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이랑 물이랑 마지막 이야기-자연물로 만들기
숲이랑 물이랑 마지막 이야기-자연물로 만들기
  • 관리자
  • 승인 2002.08.19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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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들과 함께 자연물로 만들기를 하고 있는 아이들, 2002. 8. 12, 애기능쪽 구름산>


칡잎으로 만든 멋진 자연의 정글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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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도 아닌데 며칠동안 많은 비가 내렸다.
다행히 우리가 만나는 날은 비가 그쳐서 마지막 이야기를 무리 없이 할 수 가 있었다.
비로 인해 피해를 입은 많은 사람들의 집과
그리고 마음이 모두 회복되기를 바라면서 집을 나섰다.

왠일인지 평소보다 아이들이 많이 나오질 못했다.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참석을 못했는데,
마지막 이야기를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도 여전히 씩씩하게 나온 아이들은 자원봉사 안내자와 함께
이제는 익숙해진 구름산으로 출발하여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에 자리를 잡았다.
산을 오르면서 칡 잎을 따서 손에 쥐고 모두 모였다.
이 걸로 뭐해요?
아이들의 재촉으로 자리를 잡자마자
선생님의 능숙한 시범으로 칡 잎으로 만든 멋진 모자가 탄생되었다.
선생님이 칡 잎 모자를 만드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해주신다.
“ 자 ! 양 손에 하나씩 칡 잎을 들고
오른 손에 잡은 잎이 왼 손에 잡은 잎의 위로 가도록 놓고
오른 손으로 잡은 칡 잎으로 왼 쪽 칡 잎을 감싸듯이 돌려서
왼 손으로 꼭 잡고 다시 다른 칡 잎을 위로 놓고
똑 같이 감싸주는 것을 반복 하다 보면 긴 칡 잎 줄이 생겨요.
마지막으로 머리에 맞게 끝을 잘 묶어서 머리에 쓰면..
멋진 자연의 정글모자가 완성! ”

와우! 정말 멋진 정글 소년, 소녀가 되었네.. 멋진 포즈로 찰칵!

가족끼리 산에 가서도 쉽게 만들어 쓸 수 있는 시원한 정글 모자는
봄철에 토끼풀을 이용하면 수줍은 산골 소녀의 예쁜 화관이 된다.
주변에 있는 개망초 꽃이나 여러 가지 풀을 이용해도 멋진 화관을 만들 수 있다.
아마 주변 사람들의 부러운 시선을 한 몸에 받을 준비를 해야 할지도…


작은 나무판자에다 주어온 자연물을 이용해 만든 바다, 산, 우주,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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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순서는 선생님이 준비해오신 사각형의 나무판자에
나무껍질이며, 돌, 이끼,풀 등을 이용해 자유롭게 만들기 이다.
아이들은 주변의 풀과 바닥에 떨어진 나무껍질등을 열심히 주워 모은 후에
작은 나무판자에 자기의 생각을 펼친다.
작은 네모 공간이 바다도 되고, 산도 되고, 우주도 된다.
작은 공간에 고래,상어, 물고기등이 헤엄치고, 미역등 수초가 넘실거린다.
예쁜 꽃들이 활짝 핀 작은 정원도 되었다.
생김새는 다르지만 친구처럼 웃고 있는 외계인도 만들어진다.
어떤 친구는 바다에서북한군과 남한군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
아마도 얼마 전 서해교전이 머리에 남았나 보다.
이 아이가 서로 다정하게 고기잡이하는 배를 만들 수 있는 날이
어서 왔으면 하는 안타까움이 들었다.


아이들은 저마다의 예쁜 공간을 만들고 서로 이야기하며 깔깔 거린다.
어느새 시간이 정말 빨리도 흘러 한 손에는 정글 모자를
한 손에는 아직 다 마르지 않은 작품들을 소중히 들고
마지막 인사를 할 시간이 되었다.
“선생님! 내년에 또 할 꺼죠?” 하고 물어오는
아이들의 탱탱한 볼이 흠뻑 물오른 풀잎처럼 싱그럽다.
안녕! 얘들아 내년에 또 만나자!

<조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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