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투어, 어디까지 가봤니-재활용 편> 제작일기 
<쓰레기 투어, 어디까지 가봤니-재활용 편> 제작일기 
  • 김지유 광명자치대학 3기 졸업생,
  • 승인 2022.12.20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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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광명자치대학 기후에너지학과 졸업을 앞두고, 팀별 프로젝트 과제가 주어졌다. 학습한 것을 기반으로 제로웨이스트 샵, 우리 마을 가로수 식생 조사, 광명시 탄소중립 조례, OTHER 제품 연구 및 개선 방안 등이 주제가 되었다. 우리 팀은 광명시 쓰레기 처리 과정을 영상으로 담아보기로 하였다. 보통 가정에서 배출한 쓰레기는 크게 3가지 ▲소각 ▲매립 ▲재활용 방식으로 처리 되는데, 우리는 '재활용'을 선택했다.

기후위기 시대, 열심히 분리배출을 하고 있지만 내 손을 떠난 쓰레기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실제로 본 적은 없다. 그래서 우리는 분리배출한 재활용 쓰레기가 어디로 가고,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그 여정을 따라가 보기로 했다. 그렇게 우리의 <쓰레기 투어, 어디까지 가봤니 - 재활용 편>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 단지의 경우 자체 계약된 업체에서 재활용을 수거해가지만, 주택과 상가에서 나온 재활용 쓰레기는 지자체가 처리한다. 광명시의 경우 총 7개 수거 업체가 담당하고 있다. 우리는 기후에너지학과와 자원순환과의 협조를 받아 한 업체의 재활용 쓰레기 수거 현장을 따라갔다. 

 

새벽 4시 30분, 일직동에 있는 광명시 재활용 선별장 '또슴센터'에 집결했다. 재활용 쓰레기 수거 차량은 5시가 되기 전에 출발했고, 이동하는 차량 안에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애국가를 들을 수 있었다. 첫 도착지인 광명시 보건소부터 시작해서 언덕배기에 있는 철산동 주택가, 광명시민체육관, 자동차경매장, 하안동 단독 필지까지 날이 밝을 때까지 수거는 계속되었다. 1대의 재활용 쓰레기 수거 차량에는 총 3명의 인원이 배치되어 수거 작업을 진행했다.

수차례 이동하고 쓰레기를 싣고 하는 그들의 작업 현장을 따라가면서 발견한 것은 '검정봉지'의 번거로움이었다. 검정봉지에 쌓이면 내용물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미화원은 직접 봉지를 열어서 내용물을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 미화원을 인터뷰했을 때, 그들이 시민에게 부탁한 것은 정말 최소한의 것이었다.

“우리가 힘든 것은 상관없는데 재활용 봉지 속에 음식물 쓰레기나 개똥을 집어넣지 말아 주세요. 그리고 투명한 봉지에 넣어주세요."

 

수거된 재활용 쓰레기는 다음 단계로 선별과정을 거치는데. 그 과정에서도 우리가 발견한 것은 누군가 귀찮고 번거로워서 대충 내놓은 쓰레기였다. 예를 들어, 고추장 등 내용물이 세척되지 않은 상태로 담긴 플라스틱 통 같은 것들이다. 우리가 분리배출 한다고 해서 모두 재활용되지 않는다.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선별하므로 부피가 작은 것들은 고르기가 어려워 재활용이 되기 어려운 것도 있고, 세척이 제대로 안 된 것을 내놓으면 재활용 품질도 떨어진다. 스티로폼 상자도 마찬가지다. 테이프가 덕지덕지 붙어 있는 상자는 그대로 재활용되지 않는다. 작업자가 한 번 더 그 테이프를 떼는 과정을 거쳐야만 재생원료로 재탄생하는 공정에 들어갈 수 있다. 

재활용 쓰레기는 배출부터 수거, 선별, 재활용까지 과정마다 모두 사람 손을 거친다. 내 손을 떠났지만 다른 누군가의 손을 다시 거치게 된다는 것. 눈에 보이지 않아 잊게 되는 진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우리 사회에서 역할과 책임은 다르지만, 나 아닌 다른 누군가가 함께한다는 것을 기억하고 조금은 귀찮고 불편하더라도 내가 할 것들을 실천하는 자세. 그 작은 실천이 중요함을 느꼈다. 기후에너지학과를 졸업했지만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우리는 탄소중립도시를 향해 포용과 연대, 공감의 가치를 확산시키는 구심점 역할을 계속해서 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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