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입시학원이 아니다.
학교는 입시학원이 아니다.
  • 신동렬
  • 승인 2009.05.10 23:2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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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신동렬(진보신당 광명시당원협의회위원장)

남들보다 달리기를 못한다 하여 차별받는 것이 비정상인 것처럼, 남들보다 공부를 못한다하여 차별 받는 것 역시 부당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단지 공부를 잘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학생을 차별하고 이른바 명문대학 진학률이 낮다하여 학교를 차별한다. 일부 극소수 공부 잘하는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부당한 차별을 학교에서부터 견디며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세상에는 수많은 일과 기능이 필요하고, 그에 따라 다양한 재능과 소질이 요구되지만 우리 사회는 학생들에게 오직 경쟁을 통한 성적과 서열화만을 요구함으로서 쓸모없는 ‘시험선수’만을 양성할 뿐, 사회를 위해 진정으로 요구되는 소질과 재능을 구조적으로 외면함으로써 사회적 낭비를 초래하고 있을 뿐이다.

모두가 선망하는 소위 극소수 명문대학 출신들은 우리 사회의 부와 권력을 독점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낮은 곳에서 열심히 땀 흘려 일하는 우리 노동자, 서민들이다. 오히려 대학 잘 나왔다는 소위 인재들은 자기 배나 채우고 돈만 불리며 신문의 정치 사회면을 추잡한 이야기로 채워온 주인공들이 아니었던가?

얼마 전 한국재정학회, 춘계학술대회에 제출된 논문을 통해 우수대학 진학률 1등급 지역 전국 33곳 중 광명시가 포함되었다는 ‘기쁜 소식’에 우려를 금할 수 없는 것은 이 데이터의 신뢰성은 논외로 치더라도 기사가 주장하는 논리가 매우 위험하고 허망하기 때문이다.

기사에서 대학 진학률은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으나 가장 중요한 변수는 거주지라는 것을 확인하였다고 하는데, 이는 경쟁과 고교 비평준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근거처럼 생각될 것이다.

이 기사의 핵심은 지역에 우수고교를 육성하거나 유치하자는 주장인데 우수고등학교라는 개념은 서열화와 비평준화를 전제하지 않으면 성립하지 않는 개념이다.

결국 공교육의 영역에 시장에서나 통하는 무한경쟁논리를 도입하자는 말이다. 이 기사의 주장대로 우수고교를 육성 또는 유치하자는 게 현실화된다면 대한민국 모든 시군구에 고교평준화는 해체될 것이고 고교입시는 부활하여 고교서열화가 더욱 심해질 것이다. 이러한 경쟁 속에서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과연 제대로 된 사회성과 도덕성을 배울 수 있을까?

학교는 공교육을 하는 곳이지 입시학원이 아니다. 성적 상위자들만 모아 좋은 대학에 보내겠다는 안이한 자세가 교육적 자세이고 우수한 교육의 척도라는 믿음이 엿보이는 기사를 보면서 보편적인 인간성을 실현하고 개인의 개성을 계발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입시경쟁에서 승리하는 것만이 오늘날 우리 교육의 목표가 되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대학 진학률이 우수한 교육의 척도가 되는 현실에서 학교는 살벌한 생존경쟁의 경기장이 되어버릴 수밖에 없다.

나는 학생들에게 더 이상 공부를 열심히 하지 말라고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다만, 책임 있는 어른의 입장에서 사흘에 한명 꼴로 성적을 비관하며 죽어가는 우리 아이들을 더 이상 죽음으로 몰아가지 말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교육이란 이름으로 인간을 말살하는 대한민국의 입시교육제도에 맞서 어떻게 해야 아이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지 생각해보는 것이 어른들의 책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배움의 영역에서 학생들의 재능과 소질은 다양할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은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입시 경쟁에 내몰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학생들에게 공평한 교육의 기회를 주고 학습능력을 향상시키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공부를 자신의 그릇 만큼 하도록 만들어주는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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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참 2009-05-11 02:10:22
그런데 진보당이나 노동당이나 얘들은 어째 생김새도 비슷하고 이름도 똑같이 렬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