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망산 대형마트 유치, 그리고 이효선 시장

2009-12-07     강찬호 기자

조미수 의원, 4일 시정질문에서 철망산 개발 예산 ‘안 돼’...이효선 시장, 다다익선 철망산 개발 왜 안 되나.



▲ 지난 5월 추경에서 재래시장 상인, 수퍼마켓 상인들이 상임위 심의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철망산 공영주차장 개발은 제2의 광명시시설관리공단 설치 조례와 같은 처지가 될 것인가? 시는 2010년 본예산안에 ‘철망산공영주차장복합개발 민간투자시설사업’에 대한 타당성 검토 용역 예산 4천만원을 편성했다. 해당 상임위 심의를 기다리고 있다. 이 사안은 시 집행부가 광명시시설관리공단설치조례와 같이 수차례 시의회 심의를 요청했던 사안으로 이번이 다섯 번째 심의 요청이다.

이효선 시장은 이 문제에 대해 시설관리공단처럼 집요한 의지를 갖고 임하고 있다. 시 입장에서는 철망산 복합개발은 일석이조의 사업인데, 왜 거부를 하는 것이냐며 시의회를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다.

지난 4일 제2차 정례회 시의회 본회의 시정질문에서도 이 같은 입장을 재확인했다. 철망산복합개발은 현 철망산 지상 공영주차장을 지하화하고, 대신 지하 5층 지상 2층 규모로 건축시설을 설치하는 개발이다. 주차장을 지하화하고, 지상은 문화체육시설과 공원으로 개발한다. 부대시설로 판매시설, 즉 대형마트인 삼성홈플러스가 들어선다. 700억원의 사업비는 전액 민간에서 투자하고, 민간은 시설 설치 시 바로 시에 소유권을 이전한다. 민간은 판매시설을 30년간 운영 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이다.

이런 개발 방식에 대해 이 시장은 4일 시정질문 답변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광명시는 인구대비 대형마트가 부족하다. 금천구나 구로구 등 인근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광명시민들이 상당하다. 접근성 좋은 곳에서 대형마트를 이용한 권리가 광명시민들에게도 있다. 철망산 주변 아파트 단지들은 재건축 개발로 주변에 2만여명의 주민들이 신규로 입주한다. 이들 주민들에게 현재 주차장 시설은 혐오시설이다. 그런 민원들이 제기되고 있다. 주차면수도 현 159대를 지하화하고 891대로 늘릴 수 있다. 지상은 문화체육시설과 공원으로 조성할 수 있다. 시민편익시설이 들어오고, 주차 면은 대폭 확대된다. 대형마트 입점에 따른 교통문제는 교통영향평가를 통해 해결하면 된다.  

이 시장은 이런 이점이 있는 사업을 왜 하지 말아야 하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개발이 타당하다고 말한다. 인근 주민들, 나아가 광명시민들을 누가 무시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자신은 이 사안에 대해 특혜도 없고, 공적도 아니라며 ‘토박이’로서 진정성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형마트 입점으로 구멍가게가 피해를 받는다고 하는 주장에 대해서는 대형수퍼마켓 등장으로 구멍가게가 피해를 봤다며, 형식논리상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유통환경의 변화에 대해 시대적 상황으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솔직히’ 드러냈다.

반면 이날 시정질문에서 조미수 의원은 철망산 개발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공원개발에 대해 ‘지금 철망산 보다 더 좋은 공원이 있을까?’라며, ‘개발’을 반대했다. 소하동에 이마트가 들어오고, 이미 주변 상권에도 대형마트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큰 규모의 마트가 3개 존재하고 있다며 추가 설치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또 인근에 문화원, 시립도서관, 다목적복지회관 등 문화교육복지시설들이 입점해 있고, 대형마트 입점은 주변 교통흐름을 방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토지매입비 없는 건축비만 들어가는 민간투자개발은 특혜 소지도 있을 수 있다며, 시 공유지를 개발하는 것보다 ‘유보지’로 갖고 있을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시의회의 거듭된 부결에도 불구하고 반복해서 올리는 것은 시의원들을 무시하는 것이다라며 언짢은 입장을 드러냈다. 또 그 ‘저의’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인근 주민을 고려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시 전체를 봐서 주민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입점을 반대하는 중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뉘앙스’로 언급했다. 

이날 시정질문이 진행된 방청석에는 광명시수퍼마켓조합 관계자들이 배석해 진행을 지켜봤다. 시내 중심권에 대형마트 입점은 주변 중소상인들의 상권 약화를 불러온다는 우려 때문이다.  

철망산 복합개발 문제는 대형마트 이용과 편익시설 활용이라고 하는 소비자 입장과, 지역 내 중소상공인 보호라고 하는 ‘정책 선택’의 문제가 맞물린다. 이 시장은 중소상공인 피해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는 문제’라며 현실을 인정했다. 주변 2만 여명의 소비자이자 유권자들의 요구를 외면하거나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소수 보다는 다수를 선택하는 것이 ‘단체장’으로서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정치인으로서 포석도 깔려 있다. 손해 볼 것이 없는 사업이다. 되면 좋고, 안 되도 당장은 손해 볼 것이 없다. 인근 유권자들인 시민들이 대형마트를 원하는 경우에 그렇다. 시가 기 실시한 설문조사는 그런 요구를 일부 반영하고 있다.

반면 유권자이자, 시민들이 좀 불편하더라도 대형마트는 외곽에 위치하는 것이 좋고, 중소상공인들과 더불어 살자는 ‘가치’를 선택할 때는 결과는 달라진다.

이 시장은 철망산 뿐만 아니라 뉴타운 지역에도 대형마트가 들어 올 것이라고 공언했다. 광명시 주요 시가지 생활권에 대형마트가 다 들어올 필요가 있고 인구대비 필요하다는 논리다. 추진력 있다고 평가를 받는 이 시장. 철산권에서 철망산 개발과 대형마트로 그는 ‘승부’를 던지고 있다. 시민의 선택은, 그리고 시의원들의 선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