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 고교평준화와 김상곤 당선자
광명시 고교평준화와 김상곤 당선자
  • 김성현
  • 승인 2009.04.23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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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교육복지시민모임 공동대표)

첫 직선제 경기도교육감에 김상곤 후보가 당선되면서 광명시민의 오랜 숙원인 고교평준화(정확히는 고교입시제도개선)가 불원간에 실현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김상곤 당선자는 이번 교육감선거에서 공약으로 고교평준화를 분명히 내세웠고, 출마를 선언한 후 가장 먼저 광명을 방문하여 지역의 교육현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 바 있다. 그 자리에서 광명시 고교평준화 실시를 강력하게 요청했고 후보자 역시 같은 입장이었음을 확인한 바 있는 나로서는 김상곤 당선자의 향후 행보에 대한 기대가 크다.

불과 1년 2개월에 불과한 임기를 가진 당선자의 입장에서는 한꺼번에 모든 일을 할 수는 없을 것임이 분명해 보이지만 당선자측이 주력하기로 한 공약사항이 광명시 등에 대한 고교평준화와 초등학교 무료급식, 혁신학교 모델 세우기 등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대감이 커져가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광명에 고교평준화를 위한 시민모임이 결성된 것은 2003년의 일이다. 2003년 1월에 7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여 준비모임을 결성한 이후 2월에는 간담회를 열었고, 3월에는 한길리서치에 의뢰하여 평준화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이어 3월 25일에는 '광명시 고교평준화를 위한 시민연대'를 발족하였으며 4월에는 고교입시제도개선 공청회를 연 바 있다.

2004년에는 당시 윤옥기 경기도교육감을 평준화연대 대표단과 이원영 국회의원이 함께 면담하여 평준화를 요청한 바 있고, 2005년 6월에는 당시 김진춘 교육감과의 면담에서 고교평준화 타당성 조사를 요구한 바 있다. 10월에는 한국교육개발원의 의뢰로 강상진(연세대), 김기석(서울대) 교수팀의 '고교 평준화 적합성 연구Ⅱ'가 발표되었다.

2006년 1월에는 광명지역 고교평준화 실현 촉구대회를 연 데 이어, 교육청 관계자 면담을 실시하였으며, 10월에는 여의도리서치에 의뢰하여 광명시민 1230명을 대상으로 한 고교평준화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하였다. 같은 달에 이효선 현 시장과의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고교평준화를 위해서는 타당성 조사가 필요했기에 경기도교육청이 실시하지 않으면 우리가 비용을 내서라도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겠다는 결의로 거리서명 및 모금에 이어 일일찻집을 열기도 했다.

2007년 3월에는 한빛방송의 '광명 교육의 미래를 말한다'라는 대담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입장을 강력히 표명하기도 했고, 4월에는 가장 최근에 평준화를 실시하게된 경북 포항 지역과의 간담회를 열어 정보를 나눴으며, 5월에는 경기도교육청을 방문하여 평준화타당성실시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어 11월에는 제1회 광명시 고교평준화 축제를 개최하였다.

2008년 7월에는 평준화연대와 급식관련 모임, 교복공동구매 관련 모임 등이 교육복지라는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며 '광명시 고교평준화와 교육복지 실현을 위한 시민모임'(약칭 교육복지시민모임)으로 확대개편하였다. 이어 8월의 일제고사를 반대하는 기자회견과 거리선전전, 1인 시위 등에 이어 9월에는 '일제고사 결과 분석 및 교육복지실현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10월과 12월에도 일제고사를 반대하며 1인 시위 등을 조직했고, 11월에는 제2회 고교평준화 축제를 개최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쳐 2009년 4월에 첫 직선제 경기도교육감 선거가 실시되면서 광명의 경우 평준화에 동의하고 적극적인 후보가 당선되기를 학수고대하며 참여한 바 있다. 고교평준화에 대한 열망이 김상곤 후보가 경기도지역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을 광명에서 기록하게 한 원동력이었다고 판단한다. 단 10표가 모자라는 50% 득표를 기록한 것은 광명시 고교평준화를 책임지겠다는 구호가 광명시민들의 공감을 얻은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31개 시군 가운데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것은 고교평준화와는 떼어서 해석할 수 없는 것이다. 광명시 고교평준화를 책임지겠다던 김상곤 후보자는 전체에서 41%를 득표하는 가운데 광명에서 49.965%를 득표하였고, 광명시 고교평준화 요구를 지금까지 거부해왔던 김진춘 후보는 전체 33%의 득표율을 보인 가운데 광명에서 22.892%의 득표율을 보인 것은 고교평준화라는 단일전선이 강력한 힘을 발휘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김상곤 당선자는 지난 14일 교육복지시민모임과의 간담회를 위해 광명을 찾았고 이 자리에서도 광명시 고교평준화 실시는 확실한 입장임을 다시 한번 표명한 바 있다. 이제 남은 것은 당선자의 약속대로 취임 이후 고교평준화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것과 타당성조사를 실시하는 것인데 이 과정은 예정보다 짧을 수도 길 수도 있다. 최단 기간이 걸린다면 내년 고등학교 신입생부터 적용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의 일반적인 경우를 적용해보면 내후년부터 가능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단, 광명지역 등의 경우는 학군으로 볼 때 등하교거리가 그리 길지 않고, 중3과 고1의 인원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 그간의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70%가 넘는 평준화 찬성 입장 등을 고려한다면 최단기간 내 실시도 가능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김상곤 당선자 측은 안산 의정부 광명 등 3개 지역을 올해 내로 고교평준화 지역으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는 최단기간 내 실시도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는 근거가 된다.

꽤나 지난한 시간을 고교평준화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온 입장에서 보면 금방이라도 이루어질 것 같은 기대감을 갖는 것이 당연하지만 나는 아직도 섣부른 판단을 하지 않으려 한다. 섣불리 기대감을 가졌다가 금방 식어버리는 입장이길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이전보다는 훨씬 목표에 근접한 상황이라는 점이지만, 낙관도 방심도 않고 실현되는 것을 보는 그 날까지 꾸준히 이 운동을 이어나가야 한다는 당위를 다시 한번 생각하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진보는 상당한 저항을 뚫고 이루어낸 것이라는 단순하지만 확실한 교훈을 새기면서 문제와 걸림돌을 제거해 가야할 일이 우리에게 남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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