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사무국장 돌연 명예퇴직, 알고 보니 시장의 의회 ‘길들이기’ 거부!!
의회 사무국장 돌연 명예퇴직, 알고 보니 시장의 의회 ‘길들이기’ 거부!!
  • 강찬호
  • 승인 2007.11.29 22:1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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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시장, 시의회 사무국장 인사...의회 사무국장 명퇴 신청...배경 두고 공직사회 술렁...시의회, 의장직 사퇴와 불신임 요구 강력 반발.



▲ 의회 사무국장이 돌연 명퇴 신청을 했다. 배경 놓고 공직사회 술렁.

시장과 시의회 의장의 유착 관계로 시의회 독립성이 훼손되는 사건이 또 다시 발생했다. 유사한 사건이 발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이다.  충격은 크고, 반발도 거셀 것으로 보인다. 지방자치의 기본 원칙이 훼손되는 양상이다. 

내용은 이렇다. 이효선 광명시장이 김선식 광명시의회 의장에게 시의회 사무국장의 인사를 요청했다. 시의회 의장은 이 요구를 수용했고, 시장은 의회 사무국장에 대해 29일 전격적으로 인사를 단행했다. 의회 사무국장은 이날 인사발령과 함께 예정에 없던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아직 정년이 2년 반 정도 남은 상황이다.

의회 사무국장의 명퇴 신청은 의외였고 광명시 공직사회는 술렁였다. 인사의 부당성에 대한 저항의 첫 신호는 바로 시의회에서 시작됐다. 시의회 독립성 훼손과 함께 시의회 의장의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시의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의원들은 이날 오후 6시 시의회 접견실에 모여 이 문제를 논의했다. 13명 의원 중 12명의 의원이 참석해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김선식 의장은 인사에 대해 해명했고, 시의원들은 의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몇몇 시의원들은 이번 조치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격앙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사태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에서 최종적인 결론이 나지는 않았다. 시의원들은 의장이 스스로 사퇴하지 않으면 시의회에서 불신임안을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개진하고 있는 중이다. 조만간 어떤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로 광명시의회 의장은 사퇴 압력과 함께 자진사퇴를 결정해야 할 진퇴양난에 빠졌다. 지난달 23일 시의회에서 박은정 의원의 비공식 신상발언으로 드러난 파장이 채 가시기 전이어서 사태의 심각성은 더하다.

박은정 의원의 발언으로 드러난 의장의 행보는 시민단체들의 강한 반발을 불렀다. 시민단체들은 시의장이 시장과 유착되는 상황에서 의회의 독립성은 있을 수 없다며 시의장의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했다. 또 시의회에 실추된 명예를 스스로 되찾을 것을 촉구하며 불신임안 상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 의원들이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동안 의회 직원들이 회의실 앞을 지키고 있다.

그렇다면 왜 또 다시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일까? 의회 사무국장 인사 배경에 원인에 관심이 쏠린다. 의회 직원들의 처신이 문제가 됐고, 시장이 이를 문제 삼아 의회 사무국장에 대해 문책성 인사를 요구했다는 것이 표면상의 이유로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인사 배경을 두고 이를 믿는 이들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시의회 공무원들을 길들이기 위한 인사라는 것이 지배적이다. 시장은 의회 사무국장에게 의정활동의 업무보고(동향)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고, 의회 사무국장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정황은 시 집행부 사업 추진이 시의회에서 제동이 걸리는 최근 흐름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 한 복판에 광명시시설관리공단설치 조례 부결 사건도 놓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광명시시설관리공단 사업 추진을 위해 시 집행부는 의욕적으로 이 사업을 추진했으나 해당 조례는 두 차례에 걸쳐 시의회 상임위원회에서 부결됐다.

시장은 조례 부결의 문제에 대해 시의회 공무원들이 협조가 부족했다고 판단했고, 이런 문제들에 대해 의회 사무국장을 불러 시 간부 회의에서 질타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 집행부와 시의회의 불협화음에 대해 의회 사무국이 가교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고, 그것에 대해 책임을 물은 것이 이번 인사의 직접적 이유라는 것이 공직사회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평가다.

그러나 이런 시장과 시의회 의장의 행보는 공직사회 내부와 시의회 양쪽에서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시 집행부를 견제해야 할 시의회가 시의장의 행보로 인해 스스로 의회 독립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의회 길들이기에 나서는 시장의 행보 역시 시의회 독립의 기본 원칙을 훼손하는 구시대적인 발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시장과 시의회 의장의 유착관계 문제는 지역사회의 거센 반발을 불러 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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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주세요!! 2007-11-30 01:07:42
의회사무국장의 직무중 의원들의 활동을 수집하는 등의 정보수집활동까지 포함되어있는 지 궁금하다. 만약 없다면 시장의 요구와 이의 거부에 대한 보복인사는 많은 문제가 있다 하겠다.
어떤 공무원이 그 자리에 가도 마찬가지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의회사무국장이 장수하면 의원의 동향을 시장에게 보고한 치졸한 짓을 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고, 아니면 시장의 요구를 거부한 것이라 하겠다. 귀추가 주목된다.
이와 같은 사태에 대해 의원들이 행동으로 옮길 모양이다.
당을 떠나 의회민주주의를 괴멸시키는 행위를 한 책임자에 대해 분명한 조치가 요구된다.

이러한 조치에 9명 의원의 찬성이 필요한데 통합신당 4명(조미수, 나상성, 김동철, 문현수)의 의원은 당연히 찬성할 것이라고 생각되고, 나머지 5명의 의원은 같은 당의 한나라당소속의 의원이 찬성하여야 한다.

이러한 사태에 대해 같은 당인 한나라당의원들의 처신이 주목된다.
한나라당의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