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은 정치인 출세의 발판인가?
광명은 정치인 출세의 발판인가?
  • 광명시민신문
  • 승인 2002.07.26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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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년에 선거만 세 번 치르는 광명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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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산2동에 사는 박경옥씨는 올해 자신이 사는 아파트 우편함에서
선거 공보물을 6번 이상 재활용함에 버리는 것도 힘들다고 한다.
C초등학교의 운영위원으로 있는 박씨는 4월 교육감선거를 시작으로
선거만 이미 4번(교육감 1, 2차선거, 교육위원선거, 지방선거)을 했고,
앞으로 두 번(국회의원보궐선거, 대통령선거)을 더해야 한다고 하면서,
아직 이번 국회의원 보궐선거 해야할지 마음을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올해 광명시민은 선거를 3번이나 치뤄야 한다.
박씨처럼 특수한 경우는 6번을 치루게 된다.
광명시는 공교롭게도 지난 98년 지방선거후 보궐선거를 치른바가 있다.
이번 보궐선거도 지방선거 직후 치르게 되었고 연말에 대선까지 합하면
선거만 무려 3번이나 치르는 선거 홍수속에 1년을 보내야 한다.

광명의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현역의원이 비리나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박탈된 타 지역과는 달리
두 번다 손학규씨의 경기도지사 출마로 인한 것이다.
광명동에 사는 한시민은 정치인이 유권자와의 약속을 어기고
광명을 출세의 발판으로 삼은 것 같아 불쾌하다고 말하고,
하안동에 사는 시민은 우리지역 출신이 도지사가 되어 다행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보궐선거에 대해 상반된 시각이 존재하지만 광명시민의 공통된 의견은
잦은 보궐선거가 광명의 정치와 선거문화 발전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2. 보궐선거가 선거문화를 10년은 퇴보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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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7월 21일 치뤄진 광명의 보궐선거에서
당시 국민회의의 조세형 후보와 한나라당 전재희 후보와의 대결은
선거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과열 혼탁선거였다고 평가된다.

당시 IMF 경제위기 이후 노동자들이 무더기로 직장을 잃고, 국회는 50여일째 공전되는 상황에서
각 정당들의 총력전으로 50억이 뿌려졌다느니 하는 소문들이 나돌면서 많은 시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특히, 올해는 연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언론에서는
광명이 이번 보궐선거의 최대의 승부처, 각당의 대표주자간의 대결, 대선의 전초전으로 표현하면서
선거초반 잠잠한 지역여론을 꿈틀거리게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광명경실련의 장귀익 부장은
‘자칫 이번 선거가 중앙당의 대리전이 되면서 정책대결은 뒷전이 되고
98년 보궐선거의 재판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난 7월 21일 광명시청에서 광명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시민사회단체간담회에서
선관위의 한 직원은 이번 광명의 보궐선거 선거감시요원으로 중앙에서 50명이 파견되었으나
98년 광명에 파견근무를 했던 사람들은 대부분이 광명을 기피한다고 솔직한 심정을 피력했다.
또 참여했던 사회단체의 관계자들은 바닥민심은 조용한데 왜 언론에서 그렇게 난리인지 이해가 안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걱정이 앞선다고 입을 모았다.

이처럼 광명은 보궐선거라는 중앙당의 대리전을 치르면서 조직동원, 금품제공, 상호폭로전 같은
더러운 선거문화가 기승을 부려, 타지역과 비교하여 선거문화가 10년은 퇴보되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3. 광명의 국회의원 임기는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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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광명에서는 92년, 98년, 2002년 모두 세 번의 보궐선거를 치루었다.
이중 98년과 2002년은 현역의원의 도지사 출마로 인한 것이다.
이번에 출마하는 전재희, 남궁진 후보 모두 출마이유는 ‘지역주민의 뜻’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진정한 지역주민의 뜻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98년 당시 손학규의원의 선거공보는 ‘장관도 싫다. 의원도 싫다.
오직 경기도지사로 일하고 싶다’고 지역유권자에게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도지사 도전에 실패한 후 곧바로 16대 총선에서 다시 광명의 국회의원으로 입성하였고,
불과 2년도 안돼서 국회의원을 버리고 경기도지사로 출마한다.
16대 총선 당시 손학규후보의 공약은 얼마나 지켜졌을까?
유권자와의 약속은 이미 휴지조각에 불과한 것이다.

