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KRC-net 지원, 퍼주기냐? 불가피한 지원이냐?
(주)KRC-net 지원, 퍼주기냐? 불가피한 지원이냐?
  • 강찬호기자
  • 승인 2003.11.28 1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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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KRC-net 지원, 퍼주기냐?
불가피한 지원이냐?

 

 

 

첨단음악산업단지(이하 음반밸리) 조성을 위한 불가피한 지원인가? 아니면 부실화 우려가 있는 기업에 대한 떠안기냐?
음반유통회사인 (주)KRC-NET에 대한 공유재산 무상사용 연장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광명시는 그동안 개발제한구역 해제 지연으로 음반밸리 사업이 진척이 되지 않았으나, 조만간 이 사업이 진행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이 회사에 대한 지원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반면 이 사업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측에서는 당초의 약속과 달리 이 사업이 진척이 되지 않아, 약속을 어긴 것이라는 주장이다. 더우기지난 25일에 열린 임시총회를 통해 이 회사 대주주와 일부 이사가 교체되는 상황이 벌어지는 등 회사 경영상태에 대해 부실한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결국 시 재산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과 시책 추진 사업에 대한 불가피한 지원이라는 주장, 그 사이에서 의견이 갈린다. 무엇이 문제인지, 쟁점을 정리해 보았다.

 

쟁점1. (주) KRC-NET 부실화 우려, 여전히 의문!

 

이 회사에 대한 부실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얼마 전 이 회사는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김종덕 대표이사와 일부 이사들이 교체된 바 있다. 대주주가 바뀐 것이다. 그리고 새로 부임한 박용배 대표이사는 금융업, 중고자동차매매업, 부동산업, 무역업 등 5,6개 업종을 운영하고 있는 ‘재력가’라는 것이 관계 공무원의 설명이다. 회사측 관계자나 관계 공무원은 전 대표이사 체제에서 경영상의 능력이나, 대주주의 자본능력 등의 문제가 있어, 교체가 되었다고 그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27일 열린 시의회 상임위원회에 따르면, 현 대표이사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관계 공무원은 그를 소개하면서 ‘사채업자’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그리고 본 기자가 다시 그 공무원을 찾아가 이에 대한 사실 확인을 요청하자, 금융업이라고 그 표현을 정정했다. 또한 이번에 교체된 이사진의 명단을 요청하자, 밝힐 것을 꺼려했다. 시는 ‘회사에 요청하라.’고 하였고, 회사는 대표이사 외에 나머지 이사를 공개하는 것에 대해 거부를 하였다. 굳이 밝혀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대표이사와 이사진의 구성에 대해 ‘베일’에 쌓여 있다는 것이다.

또한 왜 갑작스럽게 대표이사와 일부이사가 교체가 되었는지에 대해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음반밸리 사업이 당초 예상과 달리 개발제한 구역 해제 지연에 따라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게 되었다. 음반밸리 사업 추진이 예정대로 진행이 되어, 물류기지 등을 확장 이전하는 것에 대해 기대를 했을 이 회사로서는 상당한 부담을 안을 수 있는 상황으로 보여 진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이 이번 대표이사 등 일부 이사들이 교체된 것의 정확한 이유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그럼에도 본격적인 사업을 시행하기도 전에, 그리고 시의 말대로 개발제한구역 해제가 임박한 시점에서 전격적인 대표이사 등의 교체는 여전히 그 배경에 의구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27일 상임위에서도 시의원들은 이 회사의 경영상태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즉 ‘이 회사의 경영상태에 대해서 알고 있는 이가 없다.’라는 것이다. 나상성 의원은 이날 총무위원회 질의에서 “이 회사 결산보고서나 시 고문 회계사 등의 의견을 투명하게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을 의식해서 인지 시측은“(주)KRC-NET에 시가 출자한 6억 지분을 매입해 줄 것을 요청한 상태”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이 회사 관계자는 “회사측 입장에서는 현금을 보유하는 것이 여러 면에서 유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시의 제안에 대해 확정을 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쟁점2. (주)KRC-NET, 지원을 지속하기에 사업적 명분을 유지하고 있는 것인가?

