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100% 직거래농민장터, '로컬푸드' 공급하고 '김장 김치'로 지역 환원
순수 100% 직거래농민장터, '로컬푸드' 공급하고 '김장 김치'로 지역 환원
  • 강찬호 기자
  • 승인 2009.11.23 1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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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시직거래장터협의회, 김장 1천포기 담가 지역에 환원...유기농 농민장터로 지역주민 신뢰지켜 갈 것.



▲ 직거래장터 회원들이 김장 김치 속에 넣을 무우채를 썰고 있다.

22일 일요일 오후 1시 30분 김장 김치를 담는 현장을 방문했다. 매주 화요일이면 철산동 광명시지부 농협 앞 공터에서 광명시직거래장터를 운영하는 이들이다. 

광명시직거래장터협의회가 이들 단체의 공식 명칭이다. 광명시에서 농사를 짓는 10 농가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이 농사지은 농산물을 소비하는 주체들은 광명시민들이다. 고객이다. 광명시민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올 여름 토마토를 팔아 어려운 이웃을 도울 기금을 마련할까 고민했는데 그것보다는 연말에 김장을 담그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제시돼 그 의견을 따랐다. 이들이 담는 김장은 1천 포기다. 이들은 직접 재배한 배추와 무우를 이용해 김장을 담는다. 배추 100포기, 무우 40개씩을 가구당 분담해 내어 놓기로 했다. 재료는 농협시지부에서 분담하기로 했다.

직거래장터 회원 가구인 학온동 동창골 초원농장에서 김장을 담았다. 현장을 방문했을 때는 이미 오전에 배추를 절였다. 오후에는 김치 속에 넣을 무우를 채로 써는 작업이 한 창 진행 중이었다. 7,8명의 회원들이 하우스에서 각 자 위치를 잡고 무우 채를 썰었다. 농담이 오가고 잠시 짬을 내어 쉴 때는 막거리도 한 잔 걸친다. 지역 곳곳에서 김장 행사를 하지만 "남자들이 직접 나서서 배추도 절이고 무우로 채를 내는 곳은 우리 밖에 없을 것"이라며 너스레도 떨어 본다. "엄마 탯줄 끊고서 무우채를 이렇게 많이 썰어보기는 처음이여...."하면서 농담도 던진다. 어제는 배추와 무우를 뽑고 김장 준비를 했다. 





▲ 이날 오전 1천포기 배추가 절여졌다.


▲ 막걸리 한 잔, 채를 썰고 남은 무우 한 입에 회원들과 주고 받는 농담 속에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긴다.

절인 배추와 무우 속은 직거래장이 서는 24일(화) 장터 옆에서 '김장 담그기' 이벤트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김장 담기 행사에는'고향주부'와 '농가주부' 회원들이 대거 자원봉사로 참여해서 '우의'를 다지고 '과시'할 예정이다. 담가진 김치는 농협에 전달돼 지역에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된다.

광명직거래장터는 지난 해부터 농가에서 직접 주관해 운영하고 있다. 순수 농민들의 장터로 이런 형태는 전국에서도 드문 경우에 해당될 것이라고 회원들은 말했다. 과거 광명시직거래장터는 성애병원 인근 재건축단지에서 목요장터로 운영되면서 꽤나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재건축으로 이전해야 했고 수난이 시작됐다. 경륜장으로 옮겨 보았지만 이용자가 없어 실패했다. 

우여곡절 끝에 현재의 위치로 왔다. 규모도 대폭 축소됐다. 이전 직거래장터는 농협과 자매결연을 맺은 산지농협 농가 등에서 운영하고 지역이 함께 동참하는 방식이었다면, 지금은 순수 지역 농가들로만 운영되어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직거래장터협의회 김완기 회장은 "처음 20여 품종으로 시작됐지만 지금은 40여품종으로 늘었다. 품종이 느는 것은 농민들 입장에서는 그 만큼 더 힘들다는 것이지만 품종은 더 확대하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에 부응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직거래장터에 공급되는 농산물들은 모두 유기농이다. 회원들 간에도 이러한 신뢰기 지켜지도록 서로 노력하고 있다. 내년에는 신촌 지역에 직거래장터가 더 추가될 계획이다.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시민들에게 받은 만큼 되돌려 주기 위한 노력도 올해 김장 김치를 시작으로 해서 해마다 이어갈 계획이다.

김 회장은 "도농교류의 핵심은 직거래장터"라고 말한다. 직거래장터에는 다품종 소량생산체제, 즉 여러 품목을 동시에 생산해서 장에 내어 놓을 수 있는 여건이 되는 농가들이 주축으로 참여하고 있다. 농가들에게는 힘든 일이지만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가장 신선하게 제공받을 수 있는 방법이다.

 '로컬푸드'라는 말이 있다. 근거리 유통을 거치는 먹거리를 먹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유통거리가 짧은 만큼 안전하고 신선하다는 것이다. 먼 거리 유통을 통해 누가 생산했는지 모르는 정체불명의 먹거리를 먹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광명시직거래장터는 로컬푸드 중에서도 가장 가까운 거리의 로컬푸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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