 까지 방문 앞에서 망설이는 이들의 손을 잡아 이끈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학교 선생님의 추천, 다른 기관에서 연계, 부모의 소개 등 다양한 통로를 통해 들어온다.

희망플랜센터 사회복지사들의 처음 목표는 청소년과 청년들이 센터까지 나오게 하는 것이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처음에 무기력한 모습과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다. 이미 마음의 문을 닫아 놓았기 때문이다. 사회복지사들은 쉴 새 없이 전화기를 돌린다. 전화를 받아주면 고마운 일이다. 사회복지사들이 지쳐갈 때 즈음이면, 청년과 청소년들의 마음이 열리기 시작한다.

희망플랜광명센터는 청소년과 청년들이 자신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다.
희망플랜광명센터는 청소년과 청년들이 자신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다.

희망플랜센터를 찾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모두 다른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어, 획일화된 프로그램으로는 자립 능력을 키울 수 없다. 희망플랜센터는 이들에게 드림·비전아카데미를 통해 자신의 미래를 설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소규모 그룹으로 직업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여 상대적으로 정보 접근이 부족한 이들에게 미래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돕는다. 희망플랜에 참여한 A 청소년은 “직업체험을 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났고, 내가 몰랐던 직업에 대해 알게 되었다”면서 미래설계에 도움이 되었다고 밝혔다.

이들이 자신의 미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끝나지 않는다. 자신의 내면을 다스리지 않으면 언제고 다시 넘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희망플랜센터는 이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심리전문가가 ‘자기이해 프로그램’을 통해 참여자들이 자아상을 찾고, 자신의 성격을 돌아볼 수 있도록 돕는다. 희망플랜 참여자 A 청소년은 “나도 몰랐던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면서 “나에 대해 깊게 생각할 수 있었고,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B 청년은 “희망플랜을 통해 내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면서 “이제는 의식적인 활동을 하지 않아도 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며 한껏 성장한 자신을 소개했다.

희망플랜은 청소년 청년들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돕는다.
희망플랜은 청소년 청년들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돕는다.

 

삶과 미래에 의지를 가지게 된 청소년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이들은 의지가 있더라도 집안 형편으로 필요한 학습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희망플랜은 영어·교과목·피아노·댄스·전문디자인 등 학원비를 지원하여, 청소년과 청년이 자신의 꿈을 향해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다. 희망플랜에 참여한 C 청년은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뿐만 아니라 C 청년의 동생과 어머니 또한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는 좋은 성과를 얻었다.

이같은 성과는 사람들의 연대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광명시학원연합회(회장 김세진)는 희망플랜 참여자들에게 학원비 할인을 해주고, 희망서포터즈 대학생들은 ‘드림코칭’ ‘개별성장멘토링’프로그램으로 연결된 청소년의 학습을 돕고, 인생선배로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역사회는 청소년과 청년에게 각종 장학금과 학습기자재 지원으로 삶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있다. 그래도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발로 뛰는 사회복지사들의 노력이 있음은 물론이다.

희망플랜광명센터는 학원비를 지원하여 경제적인 어려움을 지원하고, 지역사회도 학원비 할인, 일대일 지도 등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 

희망플랜광명센터는 ‘광명시 빈곤청소년과 가족의 빈곤대물림 차단을 위한 조례’에 의해 운영이 되고 있다. 빈곤의 대물림을 막는 것이 목적이다. 부족한 것은 사람에 관한 것이나, 물질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것도 포함된다. 희망플랜센터는 참여자 가족 공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가족이 함께 여행을 하고, 공예품을 만들면서 몸으로 부딪히고, 대화하면서 서로를 점차 이해한다. 또한 상담과 부모 동아리를 통해 서로의 처지를 나누고 힘을 얻는다. D 청소년의 부모는 “아이를 두고 너무 힘들어 아이를 포기 하고 싶었다”면서 “상담을 통해 누구의 잘못이 아니고 나와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또한 “힘들어서 길을 걷다가 희망플랜센터 문고리를 잡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면서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하려 애쓰는 사회복지사들의 모습을 보면서 외롭지 않고, 든든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유한원 희망플랜광명센터 사회복지사는 “빈곤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고 말한다. 빈곤은 무엇인가 부족한 것인데, 부족한 것은 나와 너, 사회가 함께 채워가야 하는 부분이다. 마음 둘 곳 없던 청소년과 청년들이 희망플랜을 통해 가족과 새로운 관계를 맺고, 대학생 선배와 마음을 나누고, 사회복지사들에게 마음을 둔다. 이들은 이제 문 밖을 나서 희망플랜광명센터로 발걸음을 옮기는 일이 어려운 일이 아니다. D씨의 부모는 D씨가 희망플랜 프로그램을 기다린다고 말한다. 알람을 맞춰놓고 일어나 센터로 향하는 모습을 보면 감사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방 안에만 있던 마음을 밖으로 꺼내어 둘 곳을 찾은 것이다.

희망플랜 참여자들은 동아리를 만들어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한다.
희망플랜 참여자들은 동아리를 만들어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한다.

희망플랜에 참여한 청소년은 이제 청년이 되어 희망서포터즈가 된다. E씨는 희망플랜을 통해 자신을 꿈을 찾았다. 대학에 진학하고 자신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 이제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에게 손을 내밀고,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며 희망을 심어 준다.

희망플랜센터는 고민도 많다. 청소년과 청년이 방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코로나 시대에 온라인 프로그램이 많아지면서 대면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는다. 센터 초기에는 센터 인근의 하안동 참여자가 많았는데, 이제는 소하동·광명동 등 다양한 지역에서 참여자가 늘어났다. 사회복지사들은 어떻게 하면 청소년과 청년들의 프로그램 참여를 확대할 수 있을지 고민이다. 또한, 희망플랜광명센터의 도움을 받기 위해 순번을 대기하는 청소년들이 많아졌다. 온라인 업무와 늘어나는 참여자를 세 명의 사회복지사가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광명시의 예산 확대로 희망플랜 참여자를 늘리고, 사회복지사를 더 충원해야 해결 할 수 있는 일이다.

서지원 희망플랜광명센터 팀장은 “희망플랜은 청소년 복지를 종합적이고, 개인 맞춤형으로 다루는 최초의 사례”라면서 “그만큼 지역의 관심이 크고 도움을 주려는 사람들이 많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오늘도 사회의 관심과 도움으로 청소년들이 물질적, 정서적 빈곤의 대물림을 끊고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개척하는 희망이 움튼다.

한편, 희망플랜센터는 2016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원으로 희망플랜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모금회의 3년간 지원이 끝날 즈음, 광명시의회는 2018년 ‘광명시 빈곤청소년과 가족의 빈곤대물림 차단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고, 2019년 광명시는 전국 지자체 최초로 자체 예산으로 ‘희망플랜광명센터’를 출범시켜 종합적이고, 맞춤형인 청소년 복지체계를 만들었다.

청소년들은 직접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자기 주도적인 여행을 한다.
학습에 필요한 기자재를 지원하여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상대적으로 정보 습득이 부족한 청소년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왼쪽부터 희망플랜광명센터 유한원 대리 / 하안종합사회복지관 박명은 부장 / 하안종합사회복지관 김재란 관장 / 희망플랜광명센터 서지원 팀장 / 희망플랜광명센터 곽보람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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