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깐깐해 보인다고요?
제가 깐깐해 보인다고요?
  • 강찬호
  • 승인 2009.11.09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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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인터뷰> 철산종합사회복지관 문영희 관장



▲ 개관 초기는 열정 만큼이나 힘든 시기를 보냈다는 문 관장. 이제 복지관이 자리를 잡아 지역에서 복지와 문화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철산종합사회복지관이 개관한지 3년이 되었다. 지난 4일 개관 3주년 행사를 진행했다. 문영희 관장은 이날 ‘화두’와 같은 인사말을 했다고 한다. 지금 나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일, 사람, 시간은 무엇인가. 톨스토이의 소설에서 인용한 물음이라고 한다. 스스로 묻고 답했다.  대답은 ‘지금 현재’이다.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고, 지금하고 있는 일이고,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중요하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평범하면서도 결국 진리일 수밖에 없는 답을 갖고 복지관을 운영하고 있고 삶을 대하고 있다. 

문 관장에게 철산복지관은 매우 특별하다. 그가 속한 재단에서 처음 이 복지관을 맡게 됐고, 첫 관장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3년을 정신없이 달려왔다. 이제 조금 여유를 갖게 됐다. 완벽을 추구할 듯한 인상, 일에 대해 깐깐해(?) 보일 듯한 이미지이지만 사실은 다르다고 말하는 문 관장. 그 여유는 스스로와 복지관을 한 차원 다른 곳으로 옮겨 놓는 쪽으로 향하고 있다. 올해 3주년 개관행사의 상징을 ‘행복나무’로 내걸었다. 그 동안 뿌리에서 줄기까지 나무가 잘 성장했다. 이제 행복나무에 주렁주렁 열매를 맺는 다음 단계가 남아있다.

 3주년 개관 행사를 마친 문영희 관장을 인터뷰했다. 무지개 색깔을 빗대어 스스로 질문하고 답하는 방식을 취했다. 일종의 ‘일 곱 색깔 무지개 인터뷰’라고나 할까.

이하 인터뷰 내용.

1. 빨강.
문영희 관장(이하 문) : 첫 발령을 받아 열정을 갖고 일했던 것 같아요. 내 인생에 최고의 열정을 갖고 임했던 때 중에 하나죠. 사업의 장소로 단독 건물을 갖고 일을 시작한 곳이죠. 두 개의 빨강이 있는 것 같아요. 설레는 빨강과 아픈 빨강. 설레는 빨강은 일에 대한 의욕과 열정이었죠. 아팠던 것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죠. 시 보조금은 인건비나 운영비 지원은 있지만, 사업비는 후원이나 공모 등을 통해 확보해야 하거든요. 의욕은 높은데 통장은 제로인거죠. 열정만큼이나 반대로 너무 힘들었던 시기 같아요. 사업을 하다가 망한 사람들의 심정이 어떤 것인지 조금은 공감이 갈 것 같아요. 개관 후 4개월은 정말 힘들었었고, 그 때 만난 사람들이 특별히 더 기억이 남아요.

2. 주황.
문 : 주황은 유혹, 표현의 욕구, 혹은 자랑, 자만 그런 느낌이 들어요. 짧은 기간이지만 스스로 흡족할 정도로 복지관이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해요. (기자 : 복지관이 자리를 잡았다는 의미는요?) 특화사업, 차별화 사업도 많아져 자부심도 있고요. 재정 안정성도 어느 정도 확보가 된 것 같아요. 사회복지관 관련 법에서 규정한 복지관 5대 사업도 수행하게 됐고, 지역주민과 연계해 지역의 욕구를 반영하는 사업을 수행할 여건도 마련된 것 같아요. 후원자나 자원봉사자, 복지관에 대한 인지도도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있는 것 같고요. 이제는 행사를 하면 지역주민들의 참여도 자연스럽게 형성돼요. 그 만큼 인지도가 생겼다고 봐요. 지역사회에서 복지와 문화의 거점 공간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3. 노랑.
문: 이번 개관식 행사장 배경막을 노란색으로 했어요. 노랑은 아부성...강한 표현 욕구 같은...품어내고자 하는 욕구가 빨강보다 강하다고 봐요. 배경막에 ‘해피트리’...행복나무를 표현했어요. 앞으로 열매 맺는 일이 남았어요. 노랑은 성장, 뻗어 가는 속도라고 봐요. 과거에는 할 일만 보였다면 지금은 무엇을 해결해야 할 지 지역의 욕구, 문제가 보여요. 지역에서 문제 해결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단계가 된 것이라고 봐요. 그런 차원에서 노랑은 다가가고 싶다라는 의미라고 봐요.



