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어서는 광명지역 학부모....
다시 일어서는 광명지역 학부모....
  • 강찬호
  • 승인 2009.08.12 1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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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있었어야만 했다. 그리고 있었더라도 지금 한창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어야 했다. 그런데 이곳 저곳에서 학부모의 활동은 있었지만 주목할 만한 학부모 운동, 활동의 흐름은 눈에 띠지 않았다. 

왜 학부모인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고, 중학생인 자녀들을 둔 학부모들은 적정한 때를 봐서 광명지역 내 우수 학교(?)를 택하거나 그렇지 못한 환경에 처하면 인근 서울지역, 그리고 여건이 되면 교육특구를 선택하는 것을 현실적인 선택의 수단으로 삼았다. 그도저도 선택할 수 없는 학부모들은 체념하거나 낙담할 수 밖에 없었다.

광명지역은 교육환경에 있어서는 그런 곳이다. 교육도시를 외치지만 이미 중학교와 초등학교에서부터 입시교육의 잔상을 아프게 경험하는 도시가 되어 버렸다. 상황이 이렇다면 소위 깨어있는 학부모들이 스스로 도시를 지켜가기 위해 나서야 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학부모 활동은 근근히 명맥을 이어가는 정도였다. 평준화를 요구하고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지역사회 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흐름이 없었던 것도 아니지만 유의미한 결실을 맺지는 못했다.  그 만큼 광명지역의 환경은 쉽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학부모들이 일어선다. 이들은 광명지역의 고교입시 평준화를 요구한다. 무상급식이 도입될 수 있도록 요구한다. 혁신학교를 통해 공교육의 바람직한 모델이 지역사회에 들어설 수 있도록 요구한다.

지난 10일 이들은 광명지역에서 교육문제를 학부모의 입장에서 제대로 다뤄보자며 모임을 시작했다. 가칭 '광명지역 교육희망네트워크'이다. 오는 9월 17일 창립식을 가질 예정이다.

그에 앞서 오는 8월 31일(월) 오전 10시 고교평준화 설명회를 갖고, 9월7일(월) 오후 6시에는 '우리가 꿈꾸는 행복한 학교 - 혁신학교 바로보기'를 진행한다. 9월 17일에는 창립식과 함께 '핀란드 교육 성공으로본 우리교육의 과제와 학부모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을 가질 예정이다.

광명지역 교육희망네트워크는 창립을 준비하면서 다시 아이들이 건강하게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지역사회 교육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학부모들이 주체가 되어 출발하겠다는 제안을 했다.

[이하 광명지역 교육희망네트워크 창립 준비선언문]

지금 한국사회에서 살맛나게 살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기쁘게 퇴근하여 아이 손잡고 공원에 나가 공놀이 해줄 체력과 여유를 가진 사람 몇이나 될까요?

사회 곳곳에서 실업과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하고, 많은 가정이 미래에 대한 불안을 떨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부모들은 끝없는 사교육비에 힘이 들고 밤낮없이 학습노동에 시달리는 아이들은 꿈을 잃고 점수의 노예가 되어 발육이 정지되고 있습니다. 부모는 최선을 다해도 늘 부족한 것 같고 남들과 비교하면 한 없이 작아지기만 한 것이 현실입니다.

얼마를 가졌는지 어떤 집에 사는지가 최고의 관심이 되어버린 부끄러운 물질만능주의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누군가를 배려하고 함께 도우며 살아가는 공동체의 삶의 모습을 찾기 어려운 것이 우리들의 자화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어려운 경제를 푸는 방법도 함께 나누는 공생의 길이 아니라 동료를 밟고 올라가는 방식이 상식이 되어 모두가 불안해 지는 사회 분위기가 넓게 퍼져있습니다.

용산철거민 참사, 쌍용자동차 등 수많은 사람들의 생존권이 아슬아슬 하게 무너지고 있고 ,그 모든 것들의 보도까지 획일화시키기 위한 미디어법까지 강제처리하고 있습니다. 계속되는, 상식이 없고 국민이 없는 정치에 우리는 놀라고 있을 뿐입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경기지역에서는 평준화와 무상급식, 혁신학교를 핵심공약으로 한 김상곤 교육감을 당선시키는 쾌거를 맛보기도 했지요. 하지만 아이들 급식비를 삭감하고, 새로운 학교를 만들겠다는 혁신학교의 예산을 완전삭감하는, 정치논리에 사로잡힌 무지한 교육위원들과 한나라당 경기도의원들을 힘없이 지켜보고만 있는 것이 또 다른 현실입니다.

더구나 광명은 비평준화지역으로 초등학교 4학년만 되면 입시체제로 편입되는 불행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교육감의 선거공약과 정책으로 또 많은 시민들과 전교조등의 노력으로 비평준화 문제가 해결되길 기대하지만 외국어고나 특목고, 자사고 등이 언제 생길지도 몰라 교육기회의 불평등, 서열화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거라 생각됩니다. 초등학생까지 학원가기 싫다고 자살하는 나라, 학생 자살율이 가장 높은 나라에서 우리들의 자녀들이 살고 있습니다.

우리아이들은 공부를 왜 하는지 ,내가 누구이고 어떻게 살고 싶은지, 무얼 할 때 행복한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오로지 대학합격만을 생각하고 올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누구나 노력하면 되는 순박한 시대는 아님을 모두 다 알고 있습니다. 아이들 성적이 부모의 경제적 환경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우리는 누구나 알고 있고 통계 또한 그걸 증명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사회 전반에 공적영역이 축소되거나 사라지고 있습니다. 공교육은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같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평등하게 주어져야 하고 어렵고 힘든 부분은 더 많은 혜택을 주는 것이 공교육의 기본 개념입니다. 그러나 특목고나 자사고처럼 부모의 고소득을 기반으로 한 귀족학교들의 출현을 현 정부는 지속적으로 양산할 계획입니다. 결국 일반적인 공립학교는 상대적 평가절하가 되어버리겠지요?

각 학교에 학교운영위원회가 있고, 여러 학부모회도 있지만 학부모의 의견과 입장이 제대로 전달되거나 소통되는 학교는 없습니다. 학교는 학교장의 권위주의 적인 자세와 수직적 업무구조 등으로 인해 누구의 의견도 편하게 표출되어 학교운영에 반영되는 일이 쉽지 않은 구조입니다. 아무리 불만이 많아도 참아야 하고 이런저런 통로를 통해 하소연을 해봤자 일개 민원인 취급받게 받지 못하는 것이 학부모의 처지입니다. 개인으로 존재하면 이러한 문제는 영원히 지속될 것입니다.

또 이미 광명지역에 몇몇의 교육과 관련된 단체가 있기는 하지만 다수의 학부모가 아이들 문제를 중심에 놓고 고민하고 행동하는 움직임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내 아이를 행복한 환경에서 자라게 하는데 작은 힘과 의견들이 끝없이 소통되는 모임을 만들고자 합니다.

아이를 키우는 데는 많은 여건들이 필요합니다. 오염되지 않은 환경과 먹거리, 안전한 생활을 하는데 필요한 통학로, 학교폭력예방, 무상급식, 평준화, 자사고문제 등 교육환경 개선과 평등교육을 위해 이제는 학부모인 우리 스스로가 작은 힘을 모을 때입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학부모만큼 절실하게 움직일 사람은 없으니까요. 그것이 바로 우리가 모여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2 0 0 9 년  8 월  10 일

광명지역 학부모회 가칭‘광명지역교육희망네크워크’ 결성을 준비하는 모임
준비위원 : 주미화 011-253-7649  신민경 010-5137-6448 김은주 017-311-3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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