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이랑 물이랑 그 세번째 이야기-소나무와 참나무
숲이랑 물이랑 그 세번째 이야기-소나무와 참나무
  • 광명시민신문
  • 승인 2002.08.1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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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이야기를 듣고 있는 아이들, 구름산 애기능쪽, 2002. 8. 5>


소나무는 3종, 참나무는 6종, 소나무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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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정상적인 장마철을 한참 지나 햇빛이 쨍쨍해야할 8월인데 뒤늦게 추적추적 비가 온다.
전날 밤 내내 비가 와서 마음이 조마조마했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흐린 날씨에 바람은 불고 있으나 비는 오지 않는다. 다행이다.

오늘은 두꺼비 여름생태학교 세 번째 시간으로 소나무와 참나무 가족이야기를 할 시간이다.
아침에 모여보니 6명이나 못나왔다.
휴가철이라 이래저래 일정이 안맞는 모양이다.
단촐한 인원이 애기능쪽 구름산에 들어서니
비 온 뒤의 풋풋한 풀냄새와 태풍끝의 서늘한 바람이 잠시 계절을 잊게 해준다.

입구에서부터 주변을 뒤덮고 있는 짙푸른 잎의 칡덩쿨은
정말 얼키고 섥힌 세상살이처럼 질기고도 복잡하다.
벌써 아이들 얼굴만큼이나 커버린 어린 오동잎은 또 성급한 우리네 마음과도 같다.
오동나무는 어린 나무일수록 잎이 크고 자랄수록 점점 잎이 작아져
내실을 다진다니 그나마 다행이기는 하다.

이제 가장 흔하고 대표적이니 소나무 이야기를 들어보자.
소나무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이다.
비상식품이었던 송화, 떡 찔대 쓰는 솔잎, 연료로 쓰이던 송진,
소나무밑에서 자라는 버섯인 송이버섯,
소나무 안에서 굳어진 보석인 호박등을 우리에게 준다.
또한 세상에 태어났다는 신고를 소나무에 금줄을 쳐서 하고
죽으면 소나무 관속에서 영원히 잠드는 우리와 가장 가까운 나무이다.

소나무 가족은 대략 3가지인데
잎의 숫자에 따라서 잎이 2개면 우리 소나무,
3개면 북미산인 리기다 소나무
잎이 5개면 우리나라에만 있는 잣나무이다.

솔방울이 올해 만들어진 것은 연하고 연록색을 띠는데
작년생은 단단하고 나무껍질색을 띤다.
또 올해 맺은 솔방울은 씨를 퍼뜨리지 못한다.

숲길을 쭉 걸어들어가서 큰 느티나무 아래서 잠시 쉬기로 했다.
몇 백년은 되었음직한 느티나무 둘레는
뚱뚱한 아저씨의 허리둘레처럼 든든하고도 안정되어 보인다.
아이들도 궁금한지 서로 서로 양팔을 벌려 손을 잡아서 나무둘레를 재어본다.10명, 11명, 12명, 아이들 12명의 팔둘레와 같다.
듬직한 나무가 미더운지 아이들이 신발을 벗고 나무에 올라가기를 한다.
한 아이가 올라가다 가지까지 못가고 미끄러져 내려오고
다른 아이가 시도하다가 역시 쭈르르르~.
안되겠다. 조교가 시범을 보여야지.
여름 내내 산으로 강으로 나다니는 얼레지 선생님이 맨발로 오른다.
모두가 쳐다본다. 성공할 수 있을까.
쭉쭉 휘익~ 척, 드디어 줄기가 갈라진 곳까지 올라가서 편안히 앉는다.
와~ 우리들의 함성에 손을 흔들어 답한다. 의기양양하게.

다시 올라가서 약수터 주변에서 참나무 가족을 찾아보기로 했다.
'참나무'라고 불리는 나무는 없다.
다같이 도토리를 만드는 상수리 나무, 떡갈나무, 신갈나무, 갈참나무, 굴참나무, 졸참나무.
이 6형제를 한마디로 말할 때 부르는 이름이 참나무이다.
아이들은 비슷비슷한 가운데 조금씩 다른 특징을 찾아 여기저기에서 나뭇잎을 찾아다닌다.
나무의자에, 땅바닥에 앉아서 주워온 나뭇잎을 자세히 들여다 보고
재료집에 붙이기도 하고 세밀화로 그리기도 하느라 정말 열심이다.
약숫물을 한모금씩 더 먹고 정리를 하고 내려오는 길이 시원하고도 상쾌하다.

다음시간에는 또 무얼 할까?

<장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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