4. 초록
문 : 초록은 진실, 진정성이라고 봐요. 초창기부터 직원들과 함께 진실된 복지를 하자고 했어요. 가식적이 아닌...전문적인 사회복지사로써 사람을 진실로 만나자고 했어요. 그 동안 지역복지봉사회에서 활동했지만 (복지관이 위치한) 지역은 처음이었지요. 지역주민들과 유대를 맺는 길은 진실로 다가가다 보면 주민들도 무엇이 진실인지 다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어요.

5. 파랑.
문: 사회복지사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받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봐요. 마찬가지로 자신도 신뢰를 해야 하고요. 그렇지 못하다면 사회복지사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봐요. 신뢰는 채찍과 함께 가야한다고 봐요. 저도 스스로 신뢰를 얻도록 자기 채찍을 가하죠. 잠깐이라도 멈춘다면 신뢰를 유지하기 어렵게 되요. 관장은 직원들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 직원들은 주민들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죠. 지역사회 여러 주민들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 ‘투명경영’에 앞서 나서는 것이고요. 윤리경영 선도기관으로 선정되어 있는데, 선정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고요. 지속적으로 실천과제를 이행해야 해요. 직원들도 윤리교육을 받고, 그 교육내용 안에 현장에서 부딪치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 기준과 원칙이 나오고요. 마인드 교육이죠. 신뢰를 얻기 위해 투명해야 하고요 공개하고 공유해야 하지요. 배워나가는 과정이고 개혁해 가는 과정이죠.

6. 남색
문 : 파랑보다 더 진한 색이니, 파랑에서 더욱 성숙해지는 것이지요. 투명경영, 투명복지를 지속적으로 실천해가 위탁기간 5년 동안 투명과 신뢰의 복지 틀을 갖춰 놓도록 해야지요. 시스템으로 정착해가는 것이죠.

7. 보라색
문 : 보라색은 환상적인, 미래, 상상, 신비...이런 이미지에요. 개인적으로 보라색 좋아하고 보라색 옷도 즐겨 입어요. 외롭다라는 느낌도 있지만 ‘갈망’으로 봐요. 채워지지 않는 즐거움, 곧 채워가는 즐거움이지요. 아직 부족해서 행복하고, 채워 갈 것이 많아 행복한 느낌이죠. 복지관이 3년이 지났는데 5년까지는 2년이 남았지요. 그 동안 직원들에게도 스트레스나 부담을 주었다고 생각해요. 부담이나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면서도 일에 집중하는 어떤 완충점을 찾고자 해요. 일에서 군살 빼고 슬림화해서 보다 특화된 일에 집중하도록 할까 해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원사업으로 조손가정의 자녀들을 돌보는 일을 해오고 있어요. 조손부모들이 부모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돌보고 지원해서 가족의 틀을 새롭게 짜주는 사업이지요. 근로복지공단 지원을 받아 산재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심리적, 정서적 지원을 하는 사업도 3년간 1억 원을 지원받아 시범적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정신지체장애인 대상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어요. 쉽지 않았지만 욕구조사도 했고, 그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요. 그 외에도 여성가장자립지원사업, 희귀성나치병질환자 중 심부전증환자를 대상으로 한 사업 등 특화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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