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탐방> 녹색소비사회를 꿈꾸는 공간, 광명녹색가게
기관탐방> 녹색소비사회를 꿈꾸는 공간, 광명녹색가게
  • 강찬호 기자
  • 승인 2003.02.26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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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소비사회를 꿈꾸는 공간, 광명녹색가게

 

 @ 녹색가게를 찾는 손님중에는 노인분들이 많다. 봄 잠바를 고르는 할머니.

 

서울 안국동에는 ‘아름다운가게’라는 새로운 공간이 있다. "아름다운 가게'는 사용하지 않는 물품을 시민들로부터 기증받아 저렴하게 공급하고 그 이익을 공익을 위해 사용한다. 참여연대 전 사무처장인 박원순 변호사가 공익재단인 '아름다운 재단' 상임이사를 맡아 운영하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아름다운 재단'이나 '아름운 가게'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그것이 시민사회에 새로운 변화를 제시하는 함의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사회에는 물건이 남아돈다. 한쪽에서는 과잉이 되고 다른 한쪽에서는 부족한 양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낭비가 악순환 되고 있기도 하다. 물품 자원이 효율적으로 나누어지지 않는 측면도 있다. 소유한 부의 많고 적음으로 떠나서 검소보다는 낭비문화가 더욱 팽배한 면도 있다. 남는 물건,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이웃과 함께 나누고, 절약과 검소함의 미덕을 배우고 익히는 것은 한 사회가 지향해야 할 패러다임이기도 한다.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는 운동. ‘아나바다 운동’이라는 말이 있다.
광명에도 이런 지향을 가지는 공간이 있다. 광명녹색가게이다. 이 가제는 광명성애병원을 지나 하안주공아파트 3단지 입구에 위치한 구 파출소 건물 1층에 둥지를 틀고 있다.
헌 옷등 중고물품들 만큼이나 허름한 모습으로 서있다. 건물 자체가 허름하다. 주목을 받을 만한 곳도 아니고 그렇게 치장이 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이미지에서 주듯이 이 곳, 녹색가게는 조용하게 광명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사람들의 의식이 문제인 것 같아요. 헌옷이라는 느낌을 가지는 것이 이용을 덜 하게 하는 것 같아요”. 공공근로로 이곳을 지키는 지킴이 김춘지(광명6동)씨 이야기다. 이곳에서 일한지 1년 반 정도 됐다고 한다. 남는 물건, 필요 없는 물건을 나누고 교환하는 시민의식에 대해서 김씨는 자신의 자녀들 이야기를 한다. “사가더라도 애들이 헌옷가지라고 안 입는다."이어 덧붙인다. " 어려서부터 교육이 중요한 것 같다. 특히 부모들이 중요하다. 자녀들이 어려서부터 헌 옷에 대해 아끼고 바꿔쓰는 모범을 부모들이 보여주어 자연스럽게 몸에 배도록 해야 한다.”

녹색가게 바로 옆 공터에는 목요일에 목요장터가 열린다. 이때 많은 시민들이 장터를 찾고, 근처에 위치한 이 곳을 방문하기도 한다고 한다. 그러나 다른 날들은 찾는 이들이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란다. 그 이유로 김씨는 시민의식을 지적하는 것이다. 또 “주변 아파트 단지가 광명에서 비교적 잘 사는 아파트들이고, 위치 또한 외져있다”며 녹색가게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보다 적절한 위치, 주변여건이 필요하다면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주로 찾는 이들은 경제적으로 가정형편이 어려운 분들이라고 한다. 취재 중에 한 할머니가 방문한다. 주공3단지에 거주한다. 들고 온 봉투에서 양복 한 벌을 꺼낸다. “조금 적다. 봄에 멋있다.”라며 들고 온 양복을 놓고, Y셔츠로 교환을 한다. 이 할머니는 가끔 이곳을 이용한다.
잠시 후에 또 다른 할머니가 문 앞을 서성거린다. 이곳을 처음 찾는 것이다. 하안동 13단지 영구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노00 할머니다. 성애병원에 딸 약을 가지러 왔다가 옷을 싸게 파는 곳 같아 들렀다고 한다. “싼 값에 재미삼아 사 입으려 한다” 며 봄에 입을 만한 잠바를 찾는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옷이 안 맞는 것 같아 아깝다”며 "나중에 가져와야겠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예전에 자신이 장사를 해 본적이 있다며 이 가게 정문이 현재 방향보다는 사람들 이동이 잦은 단지 입구 쪽으로 나있으면 좋겠다며 나름대로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김씨의 안내를 받아 이곳, 저곳 옷들을 입어보더니 결국 맘에 드는 것을 찾지 못하고 미안하다며 문을 나선다.

 

 

광명녹색가게는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운영을 한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에서 오후 5시다. 광명시에서 공간을 제공하고, 새마을 광명지회 부녀회에서 운영을 맡아하고 있다. 녹색가게 안내문을 빌어보면 “녹색가게는 주민들의 자원봉사로 운영하는 중고 생활문화 교환센터로서, 다시 쓰고 나눠 쓰는 생활문화 운동, 녹색지역사회 건설에 힘쓰는 지역공동체운동, 미래를 생각하는 녹색소비실천운동”을 추구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용을 하고자 하는 시민들은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품들을 손질해서 가져오면, 직원이 가격을 산정하고 산정가의 50%를 다른 물품과 교환할 수 있도록 하는 교환권이 발행되며, 즉석에서 같은 방식으로 교환을 할 수도 있다고 한다. 품목은 의류부터 주방용품, 가전 소품 등 다양하다. 가격도 100원부터 다양하다. 사용이 불가능한 것은 사절하고 있다.

녹색가게가 더욱 많은 광명시민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안내문에 나온 것처럼 녹색소비사회를 열어가는 상징적인 공간이자, 실질적인 공간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많은 지역사회 관심이 필요하다. 서울에 위치한 아름다운 가게는 2002년도 시민활동가들이 뽑은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바 있는 박원순 변호사가 열정을 가지고 지원하고 이끌고 있는 곳이다. 그 만큼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어려서부터 지역의 아이들이 이 곳에서 새로운 소비문화, 생활습관에 대해 배울 수 있기도 하고, 정다운 이웃들이 삶을 나누는 공간이 될 수 있기도 하다. 지금은 어려운 이웃들에게 조금의 위안을 주는 공간으로 남고 있지만, 보다 많은 광명시민들의 공간이 되어야 할 것 같다. 허름하지만 지역에 이런 곳이 존재하고, 이곳에서 보다 많은 활동들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운영기관의 홍보와 관심이 지속될 수 있기를 바램해보면서 녹색가게를 나섰다. 녹색꿈을 꾸면서...

광명녹색가게/ 2619-5894(옷팔구사)
광명시 철산3동 551번지 철산주공아파트 3단지 입구

 

 <광명시민신문 강찬호 기자 (tellmec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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