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자치대학의 ‘쓸모’를 찾아서 
광명자치대학의 ‘쓸모’를 찾아서 
  • 방경은 광명자치대학
  • 승인 2022.11.15 0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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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경은
방경은

어느새 제 3기 광명자치대학도 종강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성찰하고, 관심있는 전공지식을 습득한 학습자들은 이제 더 나은 광명시를 위한 행동을 준비하는 중입니다. 학과별로 조금 다른 주제와 방향이겠지만, 우리 동네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는 의지와 기대로 ‘실현이 가능한 계획’ 세우기에 분주한 교실을 봅니다. 

광명자치대학은 ‘쓸모’ 있을까요? 성인 학습에 있어 ‘쓸모’는 무엇일까요. ‘쓸모없다’는 말은 존재 자체에 대한 비난입니다. 그러하기에 정책, 특히 시민의 예산으로 운영하는 학습 과정은 거의 ‘쓸모’를 증명하라는 요구에 직면하곤 합니다. 설계부터 이 교육을 통해 어떤 성과가 나올 것인지, 과정 중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신청하고 수료했는지, 얼마나 높은 만족도를 받았는지, 또 수료 이후 창출된 것까지 최대한 숫자로 환산하여 표현합니다. 그 잣대 위에서 평가된 학습은 때로는 화려하고 때로는 초라하기 그지없습니다. 사실 운영 면에서도 교육 수료 후 명확한 ‘쓸모’를 가진 학습 과정은 참여자를 모집하기에도 수월하긴 합니다. 대부분에 일자리와 연계된 학습 과정이 그러합니다. 배움이 취업으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것은 우리 대부분이 공교육에서부터 경험한 것이니까요. 교육의 목표를 ‘필요한 일을 하는 사람을 만드는 것’에 둔다면, 앞으로도 그러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광명자치대학의 ‘쓸모’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사실 ‘쓸모’의 원래 의미는 ‘쓸만한 가치, 쓰이게 될 분야나 부분’입니다. “쓸모가 있다”는 말은 당장의 쓰임만을 의미하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광명자치대학의 쓸모는 무엇일까요? 

먼저, 광명자치대학은 시민이 누군가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경청하고,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자신의 언어로 전달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민주주의 사회에 있어 소통은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저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듣고 말하기여야 합니다. 광명자치대학에서는 그걸 연습하고 경험합니다. 경청하는 사람, 자기 말로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지역의 리더이기 때문입니다. 단번에 완벽하진 않겠지만, 함께 해본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2022 광명자치대학 입학식
2022 광명자치대학 입학식

두 번째로, 광명자치대학의 학습자들은 향후 마을공동체, 주민자치, 도시재생과 기후에너지, 사회적경제, 동물복지에 관한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게 될 것입니다. 누구나 자신이 관심있는 것, 하고 싶은 것은 재미있게 즐겁게 학습하고 참여합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잘하게 되고, 주변의 인정도 받게 됩니다. 내 관심과 재능이 우리 지역의 필요와 만날 때, 다른 이들의 문제 해결을 돕고 더 나는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세 번째, 광명자치대학은 지역리더가 되고자 하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학습 플랫폼 모델이라는 점에서 광명시를 넘어서는 가치를 갖습니다. ‘내가 무슨 리더냐’며 손사래를 치던 시민들이었지만, 자발적으로 20주의 긴 과정을, 학습비를 내가며 참여합니다. 학습을 촉진하는 가장 중요한 것이 ‘자발적 동기’라는 측면에서, 그것만으로도 리더로서의 자질은 검증된 것입니다. 광명자치대학 과정을 수료한 시민은 광명시 곳곳을 빛낼 원석입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21세기 문맹인은 읽고 쓸 줄 모르는 사람들이 아니다. 배우지 못하거나, 배운 것을 잊어버리거나,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없는 사람이다"라는 말을 남긴 바 있습니다. 더 나은 지역사회에 대한 기대와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매주 화요일, 저녁식사도 거른 채 학습원에 모였던 광명시민들에게 오히려 감동과 배움을 얻었던 3년이었습니다. 광명의 저력이 평생학습에 있다면, 광명자치대학은 지식도시 광명의 미래입니다. 애써주신 모든 분께 지면으로나마 감사 인사 올립니다.

방경은
광명자치대학 교무처장
예비사회적기업 어반피크닉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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