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우울증, 나이 탓?”
“노인 우울증, 나이 탓?”
  • 황복진
  • 승인 2009.02.1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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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복진(광명시정신보건센터장)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풀이 죽어 지내야 하고, 사기가 떨어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나이가 들었다고 하고 싶은 것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희망이나 기대 모두 젊은 사람 못지않다고 봐야합니다.

 노인우울증은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발생합니다. 가장 주된 요인은 뇌 속의 신경전달물질이 줄어들면서 뇌라는 컴퓨터가 작동하는데 필요한 에너지가 부족해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노년기에 겪게 되는 신체적 장애 그리고, 생활양식의 변화, 즉 예전에 비해 활동영역이 좁아지고 활동량이 감소하는 것, 실명 난청 등 감각기관의 노화, 직업적 사회적 활동의 감소, 경제적 궁핍, 사별(특히 배우자의 사별), 열악한 주거환경, 가족과의 이별 등이 스트레스 요인이 됩니다.

 젊은 사람들이 우울한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 슬픔이나 우울감과 같은 심리적 증상보다는 신체적인 증상이 두드러집니다.(예, 머리가 아프고, 몸이 피곤하고..) 신체질환에 대한 호소가 늘어나고, 기억력이 떨어지는 등 인지기능이 떨어지고, 짜증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서 치매에 걸린 것 같거나 실제 치매가 있으면서 우울증이 겹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우울증은 특별한 어느 누구만 걸리는 병이 아니며 우울증상은 노인들의 약 15%에서 나타납니다. 따라서 노인이 우울해 보이는 것 이외에도 여러 가지 변화가 나타날 때에는 나이탓만 하지 말고 즉시 전문의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우울증자체를 빨리 조절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우울증으로 인해 환자본인과 가족들이 받는 고통 역시 최소화 할 수 있습니다. 노인우울증의 치료에는 약물치료, 정신치료, 가족치료, 전기경련치료 등이 있으며, 연관된 신체적 질환에 대한 치료도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노인의 재발성 우울증치료에 있어서 약물요법과 심리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최대의 효과를 발휘합니다. 약물치료시 증상조절 후에도 재발방지를 위해 지속적인 항우울제 치료의 유지치료가 필요합니다. 유지치료에서는 대개 급성기치료에 사용된 약물을 최소한 6개월 이상 사용하게 됩니다. 노인우울증을 예방하고 치료하려면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애정이 무엇보다 필요하므로 제한된 조건이라도 교회나 노인정 등 쉽게 이용 가능한 사교공간을 적극 이용하는 것도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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