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도 시인을 추모한다...‘어느 푸른 저녁에’
기형도 시인을 추모한다...‘어느 푸른 저녁에’
  • 강찬호
  • 승인 2009.03.02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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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 추모20주년 행사 6일(금) 저녁7시 시민회관



▲ 기형도 시인이 살았던 소하동 안양천 인근 자택. 지금은 공장으로 변했다.

현대시의 한 획을 긋고 간 요절 시인, 기형도. 20년 전 그는 시내 한 극장가에서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했다. 그를 아끼는 많은 지인들과 팬들은 그의 죽음을 못내 아쉬워했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올해로 20년.

기형도는 광명시와 어떤 인연인가. 기형도 시인은 6살 때 광명으로 이사를 와서 유년시절을 보냈고, 죽기까지 소하동에서 살았다. 그가 거주하던 소하동과 안양천 일대가 시의 소재나 배경이 됐음은 물론이다.
 
이런 인연을 이유로 광명지역에서는 지난 2003년 기형도 시인을 기억하는 모임이 문화 활동을 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활동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기형도기념사업회 형태로 모임이 유지되고 있다. 모임의 규모는 크지 않다. 시에 제안을 해 하안동 실내체육관에 기형도 기념시비를 건립했다. 시낭송회를 통해, 때로는 노래공연의 한 프로그램으로 기형도의 시는 지역주민들을 만났다. 지난해는 문학답사로 진행됐으며, 올해는 ‘기형도 시인학교’ 형태로 시민들을 만날 예정이다.

한편 올해 기형도 시인 추모 20주년 행사는 민관협력사업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20주년 기념행사를 시가 주최하고 기형도 모임을 꾸려온 민간이 협력해 행사를 준비했다. 행사는 ‘어느 푸른 저녁의 노래’라는 타이틀로 오는 6일(금) 저녁7시 시민회관 소공연장에서 진행된다. 공연은 다채롭게 구성되어 진행된다.

생전 기형도 시인의 유품이나 사진, 시가 영상으로 제작되어 행사장을 찾는 관객들에게 선 보인다. 기형도 시 ‘엄마걱정’ ‘쥐불놀이’에 곡을 붙여 관객을 만난다. 노래는 정유경 가수가 부른다. 시낭송이 이어지고 그의 시 ‘봄날은 간다’는 탈춤으로 표현된다. 소설가 성석제씨와 장석주씨는 생전의 기형도 시인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의 시 ‘어느 푸른 저녁’은 한국남성페스티벌 중창단의 곡으로 등장한다. 마임과 기형도 시의 만남도 준비된다.

시민들 20명은 ‘내가 좋아하는 기형도 시 구절’ 20편을 사전에 선택하고, 이날 행사장 로비에 전시한다. 즉석에서 시 쓰기, 엽서쓰기 등의 부대행사도 진행된다.

행사를 준비하는 시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70,80년대 광명시의 풍광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작은 위안이 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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