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의 본때를 보여주마!-공무원 직장협의회를 찾아서
공무원의 본때를 보여주마!-공무원 직장협의회를 찾아서
  • 광명시민신문
  • 승인 2002.11.20 19: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광명시공무원직장협의회 사무실 개소식에 시장 및 고위 간부들이 참석하였다>


-공무원 직장협의회를 찾아서-
==============================

광명시민신문에서는 이번호부터 지역내의 기관탐방을 시작하기로 했다.
첫 탐방은 어디로 할까?
많은 의견이 나올줄 알았지만 쉽게 광명시공무원직장협의회로 결론이 나버렸다.
전국적으로 요사이 파장을 불러온 사건이 공무원들의 연가투쟁이다.
그리고 광명시내 563명이라는 회원이 가입된 거대단체이다.

수시로 드나드는 광명시청이지만 오늘 방문한 시청은 낯선 곳이다.
빨간 양탄자에 평소에 보지못한 액자, 니스칠한 바닥, 새로 페인트칠한 벽..
시장 취임식도 아니고 봄도 아닌데?
의아한 감정을 가지고 직장협의회에 들어서야 이 의문이 풀렸다.
내일 경기도지사가 방문한다고.
“시민을 위해 이런일을 하면 기쁘기나 하지요. 이것이 부끄러운 행정입니다”
안흥병 직협회장의 푸념석인 말이다.

철밥통이 아니라 종이그릇만도 못합니다.
--------------------------------------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졌다.
“공무원을 흔히 철밥통으로 표현하는데 어떠십니까”?
"시민들의 잘못된 인식입니다. IMF이후로 공무원은 종이그릇만도 못합니다"
"아마 신분보장이 다른 직장인 보다 잘돼서 그런 것 같은데
일반회사는 부당대우를 받으면 노조나 법의힘으로 구제라도 받지만 공무원은 그것도 못합니다"
"광명시만해도 IMF이후 청경, 일용직, 노무직 등 하위공무원들이 해고 되어도
말한마디 제대로 못했습니다"

징계권한이 없는 중앙부서에서 징계를 지시하는건 지방자치에 대한 유린
--------------------------------------------------------------------

광명시에도 이번 집단연가투쟁으로 2명이 징계에 회부된 것에 대한 대처를 어떻게 하는지 질문했다.
순간 회장을 비롯한 직협 간부들의 피로한 눈이 번뜩이면서 조목조목 설명했다.
"저희 직장협의회는 4월에 창립했습니다.
그런데 3월에 열린 공무원노조출범식에 참석했다고 뒤집어 씌우면서
행자부에서 중징계를 내리라고 하더군요"
옆에 있던 다른 간부도 징계를 당할 사유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우리는 합법적인 연가를 사용해 일과시간 이외에 개인자격으로 집회에 참석했을 뿐입니다.
시청업무에 피해를 준일도 없고 비리공무원도 아닙니다"
"우리가 더욱 분노하는 것은 연행된 동료를 면회하러간 노조원들을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인권유린입니다"
안흥병 회장은 공무원은 사법기관의 판단이 있을 때 징계를 해야되고 자치단체
공무원의 징계권한은 단체장에게 있지 행정자치부 장관이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
지방자치를 훼손하는 월권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위로부터 썩은 싹을 도려내는 중심에 공무원 노조가 있어야 합니다.
---------------------------------------------------------------

광명공무원직장협의회는 563명의 공무원이 가입해 있고 18명의 간부들이 있다.
이중 사무차장이 상근을 하고 있다.
중요한건 광명의 여타 시민단체의 상근자가 여성들인데 이곳도 사무차장님이 여성분이다.
질문을 할 때마다 정확한 숫자나 일지를 대답하는 꼼꼼함이 인상적이다.
공무원직장협의회는 다른 노조처럼 공무원들의 복지와 고충을 해결하고
잘못된 관행과 제도개선을 위해 일하고 있다.
그러나 안흥병회장은 공무원직협의 본분에 대해 말한다
"공무원들이 노조를 만든다고 하니 언론들은 우리를 국가전복을 위한 집단으로 몰아갑니다
명령에 무조건 복종하는 것이 공무원 사회입니다
공무원의 의견보다 단체장의 의지에 끌려가는 것이 공무원입니다
불만이 있어도 참을 수 밖에 없는 것이 공무원 사회입니다
위로부터 썩어 들어가는 것이 공무원 사회입니다
공무원 노조는 바로 공직사회 개혁의 중심이고 묵묵히 일하는 공무원들의 창구이기도 합니다"

당사자인 공무원은 배제한 체 법을 만든다.
----------------------------------------

98년 노사정위원회의 합의로 공무원직장협의회법안을 만들었다.
"그런데 법안을 만들 때 공무원은 배제하고 경제인연합회를 참여시켰습니다"
지금 현재 정부에서 국회에 넘긴 공무원조합법의 잘못된 점을 물었더니 한마디로 대답한 답이었다.
이외 공무원조합법의 부당성과 공무원들의 법안폐기를 주장하는 정당성에 대해 설명했다.
"지금 공무원조합법에 공무원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단결권을 주면서 6급이상은 안된다며, 그것도 모잘라 예외규정을 둡니다"
"노조의 핵심인 단체교섭권은 더 웃깁니다
우리는 불합리한제도개선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자치단체가 법개정을 위한 권한이 없는데 어찌 광명시와 교섭을 할 수 있습니까?
"노동기본권의 핵심인 단체행동권은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아예 없애버렸습니다"
안흥병회장의 이야기를 듣자면 밤을 세워야 될 것 같았다.

공무원직장협의회를 방문했을 때 책상 위는 대자보 용지로 가득했고
삭발한 회장, 피로한 회원들의 모습속에서 상황의 긴박함과
공무원이라는 신분보다 건강한 노동자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벽에 붙어있는 홍보물이 가슴에 와서 박힌다.
"본때를 보여주마"
전교조보다 더한 탄압이 예상되지만 시민들에게 참공무원의 본때를 보여줬으면 한다.

<광명시민신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