남궁진 후보는 지난 99년 옷로비 사건으로 여권이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의원직을 버리고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옮긴 바 있다.
그리고 문광부 장관을 거치고 다시 이번 보궐선거에 출마하며 자신이 지역발전의 적임자임을 강조한다.

빗자루 시장’이란 애칭을 얻고 있는 전재희 후보는 12월 대선을 겨냥한 정치적 목적에 따라서
전국구 의원직을 버리고 지역구 의원직에 도전한 의혹을 받고 있다.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국회의원직을 버리는 게 타당한 일이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임기가 4년인 국회의원이 광명에서는 평균 2년 이하의 임기밖에 채우지 못하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광명이라는 지역이 중앙무대로 진출하기 위해 잠깐 머무르는 곳이라는 생각이
정치인들의 속내는 아닌지 의심스럽다.


4. 광명유권자는 소외되고, 중앙당의 대리전이 될까 우려된다.
여야 각당들 대선 앞으로!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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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광명의 보궐선거도 정작 유권자는 소외된채 그들만의 잔치로 끝날 가능성이 많다.
치열한 접전일 것이라는 전망 속에 광명시민을 대신해 일 할 주민대표를 뽑기보다는
중앙정당의 정치적인 목적에 따라 선택을 강요당할 수 있다는 우려의 소리가 높다.
게다가 이런 행태는 40%를 간신히 웃돈 지난 지방선거에서의 투표율 보다
더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에서 권력형 비리를 집중 부각하는 부패정권 심판론을 내세워
지방선거에 이어 완승을 목표로 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일당독재'에 대한 견제심리에 호소하고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의 `5대 의혹'을 집중 공격한다는 전략이어서
선거운동 과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고,
선거결과에 따라서는 정계개편으로 이어질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정치권의 과열이 오히려 지역 유권자들에겐 정치적 불신을 가중시켜
투표자체를 기피하게 만들고 조직선거와 돈선거로 흐를 우려가 충분히 있는 것이다.

광명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후보간 과열이 심할수록 조직선거가 판을 치고
조직선거는 곧 과도한 자금동원을 수반한다고 전한다.
그리고 조직에 의해 돈이 오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단속하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98년 보궐선거 당시 돈거래의 현장을 덮쳤으나
당사자들이 계돈을 주고받는 것이라면서 발뺌을 하는 등,
여러 핑계로 빠져나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어 보궐선거가 지역의 축제라기 보다는
오히려 지역주민을 분열시키고 정치불신을 심화시키는 불필요한 존재가 되버리는 것이다.


5.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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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달생편에 보면 싸움닭 이야기가 나온다.
왕이 아끼는 싸움닭을 명조련사 기성자에게 맡기고
급한 마음에 왕은 "이젠 싸울 준비가 되었냐"면서
싸움닭의 조련상태를 수시로 확인한다.
그때, 기성자의 대답은 아직 멀었다면서
닭이 다른 닭만 보면 달려들어서 싸우려 하면서 제 힘만 믿고 설친다고 말한다.
그리고, 40일이 지나서 왕이 다시 확인하자, 기성자는 싸움닭이 이젠 제대로 완성되었다고 말하면서
"싸움닭이 마음을 비웠기에 워낙 조용하고 침착하여 다른 닭들을 봐도 흔들림이나 요동이 없어서
다른 닭들이 싸우기도 전에 알아서 겁을 먹고 달아난다고 했다.

변화는 바로 국민을 대표하는 정당과 정치인들이 먼저 사심과 욕심을 비울때만이 가능한 것이다.
그것만이 현재 국민에게 극도의 불신과 부정만이 존재하는 정치가 희망을 줄 수 있고,
선거 역시 국민들에게 살맛나는 세상을 느낄 수 있는 선택의 순간으로 자리매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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