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익찬(하안1단지주공아파트입주자대표회 회장)
상여를 앞에서 끈다고하여 만장(輓章)이다라고한다. 끈다는 뜻의 만(輓)에 사(詞), 가(歌), 시(詩) 등을 모두 아우르는 장(章)이 결합한 것이다. 생전 친하게 지낸 벗이나 제자들이 돌아가신 이의 덕과 학식 등을 기리기 위해 마지막으로 바치는 헌사다. 삼베를 기다란 대나무에 매단 공포(功布)와 망자의 관직이나 성 씨와 관향을 적은 붉은 천인 명정(銘旌)과 함께 만장은 장례 행렬을 선도하며 상여뒤를 따른다. 먼발치에서나마 보는 이를 숙연하게 한다.
노무현 前 대통령 영결식과 노제에 쓰일 만장이 대나무가 아닌 PVC 파이프에 내걸리게 됐다.
만장은 당초 전남 담양에서 공수한 대나무 2000여 개로 제작됐지만, 행정안전부 등이 안전상 이유로 PVC 파이프로 교체할 것을 암묵적으로 요청했기 때문이란다.
뿐만 아니라 만장을 영결식이 열리는 경복궁이 아닌 서울광장에 고정시킬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정부의 요청은 만장에 쓰인 대나무가 시위용품으로 사용될 것을 우려한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 대나무가 아닌 2천개의 PVC 만장
우려한 배경은 있다. 대나무는 얼마전 고 박종태씨의 장례식에 참가했던 화물연대 노동자들이 만장을 이용해 시위를 했다는 '전과'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이번에 만장으로 사용될 예정이였던 대나무가 '용의자'가 되버린 것이다. 지금 대나무들은 조중동에 의해 '죽창'으로 지명 되었고, 좀더 순화되어 표현해도 '죽봉'이란 혐의를 받고 있다.
국민들, 그것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에 자발적으로 참석하려는 국민들을 '용의자'로 취급하는 정부와 검찰,경찰의 태도를 견지하고 그렇게 몰아간다면, 그때야 대나무가 죽봉이 된다. 지금 교체해야 할 것은 만장대의 재질이 아니라 이명박 정부와 검찰, 경찰의 의식이 아닐까.
저를 포함한 만장 2천개를 든 사람은 인터넷에 자발적으로 지원한 일반 시민이였다. 일부는 현장에서 지원한 사람도 있었다. 비록 PVC봉에 매단, 격식에서 어긋난 만장이었지만 만장을 든 사람들은 엄숙하면서도 비통한 표정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회한을 얘기하신 분들이 많았다.
특히 철산역에 설치된 분향소에서 분향하러 오신 시민들과 시청앞에서 만장을 든 수 많은 시민들이 한결같이 하시는 말씀이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죄송합니다"라는 말씀을 많이하였고, 이명박 정부는 뭐가 무서워서 자발적을 참여하는 시민들을 통제하냐고 성토를 하였다.
이명박정부는 영결식이끝나자마자 22시간만에 광장을 폐쇄하고, 집회 원천봉쇄, 대한문앞 시민 분향소도 군화발로 짓이겨 폐쇄해버렸다.
뿐만아니라, 영결식때 추도사를 낭독할 예정이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추도사는 정부측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무산된 이유가 영결식때 참석하는 다른 대통령과의 형평성 문제때문이란다.
형평선에 문제가 있다면 전두환, 김영삼 전대통령과 함께 추도사를 낭독하도록 하면 되지 않을까? 전두환과 김영삼 전 대통령이 추도사를 하였다면, 어땠을까?
또한 수십만명이 모인 서울시청광장에 경찰은 질서유지가 아닌 국민장을 방해하는 듯한 인상을보였다. 만장을 든 시민들의 만장을 빼았거나, 질서유지는 전혀 하지 않은 듯 보였다. 2002년 월드컵때 서울시청 광장에 시민들이 모이기 시작하기 2시간전부터 경찰들이 질서 유지를 위해서 취했던 행동들과는 사뭇달랐다.
또한 국민장을 일정부분 준비해야 할 정부가 운구차량하나 제대로 관리못하는 것을 보면서 한숨이 아닌 한탄이 나왔다. 대통령 영구차와 함께 운행되었던(덕수궁-시청) 캐딜락 차량이 배터리가 방전되어(엔진꺼짐) 수만명의 인파가있는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노 전대통령을 실은 영구차가 배터리 방전이 안 된 것이 천만 다행이였다고 생각한다.
영구차가 배터리 방전되어 움직이지 않았다면, 국가적인 창피함이 아니였겠는가? 살아생전 전 노무현대통령을 지지했던, 지지하지 않았던 우리들의 대통령이였던 고인의 가시는 길만큼은 고인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것이 국민의 도리가 아니겠는가?
앞장서서 예의를 다 해야 할 정부가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시민들과는 달리, 위의 내용처럼 이명박정부와 이효선 시장은 국민장을 방해하고있으니 정말 한심했다.
또한 주기적으로 광명시를 전국적으로 유명한(?) 도시로 만들고있는 이효선 시장은 이명박정부와 닮은 꼴이다. 그는 이명박 정부보다 더 한걸음 나가서 분향소 설치를 방해하고 분향소를 설치한 시민단체위원장에게 사기꾼이라고 막말을하며, 반말하는 시민들에게 “시민들도 나에게 반말을 하는데 시장이라고 반말을 하면 안되느냐”등등 시장으로서의 자질을 의심하게하는 행동들을 보여주였다.
영결식 당일에도 이효선 시장은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1박2일 강원도 자원봉사센터 워크숍을 강행하였고 그곳에서 특강을 통해 "동생이 자살했다고 형님을 풀어 준 나라는 대한민국 밖에 없다" 등의 계속된 노무현대통령 서거관련 발언을 했다고 한다.
이런 사람을 언제까지 광명시장으로 지켜만 봐야할지 한탄스러울뿐이다. 국민장을 바라 본 우리나라 국민들과 광명시민들은 이명박 정부와 이효선 시장을 어떻게 생각할까?
마지막 가시는 고인에 대한 예의도 지켜지 못하는 공직자가 국민(시민)들을 위해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며, 자라나는 자녀들에게 어떤 도덕적인 예의(절)에 대해서 얘기할 수 있겠는가?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광명시민의 한 사람으로써, 이들(이명박 정부, 이효선 광명시장)이 너무나 수치스러운 1주일이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도 성공할 수 있다는 하나의 증거가 되고 싶었다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너무나도 자랑스러운 1주일이였다.
/ 김익찬
광명시아파트연합회 추진위 간사
하안1단지주공아파트입주자대표자회의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