 

현재 이 회사는 음반유통현대화와 물류체계 개선이라는 당초 사업추진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제기는 이 회사가 설립되는 초기부터 일부에서 제기되었다. 즉 음반유통현대화를 위한 통합전산망 프로그램 구축사업은 국내 최대 음반유통회사인 신나라뮤직 등이 이 사업에 참여하지 않음으로서, 당초부터 어려움이 예상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 등으로 인해 현재 이 회사가 음반유통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시장점유율은 30%미만이라는 것. 향후 시장지배를 통해 당초 사업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현재 이 회사에 참여하고 있는 출자자들이 대부분이 국내 주요 음반도매상들로 일정 시점이 지나면, 이 사업이 당초대로 추진이 될 것이다.”라고 설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회사 측의 주장을 액면대로 받아 들이 기는 아직 이른 것 같다. 즉 인터넷 보급에 따른 음반 소비자의 구매 저하에 따른 시장 위축, 음반도매시장 분할과 유통현대화 사업 부진, 음반밸리 사업 지연에 따른 물류기지 이전 지연 등으로 이 회사는 사업의 다각화가 필요해진 것으로 보인다.
즉 음반유통현대화의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수익성 제고를 위한 사업다각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이유로 이 회사는 최근 디지털인화 관련 사업인 ‘디카 따우니’등의 신규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 공무원도 이러한 회사 측의 사정에 대해 “통합전산시스템이 개발이 완료되었으나, 시장 미참여 도매상 등으로 그 활용이 잘되지 않으며, 회사 측도 자체 영업권을 개발하고, 인수합병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즉 대외적으로 사업적 명분을 얻었던 음반유통현대화 사업이 당분간은 지체될 수밖에 없고, 이 회사는 자체 수익모델을 쫒아 다른 사업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이 회사가 음반유통시장을 장악하고, 그에 따라 음반유통현대화 사업과 물류개선의 효과를 발휘하기 보다는 ‘일부 음반유통도매시장의 점유 그리고 또 다른 수익사업의 전개’라는 성격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이 당분간 지속되고 그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면, 시가 나서서 이 회사에 대해 막대한 지원을 해야 하는 것인지의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나상성 의원은 이러한 회사의 상태에 대해 상임위에서 장기적으로 회사의 경영상태가 어떻게 되는 것인지에 대해 시 관계자의 답변을 요청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시 관계 공무원은 2001년도에는 순이익이 없었지만, 2002년도에는 1억3천이라는 순이익이 났고, 올해는 좀 더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대표이사 교체 등 일부 경영진의 변화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 시는 전년도까지는 출자금에 대한 배당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총무위원회 박영현 의원은 "이 회사 대표이사를 시의회에 불러 자세한 설명을 듣게 해달라."고 요청을 하기도 했다.

 

쟁점3. (주)KRC-NET의 유치와 지원, 음반밸리의 절대적 요건인가?

 

시는 음반밸리 유치의 전제조건으로 음악관련 기반시설이 전무한 광명시로서는 음악 관련 시설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이 회사를 유치하는데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워 유치하였다. 그러나 이 회사가 광명시에 있는지의 여부에 따라, 반드시 음반밸리 유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론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음반유통회사들은 향후 음반밸리 조성과 그에 따라 사업성이 있다면, 그리고 그러한 여건을 마련을 한다면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들어오기도 하고 철수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주)KRC-NET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회사가 시로부터 막대한 지원을 받아야 할 지원근거에 대해 음반밸리 전진기지라는 ‘당위성’만으로 그 지원이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광명경실련 양정현 사무처장은 “기업은 이익을 쫒는 집단이다. 수익성이 있으면 오고, 그렇지 않으면 오지 않는다. 부실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명분만으로 막대한 규모의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것은 ‘특혜’일 수도 있다. 지원의 근거를 보다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회사측 관계자는 “오히려 회사는 피해를 받았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시에서 출자한 금액은 이미 건물 건축에 그 비용이 다 들어간 것이나 다름없다고 한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공동물류기지를 확보해 이전해야 함에도, 음반밸리 사업 지연에 따라 전혀 그렇게 하지 못했고, 그에 따라 수익저하 등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는 등 피해가 크다는 것이다. 회사 측 입장에서는 시의 지원이 당연하다는 것으로 보여 진다. 즉 당초 여러 유치부지 중에서 물류기지로서 광명시가 적합한 것만은 아님에도, 시의 사업추진 계획을 믿고 들어 온 것이라는 것이다.

결국 (주)KRC-NET가 광명시에 존치되는 것이 당초부터 불가피했는지의 판단근거는 여전히 ‘당위성’에 머물러 있다. 그리고 그 당위성이 막대한 지원의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개발제한구역 해제 미확정, 그리고 향후 문화관관광부의 음반밸리 광명시 지정 확정의 여부는 아직 결정된 사항이 아니다. 시의 음반밸리 사업 유치 노력이 적극성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그 방식과 내용에 대해서는 문제의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2003. 11. 28  강찬호기자 tellmec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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