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왕’ 없는 「주거안정 도시」를 위한 전세 보증금 제도의 개선 방향
‘빌라왕’ 없는 「주거안정 도시」를 위한 전세 보증금 제도의 개선 방향
  • 김윤재 도시발전전략연구원 원장
  • 승인 2023.01.19 16:19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윤재
김윤재

「대통령실, 공인중개협과 ’빌라왕‘ 근절책 점검」 지난 1월 9일 일제히 언론을 통해 보도된 기사의 한 제목이다.

그런데 관련 내용을 TV 뉴스로 접하면서 묘한 기분이 들었다. 필자가 3주 전 광명시민신문 칼럼으로 쓴 ‘부동산 보안관제’ 운용 방안의 일부 내용과 매우 유사한 부분을 발견했기 때문이다.(본지 2022.12.20. 칼럼/부동산 냉각기의 「청년 주거 정책」에 관한 제언)

칼럼 마지막 부분의 "...보안관의 기본적인 자격조건은 공인중개사 내지 주거분야 실무경험자처럼 주거문제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겸비한 문제해결능력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기타 세부적인 운영인력 규모, 활동영역, 지원체계 등은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면 더 좋은 방안이 도출될 것" 이라는 내용과 대통령실이 공인중개협과 논의 내용과 상당부분 일치하였다. 혹시라도 대통령실이 우리 광명시민신문을 구독하고 있지 않을까라는 상상을 해보았다.

결론적으로 주거안정을 해치는 ‘주거 빌런 빌라왕’을 실제로 근절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단, 각고의 노력과 대가는 지불해야 하며 저절로 주어지지는 않는다.

필자는 문제의 빌라왕이 만들어지는 근본 원인을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특수한 주택 임대차 문화 즉, 전세 보증금 제도 때문이라고 본다.

주택이나 상가처럼 필요한 부동산을 소유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빌려서 사용해야 한다. 물론 빌릴 때는 사용료를 지불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혹시라도 임차인의 어떠한 사정으로 사용료를 제때 지급하지 않거나 임차 목적물에 손상을 입혀 임대인에게 손해를 끼칠 경우를 대비해서 보증금이라는 거액을 함께 임대인에게 담보로 제공한다. 임대차 계약에서 보증금 비율이 100%이면 전세가 되고 통상의 비율을 넘어서면 반전세, 통상적이면 월세라고 사람들은 받아들인다. 빌라왕은 이런 주택 전세 보증금 때문에 생겨난 폐해이다. 즉, 빌라왕은 월세시장에서는 거의 생존할 수 없다. 그래서 빌라왕 근절을 위한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하면서도 또한 어렵다.

보증금의 전세문화를 바꾸는 것이다. 전세에서 보증금 제도의 기능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상기처럼 월세미납이나 임차목적물 손해를 담보하기 위한 것이고 둘째, 과거 자금융통이 어려웠던 시절 사금융의 주요수단으로 전세 보증금은 매매잔금납부 내지 신규 부동산 투자자금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되었다.

현재는 공적 금융지원시스템이 완비되었음에도 ‘빌라왕의 주거 빌런’의 문제가 반복되는 최근의 상황은 전세 보증금 제도가 새로운 대전환의 국면을 맞이해야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Pete Linforth on Pixabay
Pete Linforth on Pixabay

해결방법은 보증금을 보증보험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보증보험으로 대체하면 보증금의 원래의 목적인 월세 미납이나 목적물 손상에 대한 담보 기능은 그대로 유지된다. 오히려 보증기관의 전문적인 대응으로 임대인과 임차인의 보증금 반환을 두고 가끔 발생하는 사회적 갈등비용도 줄어드는 효과가 생길 수 있다. 임차인의 입장에서도 거액의 보증금액을 조달하는 부담이 줄어 월세 미납의 위험성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임대인의 입장에서 불안감을 느낀다면, 상당기간의 임대료를 선불로 일시에 받을 수도 있다. 물론 이때에는 선불 임대료 납입에 대한 소정의 할인은 당연한다.

문제는 보증금의 두 번째 기능인 사금융 기능으로서 다른 부동산 투자자금으로 사용하거나 분양대금 잔금 등으로 사용할 경우에는 보증보험으로 대체하는 방식은 효율적이 못할 수도 있다. 그런데 냉정히 생각한다면 이런 사금융 기능으로서 보증금의 역할은 앞으로는 사회적으로 지지를 받기가 점차 어려워질 수 있다고 본다. 불필요한 투기수요를 조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 정부는 100% 보증금을 내는 현행 전세금 제도에 일정 비율로 보증금을 제한하는 것을 제도화할 것을 검토해 보아야 한다. 전세보다 반전세에서는 ‘빌라왕’이 숨을 곳이 좁아지기 때문이다.

‘상가왕’ 혹은 ‘사무실왕’ 이라는 단어를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상가나 사무실도 임차할 경우에도 보증금을 낸다. 그 금액은 통상 월세의 10~13개월분이 일반적이다. 주택에 비하면 매우 낮다. 상가와 사무실이 수익용 부동산이라 다르다는 것은 충분한 이유가 되지 못한다. 주택도 임대가 무상이 아니라면 엄연히 수익용 부동산이긴 마찬가지이다. 월세는 물론이고 전세 보증금도 임대인의 필요한 자금수요를 해결해주고 임차인은 해당 이자를 포기하고 무이자로 담보로 제공하는 측면에서 상업용 부동산과 근본적인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

지금까지 정부는 ‘빌라왕’ 사태처럼 반복적으로 되풀이되고 있는 주거범죄에 대해 ‘재발방지’라는 구호와 함께 신속한 무언가의 조치를 하고 있지만 문제해결을 위한 궁극적인 방법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많이 소홀한 것 같다.

절대 권력기구가 ‘이 나라에 범죄가 없어야 한다’ 라고 해서 범죄가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김은성 2023-01-23 15:28:58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