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묵은 숙제, 교복공동구매 시작이다
해묵은 숙제, 교복공동구매 시작이다
  • 박종기
  • 승인 2009.04.28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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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기(교육복지시민모임 교복공동구매추진소위원장)

매년 신학기가 시작되면 학부모들에게 최대관심사 중 하나가 바로 교복구매이다. 턱없이 비싼 교복가격에 대한 불만이 이야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해결할 주체로 나서기가 쉽지 않아 애만 태울 뿐이다. ‘문제가 있다’라는 사실을 인식하지만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난감해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공동구매’방식을 찾아 나선다. 대부분 공동구매를 통해 가격인하의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교복공동구매가 현실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안건 심의 후 <교복공동구매추진소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이루어진다. 

문제는 학교운영위원회가 신학기 교복구매가 끝나고 나서 3월 이후 구성된다는 점이다. 뒤늦게 공동구매를 추진할 의지를 갖기 힘들게 된다. 결국 하복도 개별구입으로 끝나버리기 일쑤다. 더욱이 자신의 자녀의 교복구입이 끝나고 나면 남의일로 이야기되고 관심사에서 멀어진다. 비싼 교복가격에 대한 일회성 불만으로 그치게 되는 이유일 것이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공동문제로 인식하고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자신의 일로 여겨야 해결의 실마리가 만들어 질 것이다.

이러한 어려운 조건에서 교복공동구매가 현실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이 제기되고 있다. 신학기 동복 입는 것을 미루면 된다. 신학기 학교운영위원회 구성되고 이후 신입생 학부모가 중심이 되어 교복공동구매소위원회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어 현실 가능성이 있다. 즉 동복은 그해 겨울부터 입으면 되는 일이다. 신학기초 동복을 입어야하는 절차를 6개월 뒤로 미루는 것이다.

교복공동구매 운동의 큰 성과는 해묵은 숙제인 비싼 교복문제를 소비자인 학부모의 단합된 힘과 참여로 공급자 중심의 교복시장을 소비자 중심으로 바꾸어내고 교복 값 거품제거와 비용절감을 해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브랜드위주로 교복구입을 해오던 학생들에게도 소비자의 힘과 권리를 인식하게 하는 더없이 좋은 소비자 교육이 된다는 점이다.

학부모들은 교복공동구매 전 과정에 참여하면서 민주적 경험을 갖게 되고 학교운영위원회나, 학부모회 활성화의 밑받침이 되는데 이 역시 무척 소중한 성과이다. 새롭게 경기도 교육감에 선출된 김상곤 당선자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내년부터 교복공동구매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더없이 좋은 조건이 만들어지고 있다. ‘마음이 있으면 길을 찾고, 마음이 없으면 핑계를 찾는다’는 말이 있다. 타 지역의 교복공동구매 사례를 따라하면 되는 것이다. 처음 하는 일이라면 힘들지만 앞서서 이를 실천하고 성과로 가져온 사실이 있기 때문에 많은 수고를 하지 않더라도 현실로 만들기 쉽다. 이제 행동으로 한 발 다가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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