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12년 전 '그 모습 그대로'의 하안상업지구 내 ‘바닷가’ 횟집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12년 전 '그 모습 그대로'의 하안상업지구 내 ‘바닷가’ 횟집
  • 고일용
  • 승인 2007.06.25 22:52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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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로부터 김남태 주인장, 강미모님, 그리고 광명시 노인요양원 봉사활동에 
함께 다녀온 ‘한소리회’ 회원님.


시간대는 이미 저녁인데 밖은 아직도 훤하다. 연중 낮 시간이 가장 길다는 하지(夏至)였기 때문일 게다. 낮 시간이 길면 일사량도 당연히 많을 것. 무더위가 맹위를 떨쳤던 하루여선지 우리 일행이 앉아 서로의 안부를 가볍게 주고받는 사이, 직장인으로 보이는 세 명의 손님들이 들어와 사장 내외분에게 인사를 건넨다. 

“사장님, 더위가 장난이 아니죠? 우리 여기 소주 두 병에... 안주는 맛있는 걸로 주세요.” 
“네~”

 횟집에 들어와 타이를 풀자마자 안주는 알아서 달라는 손님들의 주문내용도 그렇지만, 그 말을 금방 알아듣는 주인장의 대답도 재미있다. 단골손님이다 보니 뭘 좋아하는지 척하면 입맛이고 툭하면 호박 떨어지는 소리란 얘기다. 12년 전에 개업한 이후 가게의 위치와 가격이 그 모습 그대로라는 하안3동의 ‘바닷가’횟집. 초다짐(‘스키다시’의 우리말)이야 전문횟집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주인장이 내놓는 회 무침과 싱싱한 멍게, 미역과 콩 삶은 것은 우선 허기를 달래기에 부족하지 않다.
  
대개 술꾼들이 술집을 찾는 데는 술이 고픈 이유도 있지만, 사람들과 부대끼는 맛이 좋아서일 것이다. 거기에 가격과 음식 맛이 좋고 청결하기까지 하다면 기분 좋은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바닷가’는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대부분의 횟집처럼 넓거나 깔끔하진 않은 편이어서 처음엔 손님이 그다지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주인장 강귀분님(55)은 “천만의 말씀”이란다. “우리 집만큼 넓은 횟집 보셨어요? 얼마나 넓은지 사람들이 정수기를 찾는데 한참이나 걸려요.”하며 10평 남짓한 가게규모를 넉살로 대신한다.



▲ 80% 정도가 산지에서 직송된다. 가격은 2~4만원대.

30, 40, 50대인 우리 일행만큼이나 바닷가를 찾아오는 손님 층은 다양하면서도 꾸준하다고 한다. 때로는 아들 손자, 며느리와 함께 3대에 걸쳐 찾아주는 이가 있는가 하면, 다섯에  둘은 단골이라는 이곳 손님들은 하나같이 “다른 곳과 맛이 달라 못 잊어 다시 찾게 된다.”고 말한다. “찾아올 때마다 마치 오래된 이웃처럼 변함이 없고 친근하면서 편안하다.”고 말하는 직장인 김성호씨(46). 그러다보니 소문 듣고 찾아오는 손님들이 부쩍 많아졌다고 한다. 
 
맛도 맛이지만, 주인의 수더분한 인상과 정겨움도 손님들을 다시 찾게 하는 큰 흡인력이다. ‘강미모’로 통하는 이 집의 안주인은 “세상에서 나같이 생긴 이는 오직 한 사람뿐이다. 부모님이 물려주신 가장 고귀한 얼굴이기에 고마운 마음으로” 그런 별명을 스스로 지었다고 한다.

 이곳에선 가끔 장수곱돌로 만들어진 검은 색의 돌판이 등장한다. 그럴 때마다 처음 온 손님들은 “횟집인데, 회를 구워먹기라도 하라굽쇼?”하는 표정으로 화들짝 놀란다. 사실은 냉동시켰던 돌판 위에 무를 가늘게 썰어 깔고 그 위에 싱싱한 활어를 얹어 내놓으면 활어 맛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주 메뉴는 철따라 바뀐다. 가자미와 방어, 감성돔, 참돔, 그리고 숭어는 봄철의 별미로 꼽힌다. 요즘 같은 여름철엔 농어와 돌돔, 황돔, 전복이 주종을 이루고, 가을철엔 가을의 여왕으로 불리우는 전어와 팔팔 뛰는 왕새우, 우럭과 고등어, 홍어가 잘 나간다. 추운 겨울철엔 넙치와 방어, 우럭, 숭어, 문어 등 남해와 서해, 동해 산지에서 직송되는 자연산 활어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가격대는 대부분 비슷하나 대중소로 나눠 2만원부터 4만원 사이다.  연중 80% 정도가 산지에서 직송되는 자연산 활어이기 때문에 양식어종일 경우에는 분량에서 약간씩 차이가 있다고. 특히 가을만 되면 전어와 왕새우, 뼈째 썰어먹는 회, 잡어회가 계절별미로 꼽힌다.

 젊었을 때 직장생활 하다가 비교적 평범하게 만나 15일 만에 부부의 연을 맺고 한결같이 운영해온 ‘바닷가’횟집. 매일 바쁜 생활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들 부부에게는 또 다른 삶의 재미가 있다. 오후 3시 가게 문을 열 때까지 하안3동 주민자치센터에서 풍물을 배우고, 평생학습원에서 전숙희 선생의 제자인 박옥선 선생의 지도아래 경기민요를 배워 일주일에 두 번씩 광명 요양원이나 복지관 등을 찾아 민요를 불러드리고 무용을 하며 노인들을 즐겁게 해드린다. 올해로  4년째16명의 회원으로 결성된 봉사단체 ‘한소리회’ 회장직을 ‘강미모(귀분)’님이 맡고 있다. 

큰 욕심 내지 않고, 음식을 내놓을 때마다 그저 가게를 찾는 손님들에게 정성을 다하고 싶다는 ‘바닷가’횟집. 그 집에 가면 천정에서 뛰어노는 물고기 그림들과 함께 사람냄새를 맡을 수 있다. 틀림없이 주인장과 손님들과의 정겨운 인심과도 맞닥뜨린다. 맛있는 회 안주와 함께 지인들과 정겹게 소주 한 잔 하시고 싶은 분들, 무더위를 피해 ‘바닷가’에 한 번 들러보실 것을 권하고 싶다. 

바닷가 횟집 전화 02)894-4578, 010-7773-0023. 위치는 하안3동 우리은행 뒷편 골목 1층에 위치함.


<글쓴이 고일용 님은 열린우리당 광명을지구당운영위원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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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U 2007-07-13 17:20:25
회가 먹음직스러 보이네요.
회 먹는 사람들은 알지요. 두툼한 저 맛을~~~
종이장처럼 얇은 회는 싫더라구요

벚꽃 2007-07-08 19:13:57
분위기 좋고 회맛 좋고 입맛 좋아지고
소주한잔에 스트레스 풀어 멋진 주말 보냈습네다.

SHKIM 2007-06-28 19:44:25
더워서 그런지 입맛이 없었는데
회 먹으러 가야겠네~~~~~~~

한반도 2007-06-28 14:00:37
한 번 가보고 싶네요^^
회 먹다보면 갈매기 소리도 들리겠지요??

kiwi 2007-06-27 22:03:01
엇!! 울동네 거기!! ㅋㅋ
올만에 다시 가봐야겠네.
광어회 먹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