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의 쓴맛! 단맛!
조직의 쓴맛! 단맛!
  • 정애숙
  • 승인 2009.03.0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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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애숙  ((사) 광명여성의전화 부설 가정폭력상담소장)

우리는 여러 모임을 통해 크고 작은 조직을 갖게 된다. 때로는 가슴으로 얘기하는데 머리로 대답하는 조직도 있고 따뜻한 공감대를 가지고 가슴으로 만나는 조직도 있다.

며칠 전 개인적인 모임 회식 자리에서 건배제의를 할 때이다. 누군가의 선창으로 ‘조․나․발’(조직과 나의 발전을 위하여)을 외치게 되었다. 가장 최근의 따끈따끈한 ‘오․바․마’(오늘도, 바라는 대로, 마음먹은 대로) 에 비하면 아주 오래되고 식상하기까지 한 말이다. 조금은 한 물 지난 ‘조․나․발’ (조직과 나의 발전을 위하여)라는 말 덕분에 나는 내가 속해 있는 조직과 나 자신에 대해서 생각 해 보게 되었다.

우선 내가 속해 있는 조직이란 무엇인지를 다시 찾아보았다.
첫째, 공통된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것이다. 
둘째, 움직이고 변화하는 생명체이며 관계맺음이다.
셋째, 민주적인 토론, 합의과정을 거쳐 원칙을 만들고 그 원칙에 의해 운영한다.
넷째, 조직의 구성원은 그 원칙에 따라야 하는 의무를 가진다.
 
여기에 더불어 목적을 위해 일정한 행동을 요구하는 규율이 존재하고 그 규율에는 강제성도 존재했다. ‘행복한 활동 공간을 만드는 의사소통’에 필요한 ‘소통’, ‘갈등’, ‘협상’ 도 눈에 띄었다.
‘나는 근심, 걱정, 불안을 터트리는 사람은 아닌가?’
‘나는 나의 경험과 정보를 권력으로 삼아 강요하고 있는 않은가?’
‘나는 소통하기 전에 이미 상대방을 판단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리고 나는 갈등을 어떻게 조정하고 있는지, 갈등해소를 위해 필요한 것들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나는 어떤 협상을 위하여 어떤 해결방법을  택하고 있는지 등 끊임없이 소통을 위한 나의 성찰은 시작되었다.

개인 간의 갈등이라면 갈등의 원인이 되는 두 사람이 서로 풀면 된다. 하지만 조직문화나 조직 활성화에 관한 갈등이라면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두 사람만 모여도 권력관계가 형성되고 갈등이 생긴다고 한다. 하물며 조직에서의 문제는 나 혼자서는 풀기 어려운 문제이다.

특별한 기법과 방법이 있다기보다는 문제를 같이 공감하고 해결책을 공유하며 단계와 절차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불신의 벽을 허물고 소통과 협상을 위한 의사소통이 중요한 것이다. 이렇듯 갈등이라고 하면 대부분 부정적인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갈등이 드러나면서 잠재되어 있던 문제를 발견하여 고칠 수 있고 새로운 대안이 창출되어 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도 있는 것이다.

때로는 조직을 위해서 나의 행복도 양보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나의 행복을 위해서 조직구성원들의 배려를 요청할 수 도 있어야 한다. 문제의식을 느끼고 소통하려는 의지를 가진 단 한사람에 의해서도 변화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포함한 것이라 믿는다.

우리는 흔히 “조직의 쓴맛 단맛 다 보았다” 또는 “조직의 쓴맛 한번 볼래?” 라는 우스갯소리의 말을 하기도 한다. 어딘가에 구성원으로 속해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부러운(?) 우스갯소리의 말일 수도 있겠다.

오늘 나의 이런 자기성찰이 내가 속한 조직을 성장시키고 나 자신도 더욱 성장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생긴다.

이런 기특하고도 엄청난 기대를 당당히 하는 나는 그동안 내가 맛본 조직의 쓴맛 때문일까? 단맛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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