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버리지 말아주세요"...치료비 마련을 위한 광명길고양이친구 후원 행사 연다!
"제발 버리지 말아주세요"...치료비 마련을 위한 광명길고양이친구 후원 행사 연다!
  • 신성은 기자
  • 승인 2022.11.30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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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단지에서 구조되어 치료 후 회복 중인 고양이

비영리민간단체 ‘광명길고양이친구’(대표 오지영)가 고양이 치료비 마련을 위해 후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길고양이를 치료하기 위해 1천여 만 원이나 생긴 빚을 갚기 위함이다. 올해 5월 바자회도 열었지만, 계속되는 길고양이 치료에 비용이 부족하다. 이들이 빚을 내면서 까지 길고양이를 돌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광명시에는 '길 잃은’ 고양이가 많다. 고양이는 자기만의 영역을 가진 동물로, 자신의 생활공간이 정해져 있다. 뉴타운, 재건축 등 광명의 개발붐으로 길고양이는 자신의 생활공간을 잃어버렸다. 영역동물인 고양이는 자신이 살던 지역을 떠나지 못하고, 사고의 위험에 처하게 된다. 결국 재개발이 시작되자, 부서진 건물 사이로 수많은 고양이의 주검이 발견 되었다. 길고양이에게 사료와 물을 주던 광명길고양이친구는 2019년부터 개발지역에서 길고양이들을 구조하기 시작했다.

길고양이구조는 포획(Trap)과 중성화수술(Neuter), 그리고 포획된 지역으로 방사(Return) 세 단계로 이루어진다. 길고양이 TNR은 한지역에서 고양이가 더 이상 번식을 하지 못하도록 하여 개체수를 줄이는데 목적이 있다.

문제는 구조된 고양이가 건강에 이상이 있을 때이다. 길고양이를 위협하는 질병은 구내염으로, 고양이에게 심각하고 복합적인 질환이다. 구내염은 결국 치아를 모두 발치하여 치료하게 된다. 또한, 고양이는 발치 후에 지속적인 돌봄이 되지 않으면, 먹지 못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된다. 길고양이친구는 구조한 길고양이가 건강에 이상이 있을 경우 치료를 병행한다. 고양이는 건강보험이 없기 때문에 치료에 몇 백만 원이 드는 것은 흔한 일이다. 또한, 치료한 고양이는 회복될 때까지 쉴 곳이 필요하다. 광명길고양이친구는 회원들의 후원금을 모아 지난해 8월 임시쉼터를 마련했다. 회원들은 자신의 반려묘도 아닌 길고양이를 위해 성금을 내는데 마다하지 않았다.

건강보험이 없는 길고양이이 치료에 큰 비용이 든다. (출처. 네이버카페 광명길고양이친구들)
건강보험이 없는 길고양이이 치료에 큰 비용이 든다. (출처. 네이버카페 광명길고양이친구들)

시민들이 움직이자 광명시도 호응을 했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올해 1월 열악한 임시쉼터를 방문한 후 개발지역 내 길고양이 문제에 대해 공감했다. 광명시는 길고양이의 포획·중성화시술·방사(TNR)를 시행하는 ‘개발지역동물돌봄센터’를 열었다. 이곳에서 재개발·재건축으로 자신의 영역을 잃은 길고양이를 구조하여 중성화 수술 후 다른 지역에 방사하는 일을 하고 있다. 돌봄센터에는 광명길고양이친구 회원이 기간제 일자리와 자원봉사로 필요한 일손을 더하고 있다.

광명시에서 돌봄센터를 열었지만, 문제는 여전하다. 구조된 길고양이를 중성화 수술 후 다른 지역에 풀어 놓지만, 영역동물인 길고양이는 자신의 지역을 찾아가곤 한다. 소하동에 방사한 길고양이가 자신이 살던 철산동에서 다시 발견되기도 한다. 길고양이가 살던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로드킬(길에서 동물이 차에 치여 죽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광명길고양이친구 회원들은 광명시자원봉사센터와 협력하여 로드킬이 잦은 지역을 모니터링하여 안내 표지판을 설치하고 있다.

또한, 구내염과 같이 질병에 걸린 길고양이에 대한 대책은 없는 상황이다. 광명시는 길고양이 TNR과 회복에 필요한 쉼터 예산을 책정해 길고양이를 관리하고 있지만, 질병에 관한 대책은 없다. 시에서 하지 못하는 일을 광명길고양이친구 회원들은 수 백만 원을 들여 고양이 치료에 정성을 다하고 있다.

광명길고양이친구 대표 오지영씨는 키우던 고양이를 버리지 말라고 호소한다.

이들은 왜 자신의 돈을 들여가며, 길고양이를 돌보고 있는 것일까? 오지영 광명길고양이친구 대표는 “자꾸 얘네(고양이)들이 보여요. 고양이는 강아지와 다르게 육식동물이에요. 도심에 있는 고양이는 사람의 도움 없이 살 수 없다는 걸 알게되고 나서 끊을 수가 없어요. 다른 사람들은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라고 말하지만, 생명을 살리려는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좋겠어요”

오지영 대표는 덧붙여 말한다. “제발 고양이 버리지 말아주세요. 고양이를 포획해 보면 중성화 수술이 되어 있고, 사람에게 친근히 다가오는 아이들이 있어요. 이런 아이들은 사람이 키우다 버린 고양이에요. 너무 많이 버려요. 진짜로 너무 끔찍해요”

광명길고양이친구는 구조된 길고양이를 분양하려고 애쓴다. 방사할 수 없는 상태의 길고양이를 언제까지 돌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방사할 수도 없고, 분양도 하지 못한 고양이는 결국 안산의 동물보호소로 보내게 된다. 그곳에서도 길고양이가 입양되지 못하면 결국 안락사를 맞이하게 된다.

광명길고양이친구 회원들은 생명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가진다. 광명시민과 길고양이의 안전하고, 행복한 공존을 꿈꾸고 있다. 길고양이친구는 12월 9일(금) 오후5시 하안동 경일빌딩에서 후원파티를 준비하고 있다. 한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서이다. (문의: naolli@kakao.com / @gwangmyeong_cats / https://cafe.naver.com/grayi1ekg / 기업은행 106-046820-0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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